개발자 채용은 왜 어려울까?

왜 어려웠을까?

나는 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회사의 전반적인 채용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보니 당연히 개발자 조직도 내 업무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4년 간 개발자 채용을 진행하면서 나는 한 순간도 개발자 채용이 ‘쉽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다. 언제나 숙제처럼 느껴졌다. 다른 회사에서 DR(Developer Relations) 활동을 잘하는 모습을 보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연봉 인상이나 사이닝 보너스 같은 구체적인 보상안을 영입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을 보면서 불안하기도 했다.

오늘 쿠팡의 Tech Recruiter 김현승님의 강의를 듣고나니 내가 ‘개발자 채용’이라는 단어 앞에서 늘 불안했던 이유가 분명해졌다. 잘 모르기 때문이다.

소위 ‘문과생’으로 살아온 나는 개발이 무엇인지, 개발자가 하는 일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개발 언어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래서 공고에 적힌 낯선 단어들을 보면서 이 일을 신나게 헤쳐나가보자는 의지보다는 막막함부터 느꼈던 것 같다.

하지만 오늘 김현승님의 강의를 듣고 큰 도움을 얻었다. 나처럼 개발자 채용이 어려운 분들이 있다면 작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다.

 

 

 

Tech Recruiter의 역할

내가 처음 인사 업무를 맡게 된 4년 전만 하더라도 ‘리쿠르터’는 한국에서 잘 보이지 않던 단어였다. 공고를 올리고 지원서를 접수 받아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선택하는, 수동적인 채용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개발자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른 회사에 재직 중인 개발자에게 직접 연락을 해 포지션을 제안하는 능동적인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들은 ‘리쿠르터’라는 명찰을 달고 있었다. 적어도 나에게 리쿠르터의 역할은 ‘후보자를 찾고 연락하고 설득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김현승님은 테크 리쿠르터는 단순히 후보자를 찾는 역할을 넘어 ‘비즈니스 파트너’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리쿠르터는 회사의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조직을 구축하게 되었는지, 어떤 역할의 어떤 사람들로 그 조직을 구성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조직에 필요한 사람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찾아야 할 지 고민한다. 구체적인 페르소나가 설정되면 우리 회사를 그들에게 어떻게 셀링할지, 어떻게 평가할지, 적절히 보상할 방법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알맞는 인재를 채용하여 비즈니스가 성공적으로 굴러간다면 리쿠르터는 비즈니스 파트너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한 셈이고, 만약 맞지 않는 사람을 영입한다면 그 팀과 회사는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토록 중요한 일을 담당하는 것이다.

채용 과정에서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가장 선행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채용 담당자라면 회사의 사업 방향이나 비즈니스 전략에 대해 꽤 깊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점은 몇 해 전부터 내가 크게 실감하고 있던 부분이었다. 인사팀이 속한 스태프 조직은 어떻게 보면 비즈니스와 맞닿아있지 않기 때문에 당장 일이 바쁘다보면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쉽게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채용 담당자, 리쿠르터의 역할 중 하나일 것이다.

 

 

채용 요청사항 분석 및 수정

정말 당연한 말이지만,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서는 그 직무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제 아무리 유능한 리쿠르터라도 회사 안에 있는 모든 직무를 자세히 알고 있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래서 김현승님은 채용 요청사항을 기재하는 탬플릿 문서를 만들어서,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요청사항을 전달 받고 있다고 한다.

채용 요청사항 탬플릿 문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1. 직무명
  2. 채용인원
  3. 보고라인
  4. 채용배경
  5. 직무 기술 (JD)
    – 회사 소개: 지원자가 ‘이 회사에 지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작성한다. 간결하고 명확한 Unique Selling Point가 담겨야 한다.
    – 팀 소개: 어떤 구성원들이 모여 어떤 업무를 하는 팀인지 기재한다. 팀의 미션이 기재된다면 더 매력적으로 보일 것이다.
    – 직무소개: 가장 중요한 역할 세 가지를 상단에 작성하고, 그 밑에 부수적인 역할을 나열한다.
    – 자격요건: 직무 수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자격사항이다. (Must Have)
    – 우대사항: 직무 수행에 도움이 되는 자격사항이다. (Nice to Have)
    – 전형절차: 평가방식과 제출이 필요한 항목이 기재된다.
    – 혜택 및 복지: 회사의 복리후생제도 등이 기재된다.
  6.   후보자 리뷰 가이드라인
    – Non-Negotiable: 최소한의 자격사항, 최대 4개 항목을 기재하는 것이 좋다.
    – Nice to Haves: 우대조건, 사용하고 있는 기술들 혹은 호환되는 기술들이다.
    – Keywords: 후보자 리뷰에 도움이 되는 키워드, 관련 있는 용어를 모두 기술한다. 채용하면서 계속 추가 보완할 수 있다.
    – Target Companies: 집중 공략해야 할 회사들을 기재한다.
    – Sample Profile: 팀 내 롤모델처럼 유사한 사람을 기재한다.

 

 

소싱 전략

채용 직무를 이해했다면 어떻게 후보자를 찾을지 소싱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소싱 전략의 핵심은 ‘기본부터 충실히, 알차게 활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기본 중의 기본은 회사의 채용 홈페이지다. 채용 홈페이지에 공고를 게시하고 평소 우리 회사에 관심이 있던 잠재 지원자에게 노출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팀 이동’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커리어 확장을 위해 새로운 직무에 도전하고 싶은 구성원 등 팀 이동 니즈가 있는 사람 중 적합한 사람을 찾는다면 별도의 온보딩 기간 없이도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 재직 중인 구성원의 지인을 추천받는 ‘사내추천’을 이용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위 세 방법(채용 홈페이지 활용, 부서 이동과 사내 추천)을 활용한 후 원티드와 같은 외부 채용 채널을 개발하거나 서치펌을 추가적으로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Tech 직무 분석

지금까지 이야기한 테크 리쿠르터의 역할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본다면 아래와 같다.

‘어떤 개발자를 찾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어디에서 그 개발자를 찾을 수 있는지 알고, 그 개발자가 내가 찾는 개발자인지 확인해, 지원/입사하도록 만드는 것’

 

그 중 가장 어려운 것은 ‘이 개발자가 우리가 찾는 개발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개발자의 입사지원서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단어가 절반 이상일 때도 많다. 단어를 모르다 보니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파악하기 어렵다. 김현승님은 이런 멘붕 속에서도 입사지원서를 분석할 수 있는 꿀팁을 주셨다. 케이스 스터디를 통해 실제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기도 했는데, 아직도 모르는 단어가 많지만 당장 해볼 수 있는 일인 것 같아 기뻤다.

  • 무엇을 개발하는 사람인가?
  • 어떤 언어로 개발하는가?
  • 어떤 파트를 개발하는 사람인가?
  • 유저는 누구였나? 
  • 역할은 무엇이었나? 

채용 요청사항 탬플릿을 위 다섯 가지 항목으로 분석한 것과 후보자를 분석한 것을 비교하여 일정 퍼센트 이상 매칭된다고 판단할 경우 현업 부서에 전달할 수 있다.

 

 

이 시대의 리쿠르터에게 필요한 역량

리쿠르터의 등장은 (회사 입장에서) 수동적이었던 채용 방식에서 능동적인 영입 방법으로 변화해간다는 증거 중 하나이다. 지금은 여러 회사의 수요보다 개발자의 숫자가 현저히 적다보니 주로 개발자 채용에 활용이 되고 있지만, 점차 직무의 범위는 넓어지고 있다. 즉 채용할 직무를 정확히 분석하고 이해하는 것은 채용 담당자의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이며, 더 나아가 회사의 비즈니스와 결부시켜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도 필요하게 되었다.

회사의 비즈니스는 늘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해나가며 그 발전에 필요한 직무와 사람들도 계속해서 변한다. 변화 속도가 무척 빨라졌기 때문에 머지 않은 미래에는 어떤 직무가 각광을 받을지 전혀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잘 모르는 분야를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난생 처음 보는 직무와 후보자를 만나도 배우고 학습하려는 의지가 지금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채용 담당자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능력이 아닐까.

 

 

 

HR Ambassador 이효연(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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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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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u92
관리자
deu92
1 개월 전

효연님 깔끔한 리뷰 잘 읽었습니다. 머쪄요~

Juyong
멤버
Juyong
1 개월 전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에 대한 내용이 매우 공감되었습니다.
또한 알고 있던 사실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고, 본론 전 흐름설명과 포지션에 대한 정의와 세부 전략의 강의 정리까지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Juyong님이 1 개월 전 에 수정한 댓글
insalon
관리자
insalon
1 개월 전

좋은 리뷰 감사합니다. 효연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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