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에 집중하지 않고 애자일하는 방법

답은 이미 알고 있다.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자.

 

 

지난 7/3~7/4 양일간 진행되었던 Wanted Con. Agile & Beyond. 온라인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행사를 주관한 Wanted의 소개글을을 포함해서 세미나 동안 “애자일” 다음으로 가장 많이 나왔던 단어는 “VUCA”(Volatile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VUCA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업의 생존을 위해 어떤 전략을 택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애자일 조직과 문화를 구축하는 전략” 패널 토의를 통해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2일차 패널 토론의 키워드는 “애자일 문화 정착을 위한 접근법”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대기업은 대기업 나름의, 스타트업 또한 스타트업 나름의 어려움이 있는데 각자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몇 가지 제안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기업의 상황]
애자일을 도입함에 있어 현재 조직이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정도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점점 보수적으로 변해가는 조직 문화를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 의사결정 구조를 유연하게 만들어서 외부 환경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모두 조직이 ‘애자일’해지기만 하면 가능하리라 섣부르게 기대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요즘 떠오르는 곳에서 애자일을 하고 있다고하니 우리도 ‘핫’해지기 위한 일종의 실험차원에서 애자일 도입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 당면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일 뿐 애자일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뭔가 있어 보여서, 한번 해볼까?하는 어설픈 실험으로는 조직을 움직이기 어렵다.
  • 경영진은 스스로 학습하고 구체적인 조직의 변화를 그려야 하고, 실무자는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모두의 문제임을 인지하고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의 목적은 애자일의 도입이 아니라 성공적인 정착으로 앞으로도 계속 생겨날 비즈니스 문제 해결이니까.
  • 동시에 변화를 위해서는 개개인이 애자일 전문가가 되는 것 보다, 조직에 조그마한 성과들을 만들어서 큰 성과로 이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부분이 가장 공감되었는데, 그러나 어느 순간 손가락 끝을 보게 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 달을 바라보다 보면 현실과 멀어지는 순간이 오게 되고, 손가락에 집중하면 목적을 잃어버리니.. 역시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점 뿐인 것 같다.)

 

[스타트업의 상황]
대기업이 “만병통치약”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들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의사결정 과정도 짧고 성과가 나는 과정도 짧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변화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였습니다. 우리는 내일 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발목을 잡는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를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몇 가지 제안이 있었습니다.

[애자일이 생존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을 가지자.]

  • 시장의 외면을 받으면 다음 기회가 없으리라 걱정된다면, 애자일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정말로 내일이 없을 수 있다. 애자일 자체가 생존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믿음을 가지고 시도해야 한다.
  • 스타트업은 빠르게 시도할 수 있는 배경을 갖추고 있다. 대기업에 비해 조직문화나 구성원들의 경험 자체가 말랑말랑하니,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빠르게 시도해 봄이 좋겠다.
  • 돈이 좀 생기고 여유가 생긴 스타트업은 도입이 어려운 경향이 있다. 투자유치에 성공해서 6개월 내에 상품을 내야 하는 압박이 생기는 경우 애자일해지기 어려워 진다. 동시에 여유가 좀 생기면 대기업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애자일”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생긴다. 이 때는, 스타트업도 되새겨야 한다. “손가락 끝을 보지 말고 달을 봐야 한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전세계가 “VUCA”시대에 있다고 표현되었지만, 우리나라의 케이스만 세대구분만 봐도 점점 다양해지고, 개인화되는 흐름에 있는 것 같습니다. 베이비부머, 386, X세대, 밀레니얼세대를 넘어 디지털네이티브, Z세대가 한 시대에 살고 있고, 그 분화되는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애자일은 개인과 조직에게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고, 빠르게 답변을 요구하는 현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지금 애자일한가? 애자일하지 않은가?가 하는 질문이 아닌, 시대의 요구, 시장의 요구에 적절한 수위로, 적절한 타이밍에 대응하고 있는가?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 애자일해져야 하지 않니?라는 질문에 No,라고 답할 수는 있지만 왜 No인지?에 대한 고민은 필요합니다. 오히려 우리는 고민의 과정 없는 Yes와 시장의 질문을 거부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합니다. 외부로 예민한 안테나를 세워놓는 조직은 비록 현재 애자일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애자일한 조직이고,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수위로 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맺으며,

패널 토의는 애자일을 도입하는 조직이 마주하게 되는 공통적인 어려움을 담은 시청자의 질문으로 시작했다. 

[여러분이 저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 애자일 도입팀을 구성했지만 팀원들도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름.
– 대표는 가시적인 변화를 희망하지만, 그 변화가 어떤 것인지 모호함.
– 보수적인 조직 문화로 인해 변화에 호의적이지 않음

패널들은 애자일 도입에 있어서는 경영진과의 공감대 형성(“가시적인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을, 성공적인 정착과 지속을 위해서는 조직구성원과의 지속적이고 진정성 있는 소통을 강조해주셨다. 약간, 이게 또 서울대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국영수 위주로 공부하면 돼 같은 교과서적인 정답 같이 느껴져 어쩌라고?싶기도 했다. 동시에 정답은 알고 있으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지기도 했지만.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니 위의 질문이 “애자일”이라는 단어를 지워놓고 보더라도 조직의 변화를 모색할 때 부딪히는 공통적인 질문처럼 느껴졌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잘 정리되지는 않지만, 느낀 바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고 싶다.
“애자일이 그 자체가 목표여서는 안 된다. 변화는 각 조직에게 주어진 국영수부터 공부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by 김정민 (HR Ambassador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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