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생산성이 대체 뭔가요

우리가 신문 기사나 사설, 칼럼을 보면 자주 마주치는 문구가 있다.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지적은 마치 전가의 보도처럼 등장한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은 태생이 게을러, 그게 문제야’라고 꾸짖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기분이 썩 좋지 않다. 당신이 만들어 내는 부가가치가 형편이 없다고 지적하는데 기분이 좋을 사람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기사나 사설, 칼럼을 통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에 대해 지적을 하는 사람들도 한명의 직장인이고 노동자다. 그 글을 쓴 연구기관의 연구원 또는 대학교수, 언론사 기자, 논설위원도 우리나라 전체의 노동생산성의 평균에 일조했음이 분명하다. 이 같은 지적을 보는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당신은 받는 임금 대비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더 발생시키는 데?’라고 반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게 인지상정이다.

국내 언론에서 볼 수 있는 노동생산성에 관한 글들 중 대부분은 노동생산성이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 무조건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이 형편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자조와 비판만 늘어놓는다. 있던 노동생산성도 그 글을 읽으면 사라질 판이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노동생산성 지수란 생산과정에서 투입된 자본, 노동 등 요소투입(Input)과 산출물(Output)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비율이라고 정의한다. 투입요소 한 단위가 산출한 생산량(또는 부가가치)이라는 설명이다. 즉 한명의 직장인이 얼마만큼의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냐가 관건이다.


노동생산성(2016년) 한국생산성본부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전문가들이나 기사의 주장을 살펴보면, 이들은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용 경직성을 풀고, 과도한 임금 상승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노동자들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성에 비례하지 않은 임금 상승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같은 주장에도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이들의 주장에는 고용 유연성 완화와 과도한 임금상승률 제한이 노동생산성과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제대로 된 설명이 빠져있다. ‘밥을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다’거나 ‘사람은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당연명제처럼 주장만 열거돼 있다. 그들의 글을 읽는 수용자인 직장인 입장에서는 황당한 주장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노동생산성은 노동자 개인에게만 주어진 과제가 아니다. 노동자와 기업, 정부 모두가 협력해서 끌어올려야 할 지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핵심요소인 교육훈련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과 합의가 빠져있다는 점이다. 쉬운 해고를 도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해고를 당한 사람을 어떻게 재취업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전무하다. 결국 기업에서 봤을 때 저성과자라고 할지라도 국가 전체로 봤을 때는 국민인 동시에 소비자인 만큼 나라 경제를 위해서도 한 개인의 성과를 높여주고 구매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일상화된 현시점에서 나라 살림을 떠받치려면 국민 개개인의 경제수준이 전반적으로 상향돼야 세수펑크와 재정적자 심화라는 악재를 막을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산업 시스템의 개혁도 뒤따라야 한다. 국가 경제와 산업 전반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도록 기업 간 활발한 인수합병(M&A)과 신수종 사업 발굴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이것이 부족해’라고 지적하는 것은 매우 쉽다. 하지만 한발 더 나아간 지적은 우리 직장인들이 노동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수반되야 하는지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 개인이 3박자를 맞춰서 어떠한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지 꼬집는 것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 산업구조가 어떠한 점이 부족하고 이를 위해 투입해야 할 요소는 어떤 것이 있는지,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부와 기업에서 어떤 노력을 펼쳐야 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선진국과 비교하는 숫자만 열거하면서 자조감만 커질 수 있는 지적을 하는 것은 되레 우리 평범함 직장인들의 생산성을 갉아먹는 역효과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홍용
parkhy16@naver.com
현) 서울경제신문 기자
삼라만상을 지근거리에서 보고 싶어서 기자가 됐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을 좋아한다.
부동산부, 경제부, 국제부, 바이오부 등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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