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밈과 퍼스널 애자일

경영 환경의 복잡성과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짐에 따라 ‘애자일(Agile)’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중 하나로 시작된 애자일을, 타영역으로까지 범용화하고 확장하려는 욕구와 시도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누군가는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과 구글Google사의 스프린트Sprint, 또는 린 스타트업Lean Startup 프로세스를 애자일의 범주에 넣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스포티파이Spotify사의 조직 구조 혁신 모델을 애자일로 이해하며 이를 따라하기에 바쁘다.

애자일을 좀 더 선명하게 이해하기 위해, ‘밈(MEME)’의 관점에서 이를 살펴보자. ‘밈’이란 리처드 도킨스가 그의 도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모방에 의해 인간의 기억에 저장되거나 다른 인간의 기억으로 복제될 수 있는 비유전적 문화 요소(문화의 전달 단위)를 뜻한다. 수전 블랙모어는 그의 저서 ‘밈’에서, 이를 다시 ‘지침 복제하기’과 ‘생산물 복제하기’로 구분하였다. ‘생산물’이란 우리 손에 잡히는 도구, 행위, 기술, 조직 등과 같은 실체에 해당하고, ‘지침’이란 이러한 생산물을 만들어내는 머릿속의 개념 및 관념에 해당한다. 애자일을 밈의 관점에서 보자면, 스크럼, XP, 칸반과 같은 애자일 방법론이나, 앞서 언급한 디자인씽킹, 스프린트, 린 스타트업, 스포티파이 조직 구조 혁신 모델 등은 ‘생산물’에 해당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우리는 이러한 ‘생산물 복제(도입)’에만 열을 올린다. 좀 더 친숙한 표현으로는 이를 가리켜 ‘Doing Agile(‘Being Agile’과 대비하여)’이라고도 한다. 한편 소위 ‘움짤’이라고 불리우는 동영상 클립도 일종의 밈이자 생산물 복제에 해당하는데, 이 예에서 보듯 생산물 복제는 변형과 왜곡이 쉽게 일어나며 그 생명 또한 길지 않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애자일 밈의 생산물 복제(Doing Agile)에 앞서, ‘지침’의 복제(Being Agile)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정작 ‘그래서 도대체 애자일(지침)이 뭐야?’라는 질문에는 여전히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어쩌면 애자일이 무엇이다라고 정형화하는 순간, 그것은 이미 애자일이 아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서 애자일을 단순히 ‘민첩하게 대응하기’라고만 하여 너무 열린 정의를 내리는 것은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러하기에 이를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애자일 방법론들의 공통점을 추려보면, 애자일 밈의 지침을 다음의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1. 공유된 메타인지를 기반으로 단위 집단 스스로의 의사결정 자기조직화

환경 변화에 따른 의사결정을 타인으로부터 일방적으로 지시를 받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스스로가 주체적으로 결정하고 조정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이를 보다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선 업무의 맥락과 흐름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메타인지(meta-cognition)가 집단에 잘 형성되고 공유되어야 한다.

2. 이터레이션
(iteration) 반복을 통한 점진적
개선

변화의 속도가 급격한 요즘에는 철저한 준비와 사전 계획으로 시간을 소비하는 동안 환경이 또다시 새롭게 변화되기 때문에, 이렇게 애써 준비한 계획들이 무용지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워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타임 박스(time box), 즉 ‘이터레이션(iteration)’을 설정하여 가장 중요하고 급한 일부터 작게 시작하여 이를 점진적으로 개선하고 확장해 나가는 접근이 훨씬 유용하게 되었다.

3. 실제 고객 중심 검증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애자일의 또 하나의 핵심은 실제 고객으로부터 피드백(feedback)을 수집하여 반영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애자일을 수행한다는 것은 위의 세 가지 속성들이 잘 실현(Being Agile)될 수 있도록,각자의 방식으로 도움 장치들을 구조화하고 실천(Doing Agile)하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마다 혹은 같은 회사 안에서도 팀마다 각각 다른 상황 속에 놓여 있기 때문에 이를 구조화하는 형태도 천차만별일 수밖에 없다. 즉 천 개의 팀이 있다면, 천 개의 애자일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애자일이 집단을 위한 방법론으로 출발했지만,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역량은 비단 집단이나 조직뿐만이 아니라 개인에게도 필수적이다. 그러하기에 위에서 살핀 애자일 지침을 개인 차원으로 변형하여 퍼스널한 애자일 역량을 향상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즉, 1)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메타인지를 키우고 이를 기반으로 최적의 방안을 스스로 의사결정하며, 2) 이 과정을 수시로 성찰하며 이를 점진적/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3) 일을 고객 입장에서 점검하고 반영하며 그 가치를 키우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특히 이러한 개인 차원의 애자일 연습이 조직의 애자일 도입에 앞서 선행하거나 병행된다면, 조직의 애자일 혁신이 훨씬 더 수월하게 진행할 수도 있다.

이에 개인 차원의 애자일 연습 즉 ‘퍼스널 애자일(personal Agile)’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퍼스널 칸반(personal Kanban)’으로 시작해 볼 것을 추천한다. 칸반은 정형화된 규칙을 최소화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기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하기에 비단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 뿐만이 아니라 비개발 분야는 물론이고, 나아가 조직 단위가 아닌 개인 단위로까지도 그 범위를 확장하기가 용이하다. 또한 그 규칙이 너무 간소해서 자신만의 상황과 환경을 고려하여 최적화하는 것이 필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애자일적 사유의 시선을 연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다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애자일 지침이 퍼스널 칸반에 모두 완벽하게 녹아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실제 고객 중심 검증 및 피드백 루프‘ 부분은 칸반에 강제로 구조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일을 하는데 있어 고객으로부터 피드백을 받아 반영하는 절차를 성찰과 회고 또는 별도의 기회를 통해서라도 마련하는 대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또 다시 강조하지만 ‘퍼스널 칸반’이라는 생산물을 도입하고 따라하는 것(Doing Agile)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애자일 지침을 상기하며 이러한 것들이 잘 실현(Being Agile)될 수 있도록 애자일 생산물을 적절히 조정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다.

‘활사개공(活私開公), 개인의 행복을 키워 공공의 이익을 함께 도모한다.’

퍼스널 애자일은 활사개공의 연장선 상에 있다. 퍼스널 애자일을 통해 여러분의 삶이 보다 민첩하고 자유로우며 행복해지기 위한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여러분이 속한 팀과 조직이 애자일하고 행복해지기 위한 여정에 있어서도 훌륭한 마중물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러분의 애자일 여행에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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