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베이션 사람에서 답을 찾다 #1 코로나와 이노베이션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일을 하며 늘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문장이다. 원티드로부터 인살롱에 기고를 부탁받았을 때, 문득 저 문장이 생각이 났다. 변화관리자인 내가, 인사 커뮤니티에 전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고, 오랜 시행착오와 삽질을 통해 마음에 남은 문장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기업의 변화라는 거대한 미션을 부여받은 대기업의 변화관리 담당자들은 늘 위축되고 막막하다. 애자일, 그로스해킹, 디자인씽킹, OKR, 매년 멋부린 방법론들이 튀어나온다. 수 많은 기사 속에 등장하는 해외 혹은 스타트업 사례들은 멋지고 부럽지만, 우리 조직에서 생각해보자면 무엇인가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진다. 나 또한 그랬다. 괴롭고 답답했다. 과연 어떻게 시작할  수 있을까. 과연 변화가 가능하기는 한 걸까? 내가 했던 실무적인 고민과 화두를 풀어낼 이야기의 제목을 “이노베이션, 사람에서 답을 찾다”으로 지어봤다. 나만의 고민에 대한 답이다.

첫 이야기를 어디에서 시작하면 좋을까 생각해보았다. 머리속에 다양한 제목들이 맴돌았다.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 글을 읽고 있을 독자들을 생각해보았다. 나를 포함하여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지금 이 순간, 코로나 만큼 답답한 지점이 없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론적인 다양한 이야기들이 많지만, 잠시 뒤로하고, 일단 이번 아티클에서는, 가볍게 현재 우리에게 다가온 코로나가 기업의 변화관리에 준 영향, 그리고 우리가 실무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볼만한 화두들에 대해 다뤄보려고 한다.

작년 쯤 이었을까. 탁월한 리더들이 갖는 성격적 특성 중 하나가 “주어진 환경을 고정된 상수값이 아니라 개선할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는 것이다” 라는 국민대학교 김성준 교수님의 연구 결과를 인상깊게 본 적이 있다. 변화 관리를 하다보면, 조직의 관성을 극복하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는데, 그들의 공통적인 특성이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주어진 상황을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변수로 바라보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작전”을 짜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 이노베이션을 다루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갖추어야 하는 역량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한 관점으로 아무리 긍정적으로 대응해보려 한다 하더라도!!!!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Covid19, 코로나 바이러스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변화관리 담당자에게 정말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ㅠㅠ 올해 초, 새로운 조직으로 이동하여 코로나에 대응한 언택트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을 설계한 과정은, 정말 매일 매일 새로이 다가오는 변화에 대응한 피벗의 연속이었다.

금방 끝나기를 소망하였던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기업의 이노베이션은 최소 두가지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한 가지는 수익성 악화로 인한 투자축소이고, 두번째는 변화 관리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인 대면 접촉의 제한이다. 문화와 혁신은 대표적인 기업의 사치재라고 불리울 정도로, 경기 위축에 가장 빠른 영향을 받는 사업영역이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다. 아무리 이노베이션 정책과 투자에 흔들림이 없다 하더라도, 이를 실행하는 현장의 구성원들이 그 어느때보다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구성원들이 단기적인 성과를 창출하는 아이디어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게 되지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럴 때일 수록 각 구성원이 현장에서 퀵윈할 수 있는 사례에 집중해보면서, 혁신팀의 역량과 역할을 점검해보는 것도 의미있을 수 있다.

기존에 좋은 성과를 보이던, 대부분의 이노베이션 대면활동을 언택트로 재 설계하는 것은 담당자의 큰 챌린지 중 하나가 되었다. 코로나 이후, 담당자들은 협업을 촉진하기 위한 수많은 행사, 워크샵, 공간 등 오프라인에 의존하고 있는 이노베이션 경험 전반을 온라인으로 재 정의해해야 했다. 온라인 퍼실리테이션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등장하였다. 어떻게 하면 오프라인에 디자인되어 있는 다양한 넛지들을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을까? 화상회의 대기실 운영부터 소속감을 높여주는 가상배경까지 수많은 실험들과 토론이 이루어졌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기회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코로나 사태는 기업의 이노베이션을 견인할 여러 상황적 요건을 제공하였다. 구성원의 안전을 담보로 한 이번 사건은 무엇보다 조직이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빨라지게 만들었다. 수용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도태되면 죽는다는 무서운 위기감. 2-3월, 그리고 현재 다시 찾아온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대기업의 대규모 재택근무 전환이 좋은 예가 될 것이다. 수많은 직장인이 소셜 네트워크에 이야기하지 않았나. 대한민국 대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건 CEO가 아니라 “코로나”라고.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본다면, 코로나는 조직 안에서 그 누구도 예측하고 미리 대응하지 못한, 함께 극복해야 할 문제의 전형적인 예시가 되었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과거 예측하지 못한, 혹은 대응하지 못한 큰 문제들은 누군가의 귀책과 닿아 있었다. 실패로부터 배우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조직에서는, 문제와 레슨런, 해결안을 제시하는 것을 두러워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는 누구의 잘못은 아니지만 우리가 함께 극복해야 할, 우리 모두 예측하지 못한 아주 커다란 문제의 좋은 예시가 되었다. 정보 공유의 힘을 경험한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코로나가 바꾼 세상은 구성원들의 위기에 대한 자각으로 이어졌다. 이러한 예측 불가능한 변화가 앞으로 계속 찾아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모든 구성원이 개인의 삶에서 느끼고 있다. 지금 우리가 문제를 빠르게 힘을 합쳐 센싱하고,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체질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를 전체 조직이 함께 갖게 된 것은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상반기 수많은 이노베이션 활동을 온라인, 언택트로 재 디자인하는 과정에서 경험한, 코로나와 관련하여 몇가지 생각해볼 화두를 정리해보았다.

1. 언택트, 적당한 거리가 만드는 수평적 문화

협업의 본질은 바뀌지 않았다. 다만, 비대면이 되면서 이를 형성하는 경험의 과정이 변화했을 뿐, 개인과 개인이 만나, 소통을 통해 서로의 목적을 달성하고, 그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하는 본질은 그대로이다.

코로나 이후, 조직에서 온라인을 기반으로 재 구성한 다양한 커뮤니티와 프로젝트 안에서 재미있는 패턴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리모트 협업이 구성원 간 적당하고 건강한 거리감을 제공하고, 이러한 거리감이 수평적 협업 문화 형성에 긍정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이었다. 오프라인에서 빌딩한 팀보다, 리모트에서 첫번째 협업을 진행한 팀 안에 수평적 협업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훨씬 더 쉽다. 이는 동일 구성원 간에도 그 조합과 조직안의 경험에 따라 다른 문화가 만들어지는, 문화가 가진 창발적 속성과 관련이 있다.

오프라인에서는 신체적인 차이, 직급의 차이, 외형적인 우월감이 드러나는 요소들이 굉장히 많다. 하지만 온라인 협업툴이 제공하는 터치포인트들은 모든 개인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화상회의에서의 스크린, 협업툴의 프로필, 공동 편집 권한 등 개인의 직급이나 연차와 상관없이 똑같은 포선을 나누어 갖는다. 줌 스크린은 나도 한 칸, 팀장님도 한 칸, 회장님도 한 칸이다.  노션에 표시되는 아이콘도 그렇다. 기본적인 조건이 균일한 상태에서 시작하는 협업관계이다. 닉네임, 존칭, YES-AND, 리액션 등과 같은 몇가지 퍼실리테이티브한 그라운드 룰과 같은 넛지만 잘 설계한다면, 동일 설계 하의 오프라인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쉽게 수평적 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코로나에 위축되지 말자. 비 대면 협업환경 안에서, 온라인 기반으로 인원을 재 구성하고, 그 안에서 수평적 문화를 안착시킬 수 있는 사내 비공식 커뮤니티(제3의 네트워크)를 확산하는 노력을 지속하면 좋을 것 같다. 이러한 수평적 문화의 조성은 심리적 안전감과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안전감은 해당 그룹 안에서 공유되는 정보의 양을 크게 늘려주고, 이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생태계를 마련하는데 기여하게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2. 협업 파트너의 재발견

코로나로 인한 대면 협업의 제약은 반대로 오피스 옆자리에 앉은 동료와 협업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진심으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이는 정말이지 놀라운 변화이자 기회이다. 리모트 협업으로의 전환은 되려 거리적으로 멀리 있는 협업파트너들에게 더 큰 기회를 주었다. 미국에 있는 스탠포드 박사님, 대전의 연구원, 아래층의 동료, 옆자리 짝꿍, 이 중 누구와 협업하든 협업에 소요되는 노력이 비슷해지면서, 일상의 많은 부분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업무적으로 나와 가장 많은 협업을 한 사람은 내 사무실 옆자리 동료가 아니라 저 멀리 캘리포니아에 있는 스탠포드 박사님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진행현황을 협업툴을 활용하여 실시간 공유하고, 필요할 때면 화상회의로 스몰톡을 나눈다. 현재 11개 계열사의 60여명과 함께 6개의 프로젝트를 리모트로 진행, 코칭하고 있는데, 이들과 협업함에 있어 물리적 거리가 전혀 제약이 되지 않는다. 되려 같은 사무실의 옆팀에 있는 동료보다 더 자주 만나고, 더 자주 대화한다. 오프라인 협업의 보완재로서 받아들여지던 리모트 협업이, 협업의 메인 툴이 된 것이다.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리모트 협업에 대한 성공 경험은 이노베이션에 대한 시야를 넓혀주기도 했다. 새로운 문제를 만나면 더이상 내가 가진 자원 안에서해결을 고민하지 않고, 문제 정의에 자체에 온전히 집중하게 된다. 주어진 자원 안에서만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나에게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누구와 협업해야 하는 것이 최적의 선택인가” 라는 질문으로 돌아갈 수 있다. 만약 지금 막혀있는 문제가 있다면 원점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시 정의한 바로 그 문제를 도와줄 수 있는 협업의 파트너를 고민해보자. 과거에서 한차원 더 발전한, 훨씬 더 유연한, 한 단계 넓은, 우리 조직의 오픈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디자인 할 수 있을 것 이다.

3. 사용자 리서치, 언택트로 충분할까?

하반기에 우리가 반드시 고민해봐야 할 영역 중 하나는 바로 비대면 사용자 리서치이다. 최근 기업의 이노베이션의 핵심 원리는 사용자를 기업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초대하는 것이다. 더 이상 우리가 원하는 것을, 우리끼리 만들어내는 것을 고집하면 안된다. 사용자의 문제를 빠르게 센싱하고, 직원들이 힘을 합쳐 누구보다 빠르고 탁월하게 해결해나가는 것을 제 1의 문화이자 프로세스로 받아들이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실리콘 벨리,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들이 거기에서 나왔고, 이러한 노하우들이 그로스해킹, 애자일, 스크럼, 린 등 수많은 방법론으로 정리되어 전파되었다.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센싱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크게 행동의 결과를 정량적으로 측정(AB테스트, 데이터 마이닝 등)하는 것과 행동의 의도를 정성적으로 측정(인터뷰, 관찰, 대면 테스트 등)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의 확산으로 고객의 삶을 관찰, 대면하여 인터뷰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워졌다. 친구도 안 만나는 판에 당연한 일이다. 요즘 데이터 분석의 중요성을 워낙 강조하니,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정량적 리서치(소위 데이터 분석)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모든 데이터 기반의 혁신은 좋은 가설에서 나오고, 좋은 가설은 사용자에 대한 공감에서 나온다.
데이터로 검증할 가설은, 사실 고객의 삶을 깊이있게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데에서 나온다. 우리는 앞으로 코로나로 인하여 그들의 삶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는 방법이 제한될 것을 기억하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고객의 삶을 들여다 볼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줌을 포함한 다양한 화상회의 서비스를 활용한, 비대면 리서치가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비대면 리서치를 진행한 많은 리서처들은, 비대면 리서치가 기존의 리서치와 비교해보았을 때, 개인의 표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고, 대화에 몰입이 쉬우며, 영상으로 기록이 남고, 옵저버의 참여가 쉽다는 면에서 일면 대면 리서치보다 좋은 점이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특화된 서비스 (MeThink)등을 활용하면 비대면 리서치 과정에서, 인터뷰 대상자가 앱 혹은 웹서비스 사용하는 패턴을 그대로 녹화하여 살펴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강점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 들여다보지 못한다는 제약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 ; 그들의 일상을 찍은 사진을 포토 다이어리 형태로 사전에 공유받거나, 비디오콜로 현장을 더 자세히 살펴보기, 혹은 사전, 사후 서베이를 병행하는 다양한 보완책들을 고민해볼 시점이다.

4. 개방형 오피스, 그 다음은

칸막이 없는 개방성, 높은 층고, 비 업무적인 소통을 촉진하는 공간 디자인이 구성원의 창의, 문화, 지속적인 혁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많은 연구 결과가 있다. 수많은 실리콘 벨리 기업들은 칸막이가 없는 개방형 오피스 구조를 채택하고 있고, 오피스 안에 모든 편의시설을 갖추고, 구성원 간 스몰토크(Small Talk)를 촉진하기 위한 커피머신과 다과를 곳곳에 비치해 둔다. 자유도가 높은 오픈 공간이 지금까지 창의, 혁신의 상징처럼 다루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창의와 혁신, 협업에 도움을 주던 여러 장치들이 코로나 확산에 주 요인이 되면서, 심하게는 오프라인 공간에 대한 투자 자체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내는 목소리도 등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간의 변화는 바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개방형 오피스의 장점과 개인의 안전이 결합된 디자인이 새롭게 등장할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최근 BBC 코리아에 개제된 “코로나가 바꿀 집과 사무실의 미래” 기사를 살펴보면 관련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 사무실은 상시 사무활동이 아니라, 되려 안전한 협업에 포커싱을 맞춘 공간으로 재 탄생할지도 모르겠다. 개방형 사무실에는 식물로 만드는 칸막이들이 좋은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다. 혹은 다수가 함께하는 회의실이 아니라, 조명과 장비가 잘 갖추어진 1인 화상회의실 중심도 좋을 것 같다. 우린 앞으로 어떤 공간에서 일하게 될까, 혹은 오피스가 없어지는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거 오피스에서 이루어지던 그 멋진 협업의 경험을 어디에서, 어떻게 재 생산하게 될까?

5. 집단기억장치로서의 협업툴

과거에 협업툴을 쓰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프로젝트 관리, 커뮤니케이션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장치로서 디지털 협업툴을 상시 활용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를 맞이하고 리모트 협업이 강화된 뒤에 내가 느낀 가장 큰 공백은, 오프라인의 보드가 없어졌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의견을 모으고 협업하는 툴로서의 화이트 보드 기능을 대체할 다양한 툴이 존재한다. 하지만 집단기억장치로서 화이트보드(폼보드)판의 역할은 조금 다르다. 프로젝트 혹은 팀 구성원들의 삶의 공간 안에 화이트보드 혹은 폼보드를 집단기억장치로 설치해두고,  포스트잇들로 주요 사항을 붙여놓고, 구성원의 동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며, 팀 내 이해도와 아이디어의 해상도를 높이는 활동은 굉장히 강력한 퍼실리테이션 기법이고, 이는 실로 디지털 협업툴로는 대체가 어렵다. 실제로 디자인씽킹 프로젝트에서 리서치와 신세시스 단계를 진행할 때는 2-3주정도 다운로딩한 내용을 보드에 붙여놓고, 구성원들은 시간이 날때마다 돌아와 생각하고 토론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반복한다.

협업툴이 집단기억장치로서 더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리모트 협업에도 불구하고 구성원의 행동이 루틴화되고, 특정 지점에서 반복적으로 해당 내용이 노출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협업툴로 내용을 쉽고, 잘 정리하는 것은 쉽지만, 이를 오프라인처럼 원하는 구성원들의 일상의 동선안에 자연스럽지만 지속적으로 노출 시킨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데일리 회의 등과 연결하여 특정 협업툴의 정해진 페이지를  읽는 것을 루틴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이는 실로 엄청난 노력이 들어가는 일, 아직도 갈 길이 멀게 느껴진다. 아날로그가 그리워지는 순간이다. 폼보드에 둘러쌓인 프로젝트 룸을 어떻게 디지털에서 재현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상상을 하게 된다. 

앞으로 우리는 코로나와 함께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매일 변화를 요구받는 요즘, 그 어느 때보다 생존을 위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기민한 조직문화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나 스스로 역시 주어진 문제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가? 매 순간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어 흥미롭고 감사한 요즘, 두서 없는 글이지만, 이러한 경험들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래본다.

 

by. Ally 김진아 (GS Innovation Facilitator)

+ 그리고 모든 일에 앞서,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모두 건강히 다음 글에서 만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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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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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 LEE
멤버
DH LEE
2 개월 전

좋은 글 공유 감사드립니다! 많이 배워갑니다~

ljh6325
필진
ljh6325
2 개월 전

역시. 진아님.

윤명훈
필진
윤명훈
2 개월 전

한수 배워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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