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년동안 코로나19는 전 세계 사람들의 건강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을 바꿔 놓았고, 특히 기업 경영에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장 큰 계기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나타난 기업과 조직의 큰 변화는 무엇일까요? 바로 조직 구성원들의 ‘일하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단순히 개인의 일하는 방식과 내용만 바뀐 것이 아니라, 조직 전반에 걸쳐 모든 부분에서 기존과는 다른 변화가 생겼습니다. 최근 나타난 변화에 대해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근무 형태의 변화입니다. 예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재택근무가 일상이 되었고, 유연근무제, 시차 출퇴근 등 시간적, 공간적 개념을 벗어난 근무 형태가 IT 기업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제조 기업에까지 확산되었습니다. ‘업무는 당연히 사무실에서 해야지.’, ‘9시까지 당연히 출근하는 거야.’, ‘태풍이 오든, 눈이 오든 어떻게든 출근해야지.’ 와 같이 기존 통념으로 자리잡고 있던 인식이 완전히 깨져버렸고, 이제는 특별한 모습이 아닌 하나의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두번째, 근무 형태가 변화함에 따라 그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업무 협업 Tool이 진화하였습니다. 재택근무 활성화로 인해 구성원 간의 물리적 거리가 발생하면서, 비대면 상황에서의 회의와 업무 협업을 위한 줌(Zoom), 웹엑스(Webex), 팀즈(Teams) 와 같은 디지털 협업 솔루션 도입이 증가하였습니다. 또한, 잔디(JANDI), 슬랙(Slack)과 같이 팀끼리 효율적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기 위한 업무 플랫폼의 사용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세번째, 조직문화 전반의 변화와 혁신으로 이어졌습니다. 근무 형태의 변화, 업무 Tool의 진화 모두 디지털 전환이라는 큰 대전제 하에서 나타나고 있는 모습으로 실제 조직에서는 이러한 매개체를 통해 혁신, 개방, 수평, 협업 중심의 조직문화로 발전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조직문화로 내재화하기 위한 변화관리 활동에 초점을 맞춰 교육, 홍보, 캠페인 등의 활동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나타나고 있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조직 전반의 변화, 더 나아가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우리 조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한 실제적인 노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디지털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일하는 방식과 이를 조직문화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많은 기업이 노력하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방면에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명확한 방향성과 지향점 없이 형식만 차용하거나, 다른 기업에서 하고 있는 것들을 여과없이 가져와 추진하는 바람에 그 동력을 잃고 다시 예전의 방식으로 회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 입니다. 이러한 기업, 조직의 문제점을 한 가지로 정의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조직문화로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의 사고 방식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3가지 관점에서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 있을지 조금 더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맨파워(Manpower)에서 시스템(System)으로의 전환
2003년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천재 한 명이 10만명, 20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사례를 예로 들었습니다. 반대로, 유한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천재 한 사람이 10만명, 20만명을 먹여 살린다면 천재가 100명 나오면 몇 천만명은 먹여 살려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반박하였습니다. 즉 회사에 천재라고 불리는 사람도 필요하지만, 일반 구성원들의 생각과 행동이 모인 집단적인 힘, 집단지성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개개인은 자신이 겪은 경험이 축적되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의 역량이 향상되어 성장하듯이, 조직도 구성원들의 역량의 합이 합해져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구성원들이 가진 정보, 지식, 경험을 개인에게만 귀속시키는 것이 아닌 조직 차원에서 공유하고 관리하는 것은 더 없이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일을 더 잘되게 하기 위해서는 정보와 지식이 투명하게 공개됨으로써 그 조직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접속하여 보다 쉽고 효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거나 선제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즉, 개인의 Manpower가 아닌 System으로 정보와 지식이 공개되고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설계하고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구성원들의 효율성 향상, 신속한 의사결정, 정확한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하며, 더 나아가 구성원들이 쉽게 아이디어,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여 조직 전반의 혁신을 촉진하는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2. 과정(Process) 중심에서 성과(Performance) 중심으로의 전환
류랑도의「성과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에 따르면 ‘일 잘하는 사람’은 한정된 시간과 자원 안에서 자신이 목표한 바를 달성하는 성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제대로 일한다는 의미가 자신이 원하는 어떤 결과물을 분명하게 인지하고,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의 방법론을 고민하고 실제 정확하게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조직에서 일이라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회사가 성장하고 발전하기 위해 행하는 모든 활동으로서 성공과 실패가 반드시 드러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을 수행하고 난 뒤 결과가 중요하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든 그 일의 성과가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내용보다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과 중심의 일하는 방식 혁신이 어떻게 조직의 변화에 도움이 되는 것일까요? 성과 중심으로 일을 하게 되면 우선 자신이 바라는 목표가 달성된 상태, 즉 결과물의 이미지를 사전에 세세하게 그려보고 세부 작업을 수행하게 되기 때문에 훨씬 더 이상적인 결과물 도출에 가까워지고 이는 곧 조직의 성과로 이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상적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하는 과정에서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이 향상되며, 이를 통해 조직의 성과가 창출되고, 지속 성장하는 힘을 받게 됩니다. 개인의 성장이 조직의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입니다.
3. 폭포수(Waterfall)에서 애자일(Agile)로의 전환
김창준의「함께 자라기- 애자일로 가는 길」에서는 애자일이 빠르게 변화하고 불확실성이 높은 현재의 비즈니스 환경에 굉장히 적합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가 피드백을 자주 받아 빠르게 리스크를 줄이고, 상호 협력을 통해 유연하게 적응하고 학습함으로써 불확실성에 잘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애자일이 등장하기 전에 중요하게 대두되었던 개념이 폭포수(Waterfall) 입니다. 폭포에서 물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듯이 순차적으로 각 단계가 진행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기서는 각 단계별 프로세스에 따라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리스크가 적지만, 중간 피드백이 없기 때문에 결과물에 이상이 있을 경우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시간이 소요되며, 문제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됩니다.
반대로 애자일하게 일을 한다는 것은 중간 피드백을 통해 점검을 함으로써 문제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고,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결과물을 완성해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민첩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고, 성과 달성을 위해 실용적으로 접근하게 됩니다. 물론 애자일이 모든 조직과 구성원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 일 잘하는 방식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높아진 경영 환경에서 조직이 원하는 목표와 성과를 달성하는데 있어 애자일하게 일하고 애자일한 조직문화를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3가지 관점에서 조직문화로의 변화로 이어지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위해 필요한 접근 방법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일하는 방식이라는 것 역시 시대의 흐름에 맡게 변화하지 않으면 예전의 잘못된 방법을 답습하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일을 처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위 3가지 방법을 참고하되, 효율적, 효과적으로 일을 잘할 수 있는 방식을 지속해서 경험해보고 다듬어 자신만의 노하우로 만들어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시도해보고 맞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계속 적용해보는 애자일하게 일하는 방식을 세팅해 나간다면 분명 개인으로서 업무적으로 인정받는 것뿐만 아니라 조직내에서도 문화로 확산되어 조직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일하는 방식의 개선, 혁신을 통해 보다 성숙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