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에서 HRD라는 업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 하나는 ‘성장’이다. ‘성장’의 사전적 의미는 1) 사람이나 동식물 따위가 자라서 점점 커짐, 2) 사물의 규모나 세력 따위가 점점 커짐이다.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어떤 것이 커진다 이다. 필자는 HRD 담당자로서 ‘성장’은 구성원 개개인의 색깔이 점점 뚜렷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곧 개인의 시장에서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고 속한 회사에서의 세력이 커지는 것과 맞닿아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구성원 개개인의 색깔이 점점 뚜렷해진다는 것은 다수를 대상으로 컨텐츠를 일관되게 제시하던 기존 교육의 방식과는 괴리감이 있어 보인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 HRD 담당자는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고 업무에 임해야 하는 것일까?
TV의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프로듀서 박진영이 한 참가자를 향해 던진 심사평에서 ‘공기 반, 소리 반’이라는 원리를 언급한 적이 있다. 노래를 하기 위해 내는 소리와 그렇지 않은 공기의 비율을 반반 정도씩 가져가는 것이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에서 진행하는 교육 역시 마찬가지로 너무 힘이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상, 시기별 중요성, 근로기준법 등 다양한 기준에 따라 오늘도 수많은 교육이 진행되고 있다. 과연 이 수많은 교육들이 다 필요한 것인지는 다시 짚어볼 문제다.
기업 내 교육들은 그 목적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직무교육은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식이나 기술을 학습할 수 있도록 컨텐츠 중심으로 교육이 진행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학습해야 할 내용이 구체적이고 명확하다면 오프라인 강연이든 온라인 영상이든 교재든 상관 이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반면 리더십이나 구성원의 마인드셋 교육과 같이 머리로만 학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경우에는 체험을 통해 주의를 환기시키거나 토론/토의와 같이 참여형 교육을 통해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경우도 많다. 방식은 다양하지만 모두 다 ‘교육’이라는 프레임 아래에 진행되고 있다.
교육에 참여하고 싶은 구성원은 해당 과정에 수강신청을 하고, 일부 시간을 할애하여 그 기간 하에 내가 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참여를 한다. 그리고 다시 현업으로 돌아간다. 교육이라는 프레임 아래 참여자가 가진 믿음과 따로 할애한 시간, 이는 모두 교육을 위한 교육과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교육을 위한 교육이 아닌, 성장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는 HRD 담당자가 먼저 해당 프레임을 깰 수 있어야 한다.
풍부한 컨텐츠와 유명한 연사들의 강연을 통해서는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자리에서 youtube에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하고 어떤 채널을 통해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반복되는 회사 내 일상 속에서 나의 색깔을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 매일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의 색깔을 잃지 않고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 어떤 작은 시도들을 해볼 수 있는지…
구성원들이 일을 통해, 일상을 통해 소소하지만 매순간 깨달을 수 있는 포인트를 던져주고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컨텐츠 제공을 통해 타겟이 되는 내용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소리)에만 몰두하지 않고, 적당히 힘을 뺀 상태로 특정 방향을 향해 꾸준히 나아가도록 지원(공기)해주는 것이 교육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HR AMBASSADOR 1 기 조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