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달 드린 일정에 맞춰 링크로 입장해주세요. “
“프로그램 내에서 활용 가능한 기능 설명해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카메라를 보고 고개를 끄덕여 주시거나, 손가락으로 동그라미 표시를 해주세요.”
위의 멘트들은 과연 어떤 상황에서 쓰이고 있을까요?
바로 교육생 안내에 활용되는 멘트들입니다. 기존의 대면교육(집합과정)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라 생각합니다. 링크, 기능, 카메라 같은 단어와 대면 교육 사이의 연결고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이후 진행되고 있는 비대면 교육(실시간 온라인 과정)에 적용해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온라인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해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필수적인 설명들이기 때문입니다.
2020년 코로나 19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생활 전반에서 급격한 변화를 맞이했고, 이는 기업교육도 예외일 수 없었습니다. 기존의 대면 교육 형태는 운영이 불가했고 그렇다고 모든 교육을 취소할 수는 없었기에 비대면 교육으로의 전환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코로나 전/후의 비대면 교육
1년 전으로 돌아가 “비대면 교육”을 생각해보면 대부분 이러닝을 떠올리실 겁니다. 이러닝은 녹화된 영상 형태이기 때문에 시간, 장소 제한 없이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수자-교육생, 교육생-교육생 간의 상호작용이 어렵다는 분명한 한계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이러닝은 대면 교육의 보조적인 수단으로써 활용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코로나 19 이후의 비대면 교육은 이러닝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기존의 대면 교육을 ‘보조’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체’할 수 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대면 교육 형태로 지식 습득과 교육적 상호작용이 모두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이 때 줌, 팀즈, 웹엑스, 행아웃 등 다양한 실시간 화상 회의 플랫폼들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이와 함께 실시간 비대면 교육이 활성화될 수 있었습니다.
그럼 비대면 교육이 정확히 뭘까?
출처 : 정강욱, 이연임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 REAL LEARNING, 2020
위의 표를 보시면 비대면 교육은 실시간 진행 여부에 따라 두 갈래로 구분됩니다. 비 실시간 교육은 앞서 언급한 이러닝을 말하며, 그리고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가 현재 많은 기업에서 집중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해당 파트의 3가지 교육형태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웹캐스트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떠올리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말 그대로 웹에서 하는 방송입니다. 웨비나는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던 세미나를 웹에서 진행하는 형식이고, 마지막 버츄얼 클래스는 교실을 통째로 온라인으로 가져왔다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출처 : 정강욱, 이연임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 REAL LEARNING, 2020
조금 더 세분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 그래프는 온라인 라이브 클래스의 3가지 교육 형태를 강의 참여 인원과 상호작용 정도에 따라 구분한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형태별 설명과 비교해보시면 3가지 교육 형태별 배치의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교육생 그리고 교육 담당자 모두 이를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생의 경우 본인에게 가장 효율적인 학습형태를 선택하는 기준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 담당자라면 교육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교육의 목적과 참여대상 특성에 따라 교육의 형태를 다르게 구성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비대면 교육, 무엇을 고민해야 할까요?
코로나 19로 인한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비대면 교육이 현 수준까지 활용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대면 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고민없이 새로운 플랫폼을 도입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판데믹 이후 재개될 대면 교육의 보조수단 정도로 남게 될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판데믹 이후에도 비대면 교육이 확실한 교육수단으로서 자리하려면 무엇이 필요한 걸까요?
제가 근무하고 있는 동아쏘시오그룹의 사례를 통해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자사에서 운영 중인 대다수의 비대면 과정은 버추얼 클래스 혹은 웨비나의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진행된 모든 비대면 과정의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들을 통해 2가지의 인사이트를 도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출처 : 동아쏘시오홀딩스 인재개발원
첫째, 비대면 교육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반수 이상이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오프라인(대면 교육)보다 좋았다는 의견이 53%, 오프라인과 비슷했다는 의견이 34%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비대면 교육이 목표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였습니다. 하지만 오프라인 교육보다 부족하다는 13%의 의견에 대한 개선점도 찾아야 했습니다.
둘째, 주관식 문항의 텍스트 분석을 통해 장/단점이 모두 “집중”이라는 키워드가 가장 많이 도출되었습니다. 설문 세부 내용을 살펴보니 집, 회의실과 같은 독립된 공간에서의 수업은 대면 교육보다 집중도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사무실과 같이 모두가 함께 있는 공간에서 강의를 수강한 경우 업무전화나 현업진행 등으로 인해 대면 교육보다 집중도가 많이 떨어진다고 응답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앞서 보았던 오프라인 교육보다 부족하다는 피드백의 개선점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출처 : 동아쏘시오홀딩스 인재개발원
즉, 동아쏘시오그룹 내 비대면 교육 수강생들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적응문제보단 학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조성 여건에 따라 교육 효과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내부적으로 ‘슬기로운 비대면 교육’ 교육안내 포스터를 제작하면서 학습장소 확보를 가장 첫 번째 원칙으로 강조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교육 진행에 앞서 독립된 공간에서 수업을 들을 것을 지속적으로 권장하면서 조금씩 단점들을 보완해 나가고 있습니다.
사례를 보시면서 우리가 어떤 부분들을 고민해야 할지 감이 오셨나요? 비대면 교육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방식에 교육생들이 잘 적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과정이 목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작업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급격한 변화 속에 새롭게 도입된 교육형태인 만큼 지속적인 진단, 개선 없이 비대면 교육의 효과성을 보장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정리해보면….
결국, 기업교육의 본질은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을 제공하여 성과로 이어지도록 지원하는 것입니다. 이는 앞에서 말씀드린 비대면 교육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근본적인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의 교육이던 교육의 본질을 충족할 수 없다면 효용가치를 잃게 됩니다.
판데믹 이후 비대면 교육의 역할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비대면 교육이 그 효과성을 충분히 증명한다면 판데믹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활용되며 대면 교육과 함께 시너지를 낼 것입니다. 반대로, 지금 효과성에 대한 의문만 남기게 된다면 대면 교육에 대한 필요성만 더 커지면서 보조적 역할에만 그칠지도 모릅니다.
“2년 걸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2개월 만에 이뤄졌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가 올해 5월 열린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했던 말이라고 합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우리의 삶이 얼마나 급격하게 변화했는지를 함축적으로 말해줍니다. 기업교육에서도 정말 많은 변화가 진행되었고, 진행 중입니다. 이 변화의 끝에 비대면 교육이 성공적으로 정착해서 교육생과 교육담당자 모두에게 꼭 필요한 학습도구로서 인식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HR AMBASSADOR 1기 모상필
우와 잘 읽었습니다
멋진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