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좋은 온보딩이란 무엇인데?’
이 질문은 요즈음 내가 한창 갖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이다. 평생 직장이란 개념은 진즉에 사라진 지 오래이다 보니, 사람들은 이직을 당연시 여기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기업들은 저마다의 온보딩 프로그램을 점검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현재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작년 10월, 70명 수준이었던 임직원 수가 4개월 만에 120 명을 달성할 정도로 가파른 인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조직이 커져감에 따라 다양한 배경을 지닌 구성원들이 합류하게 되었고, 이들과 조직을 잘 융화시킬 수 있는 온보딩 프로그램이 절실한 상황이 되었다.
물론 우리 조직 역시 신규 입사자를 위한 온보딩 프로그램이 있다. 구글의 신규 입사자들인 뉴글러(Noogler)들에게 모자를 씌워줌으로써 환영하듯이 우리 역시 온보딩의 일부로 신규 입사자들의 책상 위에 환영의 의미로 노란 풍선을 달아주고 우리의 정체성이 담긴 웰컴키트를 선물한다.
하지만, ‘이런 위트 있는 요소들만이 좋은 온보딩일까? ‘라는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울 수가 없었다. 분명히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 것 같은데, 놓치고 있는 기분이랄까?
그런 와중에 프레쉬 코드 HR 유승미 님의 강연 <구성원을 사로잡는 온보딩 비결> 을 듣게 되었고 강연의 핵심을 아래와 같이 5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다양성 인정하기
온보딩은 신규 입사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의 핵심가치(Core Value)와 조직문화에 대한 소개를 통해 업무와 조직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이들은 각기 다른 배경(Background)과 가치관을 가졌기 때문에, 신규 입사자들이 조직에 적응하는 방식, 적응 기간, 그리고 가치관의 다름에 대해 인정하고 존중하는 배려가 필요하다.
Meta(舊 페이스북)에서 Gloval Diversity Program Manager로 일했던 Sonja는 Inclusive Onboarding을 통한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강조하며, 모르는 것의 즐거움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신규입사자와 기존 구성원들이 서로의 지식과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조직 차원에서 마련함으로써 이것이 실현 될 수 있다고 하였다.
2. 신뢰 다지기
온보딩은 조직과 신규 입사자 간의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온보딩을 경험하면서 ‘이 조직은 건강한 조직이구나’ 그리고 ‘이 조직에서라면 앞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입사자들이 직면한 문제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일련의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신뢰는 저절로 쌓이며, 신규 입사자들의 소프트 랜딩을 위한 큰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HYBE의 경우 Win Together라는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핵심가치를 신규 입사자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미션&클리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신규 입사자가 갖고 있는 문제를 조직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서로 간의 신뢰를 쌓도록 하고 있다.
3. 조기 퇴사 방지의 노력
온보딩의 주된 목적 중 하나는 조기 퇴사의 방지이다. 2021년 8월 사람인 HR 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의 무려 61%가 입사 초기의 부적응으로 조기 퇴사를 고민했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인재(Talent)를 채용했더라도 이들이 잘 적응하지 못하고 조직을 떠나게 되면 무용지물이다. 따라서 좋은 온보딩 프로그램은 조기 퇴사율 관리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한다.
이 고민은 신규 입사자들이 주로 어떤 생각을 하는 가를 고려해보면 비교적 수월하게 답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인에서 실시한 ‘온보딩 경험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신규 입사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각각 ‘내가 잘 하고 있는 걸까(38.3%)’, 내가 이곳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32.5%)’ 그리고 ‘이런 내용을 물어봐도 될까(22.1%)’ 였다고 한다.
4. 건강한 조직문화 설계를 위한 발판
성공적인 온보딩 경험을 통해 조직에 잘 적응한 구성원들은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온보딩 그리고 나아가 조직 문화의 관점에서 개선점(Idea)를 내게 된다. 그리고 이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온보딩과 조직문화는 발전해 나아갈 것이며, 이런 선순환은 결국 건강한 조직 문화라는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 즉 좋은 온보딩은 건강한 조직 문화 설계를 위한 발판인 셈이며, 조직 차원에서 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우리 조직의 경우 신규 입사자들과 합류 시점 2주 뒤에 한 번의 티타임을 갖고, 3개월 수습기간을 마친 뒤에 온보딩 만족도 설문지와 함께 추가적인 티타임을 갖는다. 여기에서 받은 피드백은 적극 수용하여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5. 결국엔 진심이 담겨야 한다.
앞서 나열한 요소들은 결국엔 진심이 담겨야 한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 우리 모두 인간이기 때문에 몸 담게 된 조직이 온보딩을 단순한 절차의 일부로써 인식하고 있는지 아니면 진심을 다해서 프로그램을 구성했는지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이런 진심은 어떻게 담을 수 있고 또 전달 할 수 있을까? 그것의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우리가 왜 이런 온보딩 프로그램을 설계하였고, 그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었고 더 나아가 앞으로 우리가 계획하고 있는 것들은 무엇 인지를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2년 여간 이어진 팬데믹은 우리 사회를 빠르게 바꿔 놓았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원격 근무의 활성화다. 이로 인해 구성원 들 간의 물리적인 접점이 많이 사라졌고, 오프라인 상에서 이뤄지던 활발한 교류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여기에 맞춰 온보딩도 변화해야 한다. 물리적인 제약을 이겨내고 성공적인 온보딩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신규 입사자들의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는 역지사지의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우리 조직에서 준비 중인 프로그램을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할 것 같다. 조금은 막막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선 일부 해답을 얻은 것 같아 발걸음은 가볍다.
마지막으로, 온보딩에 고민인 인사 담당자들 그리고 온보딩 과정 중에 있는 신규 입사자들 모두 성공적인 온보딩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잘 읽었습니닷 공감도 많이되네용!!! 저도 저희 온보딩을 한번 더 돌아봐야겠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