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직장인들이 매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어쩌면 잠들기 전부터 이런 생각을 하곤 한다.
‘아, 출근하기 싫다.’
분명 취업준비생일 때는 누구든, 어떤 일이든 시켜만 준다면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직장인이 되니 일하기 싫다는 말을 숨 쉬듯이 내뱉고 있다.
특히 직장에서 힘든 하루를 보낸 날에는 멍하니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나. 뭘 위해 이러고 있나. 이러고 있는 게 맞는가.’
하지만 늘 답을 찾지 못한 채 잠이 들고 또 다시 아침을 맞이한다.
‘우리는 왜 일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기 전에 이것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나는 왜 살지?’
단순한 질문이지만 막상 답하기는 어려운 심오한 질문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단순한 질문에 답을 하기 어려울까?
<KBS 대화의 희열>이라는 프로그램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질문에 답을 찾기 어렵다면, 어쩌면 질문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인생의 의미가 뭘까?’ 가 아니라 ‘나의 인생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를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 : KBS 대화의 희열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조금은 충격이었다.
왜 지금까지 질문에 대한 의심은 해보지 않았을까?
인생의 의미는 누가 정해놓은 것도 아니고, 누가 정해주는 것도 아니다.
정답이 없는 문제에서 정답을 찾기 위해서는 내가 정답을 만들어야 한다.
이처럼 우리의 인생도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는 것이 아니라,
내 인생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할 것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처음 질문도 바꿔보자.
‘왜 일해야 할까?’가 아니라 ‘나의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로 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여한 넷플릭스 다큐 <일 :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을 보면서
나는 지금 내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이 다큐는 4부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는지를 보여준다.
출처 : 넷플릭스 다큐 <일 : 우리가 온종일 하는 바로 그것>
세 곳의 다른 장소와 세 개의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일이라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돈을 버는 수단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소명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나의 일에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 고민하기 전에 현재 나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나는 일하면서 언제 즐거운가? 어떤 일에 목적의식을 갖는가? 좋은 직업이란 어떤 직업인가?
일을 하는 이유는 개인마다 다르다.
생계를 위한 수단, 소속감, 능력에 대한 인정, 누군가에게 미치는 영향력 등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생계의 수단으로 시작하지만 먹고 살 정도가 되면 다른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래서 이제 더 이상 평생직장이라는 말은 매력적이지 않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의 대부분은 본인과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의 의미였기 때문에,
같은 회사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는 것을 가치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즘 세대의 이직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생계만을 걱정하는 세대가 아니고, 그 대신 이전 세대가 하지 않았던 고민들을 더 많이 하고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은 뭐지? 어디에서 더 성장할 수 있지?
즉, ‘직장이 곧 나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던 시절은 지났다는 말이다.
물론 일하는데 꼭 거창한 의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일은 그저 생계를 유지하는 수단일 수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자본금을 모으는 수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자신이 스스로 일에 부여한 의미이다.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오로라’에 근무하는 테크니컬 매니저 카르틱은 이렇게 말한다.
“다양한 경험을 모으는 게 제 커리어라고 생각해요.
여행에 비유하자면 세계의 한곳에 멋진 리조트를 구해서 휴가 때마다 거기만 가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매번 다른 나라에 가고 싶어 해요. 커리어도 그러면 좋지 않겠어요?”
심리학에는 자기충족예언이라는 개념이 있다.
자기충족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란 어떤 것이 이루어질 거라고 강력하게 믿는다면,
그 기대가 행동을 변화시켜 그 믿음을 실제로 이루어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지금 당장 그 의미를 찾지 못한다고 해도 우리는 끊임없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내가 스스로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지 명확히 알고 있다면,
언젠가 나도 모르게 그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생각이 든다면,
빈 종이를 꺼내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적어보자.
지금 나에게 일은 어떤 의미인가.
나는 앞으로 나의 일에 어떠한 의미를 부여하고 싶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