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할 수 없지만 포기할 수도 없다_평가/보상 시작점에 서서.

**본 아티클은 “Wanted Con. Young STAR : 주니어 HRer가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의 Session 15. “완벽할 수 없기에 완벽을 추구할 수 있는 평가/보상”의 리뷰 아티클입니다. (https://www.wanted.co.kr/events/wantedcon16)

나도 스마트하게 일 하고 있지 못하다. 더욱이 평가/보상과 관련해서 시간을 내서 들을 만한 조언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경험을 했거나 날카로운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지도 못한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HRer로서 일한지 1년, 2년.. 어느덧 만 5년을 채운 지금. 내가 하고 있고, 사랑하는 일로 20분 정도는 썰을 풀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하다. 나에게 그랬듯, 누군가에게 스스로에게는 다짐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때로는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안도하는 시간이 되었길, 몇 가지 문장은 나도 이렇게 해봐야겠다,로 마무리 되길 바라며 “주니어 HRer가 스마트하게 일하는 방법”에 대해 다뤄본다.

 

HR이 다 해야 한다. vs HR이 다 할 수 있나?

 

인사담당자를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극단적으로는 두 가지로 나뉘는 것 같다. 회사에서 힘있는 사람 vs 회사에서 뭐하는지 모르겠는 사람.
친한 후배들의 날 것 그대로의 질문을 들어봐도 그렇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여전히 생소한가 보다.

“형, HR은 무슨 일 해요?”
“인사팀이면 되게 힘 있는 거 아니예요?”
“왜 HR을 선택했어요?”

내가 뭘 하냐고..? 음… 

사람에 관련된 모든 일을 한다. 경영진과 직원, 두 가지 신발을 번갈아 신는 일이다. 골키퍼같은 일이다.. 등등 날이 갈 수록 늘어가는 건 스스로에 대한 메타포 뿐이지만(..) 아직까지 사무실 컴퓨터 바탕화면에 있는 입사 당시의 이력서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다. “임직원들이 매일 최고의 만족감을 느끼며,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임직원이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스스로 내린 HR이 하는 일의 정의였던 것 같다. 그리고 HR이 이렇게 할 수 있다는 믿음과 용기, 때로는 잔다르크가 되어야한다는 사명감은 분명 나에게 큰 자산이었다.

지금은 좀 다른 생각도 든다. 특히 평가/보상 업무를 대하면서는 더욱 그렇다. 최고의 회사를 만드는 것은 내가, HR이 아닐 수도 있다. 누구 하나가 뚝딱 만들어내는게 아닌, 임, 직원을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함께 만들어나간다고 믿는다. 똑똑한 HR이 되는 것, 전지전능한 HR이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우리 조직에 가까운 HR이 되는 것도  놓칠 수 없다. 잔다르크도 기본적으로는 아주 충실한 조직원이었으리라.

하루에도 몇번씩 잔다르크와 소시민을 오가는 HRer들과 오늘 다루고 싶은 토픽은 아래의 세 가지이다.

  1. 평가&보상은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다. (HR은 다 할 수 있다. or HR이 다 해야 한다.)
  2. 확실한 것은 계속 바뀔 거라는 사실 하나 뿐이다. (HR이 다 할 수 없다. 조직에서 답을 찾자.)
  3. 평가/보상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렇게 획기적인 것도 아니다. (다양한 HR이 이미 다 하고 있다.)


1. 평가&보상은 조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이다.

각 조직은 추구하는 바가 있다. 슬로건, 비전, 또는 Code of Conduct, 여러 방식으로 표현되는 조직의 방향은 곧 인사정책이 되고, 평가&보상 방식으로 구현된다. 현재 내가 몸담고 있는 엔카닷컴은” O2O를 잇는 신뢰와 기술로 차량을 사고 파는 모습의 진화를 만듭니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고객에게 “신뢰”를 주기 위해서 이 업계에서 오랜 시간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유지하고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기술”을 통해 차량의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것도 치열하게 추구해야 한다. 시장에 대해 가장 잘 알고, 가장 적절한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피드백을 받고, 좋은 보상을 받는 구성원은 이 중요한 가치를 내재화하고 있거나, 나날이 키워나가는 사람이다. “진화”의 과정을 만들어 나가는 사람을 핵심인재로 여기는 곳이다.

각 조직의 전략과 평가&보상 정책은 이 것보다는 훨씬 복잡하다. HRer라면, 평가&보상 담당이라면, 복잡한 내용을 이해하고, 전달해야 한다. 각 기업이 어떤 것을 추구하는지, 평가&보상 정책으로 구성원들에게 효과적이고 명징하게 전달해야한다. 평가&보상 정책을 세우고 다듬는 것은 우리 조직이 가는 방향을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따라갈 수 있는 등대를 만드는 첫 걸음이다.

단순히 “조직 구성원의 성과를 극대화한다”, “핵심인재를 유지한다”는 것은 평가&보상 정책이 될 수 없다. 어떤 것을 “성과”로 정의하는지, “핵심인재”는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는 것은 HR만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이 과정이 날카롭고 세련될 수록, 조직의 혼란이 줄어든다. 모두가 다 중요하기 때문에 모호한 평가&보상 정책을 세움으로서 핵심인재를 평범한 구성원과 동일하게 대해서는 안된다.

여기서 스스로에게 물어볼 시간인데, 구성원에 명징하게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 몸담고 있는 조직이, 우리 팀이 추구하는 바를 이해하고 있는지 자문해보자.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면, 누가 알고 있을지 생각해보자. 그리고 그 누군가가 팀장이면 팀장, 담당 임원이면 임원에게 물어봐서 알아내야 한다. 일을 좀 더 열심히 하거나, 잘해서 당신의 confidentiality를 증명하는데 성공했다면 그 과정은 조금 더 수월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나부터 평가를 잘 받아야 한다.

2. 확실한 것은 계속 바뀔 거라는 사실 하나 뿐이다.

각 조직은 추구하는 바가 있다. 그리고 그 추구하는 바는 조직마다 다르고, 시기마다 다르다. 구성원들의 성정, 업계의 특성 등,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평가제도를 꿈꿨던 우리는 이제 알고 있다. 완벽한 평가제도, 완벽한 인사제도는 없다는 것을 말이다. 하지만 이 아티클의 제목처럼, 완벽할 수 없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된다. 완벽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변수들의 변화에 안테나를 높게 세우고, 빠르게 수용해서 적용하는 것 밖에 없다. 내가 할 일이 끝이 없다니. 평생 직업이 따로 없다.

HR이 안테나를 세워야 하는 첫 번째는 우리 조직 내부의 변화다. 2020년에 20주년을 맞이한 엔카닷컴은 사내 벤처로 시작한 정말 “어린” 조직이었다. 조직 구성원들도 어린 조직, 젊은 조직을 거쳐 어린 엄마 아빠들이 많은 조직이 되었다. 가정의 평화와 업무적인 성과를 잡기 위해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사는 구성원이 많은 조직이다. 그 노력을 대신해줄 수는 없겠지만, 불필요한 일에 관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인사적으로 젊은 엄마 아빠들이 일 하는데 어려움이 없게끔 고민하다보니, 역으로 배우자가 사내추천으로 입사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너무 기혼자 위주로 정책이 가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근 2~3년간은 신입 입사자들이 많이 늘어나는 변화가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정말 할 일이 끝이 없다. 너무 행복하다.

내부의 변화 뿐 아니라, 외부의 변화도 너무나 빠르다. 고객들의 니즈는 다양해지고 채용시장에서 만나는 밀레니얼 세대는 과거와 다른 경험을 회사에 요구한다. 좋은 개발자 품귀현상이 일어나 핵심 개발인력이 조직을 떠나지 않도록 지키면서 외부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인사담당자들의 고민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몸담고 있는 커뮤니티나, 원티드에서 HR앰버서더 활동을 하면서도 외부의 상황을 잘 살피지 않으면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건 시간 문제라는 불안감이 엄습하기도 한다. 나아가 코로나로 인한 언택트 근무환경 같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고, HR은 이 변화에 빠르게 응답하게끔 요구받고 있다.

변화는 너무나 빠르지만, HR 조직, HRer들이 그 속도를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다. 동시에 HR 조직의 변화의 속도가 느린 것은 안타깝게도 태생적인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나아가는 배가 길을 잃고 떠내려 가지 않도록 잡아주는 닻의 역할을 하기도,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골을 넣고 올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우리 골문을 지키는 수문장이 되기도 해야하는 조직이니까. 하지만 이런 태생적인 한계 탓을 하고만 있을 수는 없으니.. 짧은 팔다리라도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우선 주니어 HRer라면, 이 문장을 기억해서 잘 써먹어 보길 권한다. “제가 잘 몰라서요, 좀 알려주실 수 있나요?” 사내 기술 세미나가 있다면, 프로젝트 회고 미팅이 있다면, “한 수 배우러 왔습니다.”하며 머리를 긁적이며 들어가 보길 권한다. HR에서 여기 왜 왔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 정말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 배우러 왔다고, 이해하고 싶다고 말하는 HR주니어를 거부하는 조직은 없다. 오히려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고, 이런 어려움을 갖고 있다는 것을 회사에서, HR에서 함께 고민한다고 느끼는 바가 더 크다. 주니어 HRer라면, 문지방이 낮은 HR, 각 조직에서 고민이 있을 때, 거리낌 없이 빠르게 찾을 수 있는 HR이 되기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아직 그들이 원하는 답을 주기에는 경험도, 지식도 부족할 수 있다. 때로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는 것 만으로 조직의 신뢰주고 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경험도, 지식도 두텁게 쌓이는 것은 덤이고.

3. 평가/보상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렇게 획기적인 것도 아니다.

e-HR시스템 또는 ERP를 다루면서, 다양한 Best Practice를 접하면서도, “우리와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조직이니까, 그 시기였으니까 가능했던 일이고, 우리의 상황은 너무 복잡해서, 잘 맞지 않는다고 말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의 상황이 Best Practice로 대응할 수 없을만큼 실제로 특수한 상황일까. 우리는 상황을 좀 더 심플하게 구성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사실 이미 많은 레퍼런스들, 연구자들, 선구자들이 재료는 충분히 모아 두었다. 주니어 HRer라면, 이 재료들을 충분히 공부하고 익혀두어야 한다. 결국 조합법만 다를 뿐.

금전 보상을 예로 들면, 이제는 직군별, 직무별 Pay-band가 다른 것은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다. 개발직군 대졸급 신입의 연봉이 비개발직군의 그것보다 높은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이기까지하다. 나아가서는 팀별, 개인별 Pay-band를 다르게 가져가는 곳도 있다. 보육수당, 자격수당, 역량급, 식대, 복리후생지원금, 체력단련지원금..  그 이름의 다양성 만큼이나 성격도 다양하다. 고정급 외에 성과급은 어떨까. 삼성전자의 PS, PI는 이제 클래식이다. 현재 “성과”라고 할 만한 게 없는 기업은 미래의 성과에 대한 보상을 거래한다. 스톡옵션, 스톡그랜트옵션, LTI, RSU, ESPP.. 다양하기도 하다. 하지만 다양해보이면서도 소득세법에 다 명시 되어 있는 “근로소득”이기도 하고.

때로는 직접적인 금전보상보다 깔끔한 오피스, 신박한 복리후생은 채용브랜딩, 혹은 마케팅적으로 크게 와 닿기도 한다. 한 때 듀얼모니터와 허*밀* 의자는 개발자에 대한 대우를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시그널이기도 했다. 이제는 전혀 신박하지 않지만. (요즘 듀얼모니터 준다고 하면 영혼까지 끌어모은다고 하겠지..)

평가에 있어서는, 상대평가의 시대가 가고 절대평가, 그리고 피드백이 대세로 뜨고 있는 것 같다. 아예 등급 자체를 폐지하는 곳도 있고, “잘 하고 있으나, 좀 더 노력하면 아주 성공적일 것”의 의미를 담은 등급 표현방식을 사용하는 곳도 있다. 피드백을 통한 구성원의 성장이 중요하다,는 메세지도 요즘의 트렌드인 것 같다. 평가와 보상의 연결고리 자체를 끊으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그런데 위에서 나온 성과급, 스톡옵션, 상대평가, 절대평가, 피드백.. 이런 말들이 엄청 새로운 말들은 아니다. HR 선배들을 통해 배우고, 좋은 글들을 많이 접하고,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다보면, 처음엔 너무 다양해서 답이 없다고 느끼다가도, 이 복잡한 것들이 사실 돌고도는 내용임을 알게 된다. 주니어 HRer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아주 획기적인 안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옵션들을 익히고,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우리 주니어 HRer들이 “완벽한” 평가/보상 제도를 만들어 내야한다는 조바심을 하루 빨리 버리길 바란다. 완벽한 답이 없기 때문은 아니다. 이 일을 하며 어느 순간에나 답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답안지가 서술형인데다가 사회, 조직, 사람이 계속해서 바뀌기 때문에 계속 보완해가야 할 뿐. “정답이 없다”는 표현으로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함께 서술형 답안을 써내려 가며 서로 비교해보면서 완벽을 추구해 나갈 수 있으면 한다.

지금은 재료를 많이 모으고, 허락되는 한에서 조합법을 시험해볼 시간이다. 상대적으로 큰 기업에 있다면, 다양한 재료를 모으는 데 좀 더 수월함이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작은 기업에 있다면, 조그맣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열려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 중요한 것은 현재의 조직에서 경험과 지식을 키우고, 현재하고 있는 일에서 스스로를 증명하며 믿을을 얻는 일이다.

아직은 “완벽한” 평가/보상 제도를 만들기에는 분명 내공이 많이 부족할지 모른다. 하지만 완벽해지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지 말되, 조금씩 발전해 나가자. 나부터 조직의 방향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구성원들에게 명확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내/외부의 변화에 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안테나를 높게 세우고, 지금 모을 수 있는 다양한 재료를 모으다 보면, 어느 순간 하수는 벗어나 있을 것이다. 문지방이 낮은 HR을 하며 조직의 고민을 함께 한다면, 우리 조직의 변화에 맞춰 함께 변화한다면, 우리 조직에 꼭 맞는 인사제도를 기획하는 것도 그리 먼 일은 아닐 것이다. 길어야 5년 안에 우리에게 일어날 일이다.

 

공유하기

Share on facebook
Share on linkedin
Share on twitter
Share on email
0 개의 댓글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인살롱 인기글

error: 컨텐츠 도용 방지를 위해 우클릭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로그인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문의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로그인
벌써 3개의 아티클을 읽어보셨어요!

회원가입 후 더 많은 아티클을 읽어보시고,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
Close Bitnami banner
Bitnam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