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길을 고민하는 취준생들을 위해(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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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한 중소기업의 인사팀에서 어느덧 3년차를 바라보고 있는 주니어 HRer입니다. 🙂 

제 주변에 취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이 많이 보이는데요. 인사 쪽으로 커리어를 쌓고 싶은데 스펙도 없고,
실무 경험을 쌓아야 하는데 어디서 쌓아야 할지 모르겠고, 눈을 낮춰 어디든 들어가야 하나… 막막함을 느끼는 주변 후배들을 보면서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취준생 때 실제로 궁금했던 내용들과 중소기업에서 인사팀으로 근무하며 느낀 점을 Q&A 형식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저 역시 혼란스럽던 시기가 있었고, 여전히 완벽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방황하는 취준생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부디 제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시길 바라요!

<1>편 먼저 보기 

 

4) 중소기업 인사팀에서 일하면 어떤 점이 힘든가요?
높은 자유도를 가지고 있다는 말은,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체계가 없다는 것일 수도 있어요. ^_^
특히 주니어 연차일 때는 어떤 사람에게 일을 배우느냐가 정말 중요할 것 같은데, 체계가 없는 인사팀일 경우 사수가 퇴사해서 내가 혼자 맨땅에 헤딩하며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 인사팀의 업무는 경계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원래 하던 업무 외에 추가적으로 해야할 일들이 생기기도 해요. 채용 브랜딩이나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더욱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콘텐츠 마케터가 돼야 할 때도 있고, 사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간식을 주문하고 의자를 나르는 노동을 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구성원과 조직의 성장’이라는 공동의 목표 하에 필요한 일들은 유연하게 인사팀에서 해야 할 수도 있어요. 설령 그게 인사팀의 업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말이죠! 

사실 저도 입사한지 4개월차쯤 사수분이 퇴사하시고 저 혼자 고군분투했던 경험이 있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가 가장 힘들면서도 많이 성장했던 순간이 아닐까 싶네요. 인사 제도를 기획하는 방법을 몰라서 인터넷에 무작정 검색을 해봤고, 답이 나오지 않아서 주변 인사팀 지인들을 수소문해보기도 했죠. 왜 아무도 나에게 답을 알려주지 않을까 하며 환경을 원망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게 혼자 고군분투했던 시간들이 절대 헛된 건 아니더라고요. 내가 어렵다고 느끼는 것들은 다른 중견기업, 대기업 인사팀도 똑같이 어렵다고 느끼는 영역이고 절대 다른 조직에 만능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요. 그냥 우리 조직에 맞게, 우리 조직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을 기획하고 제도로 만드는 게 인사팀의 역할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느낀 것은, 여기서 만든 제도들이 때로는 주먹구구 형태일 수도 있고,  대기업에서 하는 것처럼 체계적이진 못하겠지만 그만큼 유연하게 조직의 입맛에 따라 제도를 빠르게 보완하고 끊임없이 개선시킬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에요. 따라서 내가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내가 어떤 환경에서 HR커리어를 쌓고 싶은지, 내가 어떤 상황에서 가장 성취감을 느끼며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기업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아요. 

 

 


5) 인사팀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역량

역량?까지는 거창하지만ㅎㅎ 인사팀에서 일하면서 가장 만족도가 높을 것 같은 성향이나 성격은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회사 규모에 따라, 조직 특성에 따라 많이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속한 조직과 구성원들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경청하는 자세를 가지고 관심을 가지는 것에서 인사팀이 할 수 있는 일이 시작된다고 느꼈기 때문인데요. 현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책상 위에서 이런 제도, 저런 제도를 구상하는 것만으로는 조직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기대하기 힘들어요. 인사팀 직원이라면 누구보다 현업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이 더 업무에 몰입할 수 있을지 다양한 측면에서 끊임없이 고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제로 저도 인사팀으로서 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얻은 경험이 있어요. 신규 입사자분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회사에 잘 적응하고 계신지, 힘든 점은 없는지 여쭤봤는데 당시 많은 분들이 입사 첫 날의 경험을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물론 제가 인사팀이라 강하게 말씀하진 않으셨지만(ㅎㅎ), 입사 첫 날부터 업무를 하느라 정신 없고 당황스러웠다는 말을 듣고 우리 회사의 온보딩이 불친절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죠. 그 후 다른 분들에게도 의견을 구하며 입사 첫 날 어떤 것이 더 보완되면 좋을지에 대한 의견을 모았고, 저는 이를 바탕으로 ‘온보딩 가이드’를 만들어서 신입사원에게 배포하자고 제안했어요.

그래서 노션이라는 툴을 활용해서 우리 회사에 들어와서 알아야 할 정보들, 입사 첫 날 적응하기 위해 많은 신입사원분들이 하는 질문들, 회사생활 꿀팁들을 문서화하여 정리해두었죠. 그리고 입사 첫 날 모든 신입사원이 그 가이드를 읽을 수 있도록 타임테이블을 만들어 리더들에게 배포했습니다. 인사팀이 제도나 가이드북을 만들고 배포했을 때, 모든 직원들이 관심을 가지고 바로 활용하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다들 현업에서 일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당장 내 일 하기 바쁘니 온보딩 가이드가 처음 나왔을 때는 대부분 무관심했죠. (그리고 현업에 파견을 나가서 일해본 제 경험상,,, 인사팀에서 내는 공지는 광고처럼 빠르게 스킵하기 쉽더군요ㅎㅎ…) 

그래서 사내 공모전에 제가 만든 ‘온보딩 가이드’를 출품했어요. 더 많은 직원들이 ‘온보딩 가이드’가 왜 탄생하게 되었는지, 우리 회사의 온보딩이 왜 바뀌어야 하는지 알고, 공감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그러자 정말 그 공모전 이후로 많은 분들이 온보딩 가이드에 관심을 가져 주시더라고요. 신입사원분들은 제게 오셔서 “온보딩 가이드 덕분에 입사 첫 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라고 말씀해주시고, 다른 리더분은 제게 “온보딩 가이드 덕분에 신규 입사자에게 쏟아야 하는 불필요한 리소스는 줄어들고, 대신 더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라며 감사 인사를 해주시기도 했어요. 이제 저희 회사에 입사하는 모든 신규 입사자 분들은 입사 첫 날, 필수로 온보딩 가이드를 읽으며 업무를 받기 전에 회사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처음엔 그저 구성원들이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는 점들을 해결해주고 싶다는 작은 의무감에서 비롯된 프로젝트였지만, 제가 만든 가이드로 회사 전체의 공기가 달라지는 것을 느끼며 ‘이게 HR의 힘이구나’를 새삼 느끼게 된 계기였죠. 이런 경험 덕분에 제가 여전히 힘을 얻으며 HR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6) 내가 생각하는 ‘HR’이란 

누군가는 ‘HR’의 역할이 경영진과 직원들을 잇는 연결다리라고 하더군요. 사실 처음에는 그 말이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HR이 어떻게 연결다리가 되지? 직원들은 인사팀이라고 대화하기도 꺼려하고, 경영진에게는 다가가기 어려운데…내가 이 회사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걸까?’ 

스스로 자괴감도 들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어요. 그런 생각이 들 때, 우연히 한 기업의 인사 담당자분과 대화를 한 적이 있는데요. 그 분이 그러시더라고요. 

“근데, 그냥 하면 되는거 아니에요? 막 부딪혀봐요. 경영진끼리 하는 회의에도 예쁘게 봐주세요- 하고 들어가보고, 직원들한테도 밥먹자고 들이대보고.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 우리 존재감이 드러나면서 할 일이 생기지 않겠어요?” 

그 말을 듣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어요ㅎㅎ 내가 노력도 해보지 않고 내 역할에 한계를 지었구나. 스스로 난 사원이라서, 난 주니어 연차라서 안돼 하면서 선을 그었구나. 부끄럽기도 했어요.
그 일을 기점으로 경영진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조금이라도 내 것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했고,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티타임을 가지며 조직이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했어요.  내가 우리 회사의 경영진과 직원들의 연결다리이자 우리 회사의 흐름을 만드는 ‘공기’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한 순간, 신기하게도 제 역할에 대한 자부심과 자기효능감이 생기면서 제 일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기도 했죠.😊

따라서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인사팀의 존재이유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이라면, 내가 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겠다!라는 본인만의 명확한 포지셔닝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맞는 커리어 로드맵을 구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마무리하며,
아직 많이 부족한 주니어이고 배울 점이 훨씬 더 많겠지만, 제가 그동안 했던 일들을 글로 정리하면서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경험과 업무들은 회사 규모, 산업군, 조직의 특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모든 분들께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HR이 무슨 일을 하는지 막연하게 느껴지는 취준생분들이나 작은 규모의 조직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을 다양한 HRer 분들에게 제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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