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토스페이먼츠에서 HRBP로 일하고 있는 김인엽이라고 합니다.
HR Ambassador로서 주니어들이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경력개발’에 대한 글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A. 나의 이야기
팀원들의 경력개발에만 관심이 있었고, 인사담당자로서 제 경력개발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회사를 다니던 와중에 예상치 못하게 다른 조직으로 이동하게 되었죠. 이전 팀에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직무를 맡으면서 HR담당자로서의 미래가 그려지지 않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경력개발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옮긴 조직에서의 초기 1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요. 생소한 업무였기에 배울 것이 정말 많았고, 능력 있는 사수들과 함께 일하는 것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업무 외 시간에는 팀을 지나쳐 갔던 선배들의 보고서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직무/조직에 대한 지식은 물론 일하는 방식까지도 함께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지식과 경험을 계속 쌓아가고 있었지만, 이를 활용하여 내 스스로의 역량을 시험해 볼 수 있는 기회는 턱없이 부족했는데요. 항상 선배들이 기획하고 마무리 전 단계의 일을 완성 시키는 일에만 제 역량을 쏟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제가 가지고 있는 역량의 10-20%정도면 충분한 일들이었어요. 여기서 경험했던 4년이 짧은 시간임을 알고 있었지만, 제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으로 이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그 시기에 이직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B. 경력개발의 필요성
저 또한 뚜렷한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경력개발을 생각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예상치 못하게 팀을 옮겼고, 시간이 지나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과 함께 이직을 결정한 케이스였어요. 물론 마음 한 켠에는 뛰어난 선배들로부터 혹독한 트레이닝을 받으며 성장했던 제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도 일부 있었습니다. 이직하고 나서야 ‘이직’ 만이 경력개발의 방법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죠. 오히려 한 회사에서 여러 조직/직무/환경을 경험하며 5년 후/10년 후 모습을 그리는 것도 안정성과 전문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던 것이었어요.
좋은 기회를 손아귀에서 놓친 지금에서는 ‘회사’가 아닌 ‘시장’에서 HR담당자로서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직장에 대한 제 접근 방식을 송두리째 바꿔 준 유튜브 영상입니다. (직장이 아닌 직업을 선택하세요)
이미 제 사례를 통해 느끼셨겠지만, 직장인으로서 경력 개발은 본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본인이 설정해 놓은 Career Path을 위해 회사 차원의 도움이 필요할 때 그 때 인사팀을 찾아가 본인이 원하는 방향으로 Drive을 걸 수 있는 것이 그 사람의 능력이라고 저는 믿고 있어요. 본인이 주도적으로 길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저처럼 예상치 못한 시기와 방향대로 수동적으로 끌려갈 수 밖에 없습니다. 쉽게 말해, 조직 내 부품처럼 뺏다가 꼈다가 할 수 있는 대체 가능한 사람으로 전락하는 것이죠.
C. 본인 진단
제 부끄러운 과거까지 소개하며 경력개발의 중요성에 대해 계속 설파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경력개발은 모두에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개인마다 직장과 업무를 바라보는 관점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인데요. 그렇기에 본인 스스로 경력개발이 필요한 사람인지 철저히 진단해 보고, 만약에 그렇다면 짧게라도 올해/내년에 하고 싶은 업무에 대해 정리해보는 것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아래의 기준을 토대로 제가 경력개발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직장 안에서의 자아 / 직장 밖에서의 자아를 구분하기 어렵고, 집에 돌아와서도 업무가 계속 생각이 난다.
● 업무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교육 및 네트워크 구축에 관심이 많다.
● 내가 맡은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하고, 타인의 평가보다는 내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
● 일을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한다.
D. 경력개발 Path
현재 저는 경력개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데요. 제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찾아봤던 HRer로서 경력개발 방법에 대해 공유 드리고 싶습니다.
① 직무 전환
현재 본인이 인사 담당자로서 큰 만족을 느끼지 못한다면, 1차적으로 직무 전환의 옵션을 추천하고 싶은데요. 타 직무에 비해 인사 직무의 확장성이 크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는 옵션도 많을 뿐 아니라 경험했던 업무와의 관련성도 깊어 적응에 있어 타 직무에 비해 Huddle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② 부서 이동
현재 내 직무에 100% 만족하고 있다면, 저는 아래의 기준을 토대로 부서 이동을 고민해 볼 것 같아요.
1) 현재 팀에서 내 커리어를 빛나게 할 업무가 없다면 2) 업무의 난이도 및 복잡도가 Challenging한 수준이 아니라면 3)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게서 배울 점이 많지 않다면 4) 부서 안에서 경험할 업무가 더 이상 남아있지 않다면 타 팀으로의 이동을 고려할 것 같습니다.
③ 이직
이직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경력 개발을 생각할 때 가장 쉽게 택하는 옵션인데요. 이직 당시에는 고려하지 못했지만,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 이직 시 고려 기준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 회사에서 갈증을 느끼는 요소가 무엇이고, 이직 시에는 본인이 느꼈던 갈증이 말끔히 해결될 수 있는지?
● 현재 회사에서 불만을 느끼는 요소가 이 회사에만 존재하는 것인지?
● 유형의 보상 / 무형의 보상 중 본인이 불만을 느끼는 요소가 무엇이고, 이직 시에 그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지?
④ 자격증
다른 직무는 모르겠지만, HR의 경우 인사 전문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노무사라는 자격증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직장을 다니면서 노무사를 공부하는 사람들도 많고, 합격한 이후에는 본인의 업무 경력을 살려 법인을 개업하는 케이스도 주변에서 종종 있었는데요.
직장을 병행하며 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한 선배들이 주었던 조언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 실행을 두려워 하지 않아야 한다. 수험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진입을 하지 못하고 합리화하며 포기할 바에야 바로 수험 공부를 시작하고 수험 자체가 본인에게 맞는 지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 공부에 흥미를 느끼는 동시에 1주에 필요한 최소 공부 시간이 마련된다면, 단기간 내 승부를 보아야 한다. 길어야 3년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 3년이 넘어가면, 수도승(?) 같은 생활을 지속할 수 없을 뿐더러 스스로도 가성비가 떨어지는 자격증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⑤ 대학원
크게는 국내/해외 대학원의 옵션이 있습니다. 국내 대학원은 노사관계학 혹은 경영학 두 갈래로 볼 수 있고, 해외 대학원은 MBA 혹은 경영대학원 내 석사 Course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 국내 대학원은 주간이 아니라면, 직장을 병행하면서 야간 혹은 파트타임 대학원을 이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학원을 다녀보지 않았기 때문에 장단점에 대해서는 후기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는데요. 국내 대학원의 경우 업무 전문성 향상보다는 네트워킹에 장점이 많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 본인이 해외 진출에 열정이 있다면, 해외 대학원도 좋은 옵션일 것 같으나 이 경우 비용 (2년에 2억)의 압박과 취업 및 비자 문제가 있어서 결정하기에 앞서 심사숙고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E. Takeaway
고작 5년정도의 HR 업무를 경험한 햇병아리로서, 나의 경험과 생각이 기라성 같은 선배님들에 비해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위 글의 목적은 주니어 HRer들이 통상적으로 느끼고 있는 커리어에 대한 불안함을 해소하고 더 나아가 본인의 커리어를 잘 가꿔갈 수 있도록 서로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혹시나 저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거나 혹은 이미 그 고민을 해결하고 커리어 Step을 차근차근 만들어가고 있는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더 나은 솔루션을 주시는 것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