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보상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열려면..

“우리 회사 평가시스템이랑 보상체계 어떤 것 같아?”

이 질문은 모든 스타트업의 대표와 HR담당자가 함부로 물어볼 수 없는 판도라 상자 같은 질문일 것이다. 과연, 이런 질문을 했을 때 누가 “나 우리회사 평가보상 너무 좋아!” 라는 말을 할 수 있을까? (유명한 외국계 IT 회사는 제외하고 말이다.)

HR담당자라면 아무리 트랜드에 관심이 없어도 개발자 채용, IT업계의 Pay band 구성이 떠들썩한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개발자의 시장단가가 과연 맞는가? 에 대한 물음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반대로 좋은 개발자를 뽑기 위한 중요한 요건은 무조건 연봉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싸고 좋은 차는 없다’, ‘싼게 비지떡’ 이라는 말처럼 개발자 인재를 뽑을 때에도 연봉이 낮으면 좋은 인재를 구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렇다면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라고 만족하는가? IT업계 연봉올리기는 결국 치킨게임이라고 하는 상황에서 스타트업과 IT업계 담당자라면 고민해 봐야할 문제를 ‘나수현’ 리더님의 강의와 함께 고찰해 보려고 한다.

 

보상이란 무엇일까?

회사의 유한한 재원을 누구에게(WHO) 어떻게 (HOW) 줄 것 인가. 결국, 보상의 핵심은 비교인데 비교와 평가를 당하는 입장에서는 알면 알수록 기분이 나쁘고 답도 없다. (쟤가 나보다 일 덜 하는 것 같은데 왜 나보다 연봉이 높지? 라는 생각은 회사 다니면서 한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즉, 보상을 할 때에는 육하원칙에 따라 비교의 결과와 보상을 줘야 할지 고민해 봐야한다. 그렇다면 대기업들은 어떨까? 국내,해외 대기업 사례를 간단하게 알아보면 아래와 같다.

  • 네이버 : 성장 기여한 조직 중심 보상을 강조. 실제 스톡옵션을 통해 주가가 3배이상 상승하여 1인당 약 1,900만원의 차익 발생.
  • 구글 : 기본급 10%인상, 평가와 상관없이 Level 무관하게 1월 1일부터 일괄 인상.

과연 스타트업들이 국내외 대기업들 처럼 현실적으로 보상을 줄 수 있을까? (주고 싶은 만큼 맘껏 줄 수 있다면 스타트업 대표들은 고민이 없을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관리의 기본은 “선을 긋는 것” 이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납득할 만한 등급과 보상 체계를 잡는 것이다. 오래된 조직에서는 오랜 기간동안 유지와 보수로 인해 변동이 어렵지만, 그와 반대로 스타트업은 유동적으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두려워 하여 필요한데 하지 못하는 스타트업들이 많다. 경계를 잘못 그으면 경계선이 있는 사람들이 모호해지고 점점 조직이 커질수록 구체적이었던 것들은 추상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선’ 을 그으려면 제일 먼저 해야하는 작업이 무엇일까?

  • 첫번째로는 직무분석 이다. 직무 분석은 어렵지 않다. 채용을 할 때 JD (job description)가 있다면 직무 분석이 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 두번째는 직무평가 이다. 직무평가는 순위매기기, 분류법, 요소비교법 등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이는 이론적인 내용이고 각 본인 회사의 특성에 따라 분류하면 될 것이다. 예를 들면, 본인의 회사가 정성적인 지표보다 정량적인 지표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직무의 순위를 매길 때 업무마다 우리회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스킬 및 노력에 가중치를 두면 된다. (매출과 이익지표, 어려운 코딩 해결능력 등)

직무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직무등급을 결정하고, pay band 설계와 시장데이터 분석을 하면 되는데 생성 예시는 아래와 같다.

(x축은 직무평가 결과를 직무 등급별로 그룹화 / y축은 마켓데이터) 이 그래프의 핵심은 직무별로 중요도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통은 직관적으로한다. 단, 요소를 바탕으로 분석을 한 결과와 일치하는지는 보아야 한다.

사실 마켓 데이터(시장가격)를 구하기는 쉽지가 않다. 따라서 top-down 과 bottom-up 방식으로 나뉘어 접근 해야하는데, 외국의 경우에는 마켓별로 꽤 정확하게 나눠져 있지만 한국은 데이터가 너무 중구난방이고 특히 IT업계는 마켓데이터가 있는게 맞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최소한의 마켓데이터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혹 우리나라 어떤 기업처럼 “신입 연봉의 상한선을 두지 않겠다” 라는 곳도 있다.)

마켓데이터로 부터 Pay band를 연동하면 위와 같은 예시처럼 만들 수 있다. 마켓데이터의 최소값은 Pay band의 최소값과 동일하게 맞추었다. 위 데이터에서 가장 중요하고 유의미한 지표는 mid값이나, (평균값이기도 하고 분포도를 볼 수 있기 때문) 현실적으로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임의로 mid와 max는 min의 50%로 계산을 하였다.

Pay band를 설계하려면 사전에 많은 의사 결정이 필요한데, 기업이 향후 몇 년간 투자를 받더라도 현금유동성이 얼마인지? 몇 명을 뽑을 예정인지 등의 사업 계획에 따라 또 안정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회사 내부적으로 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결국 이렇게 Pay band를 설계 하게 되면, 직원들 마다 분포도를 볼 수가 있고 시장단가에 비해 우리 회사의 핵심 인재가 낮은 급여를 받고 있지는 않은지 혹시 이직 할 가능성이 있지 않은지를 선제 대응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무조건 Pay band가 장점만 가지고 있을까?

연차가 거듭될수록 연봉은 어떤 히스토리를 바탕으로 올려야하나가 Pay band의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또한 직원들의 연봉 분포를 보면서 이것이 우리가 의도하고 있는 보상 철학에 맞는지를 파악할 수가 있다. Pay band의 outlier를 어떤식으로 조치할건지도, 저임금 직원이 있다면 기간에 걸쳐서 임금의 인상이 필요할까에 대한 것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해당 조직장에게 해당 직원의 퍼포먼스를 유심히 봐야한다고 조언 할 수 있고, 반대로 많이 받는 사람이 있다면 이만큼 받을 만한 경쟁력이 있는지도 지속적으로 평가 해봐야 한다.) 평가에 대한 공정성이 쟁점인데, 성별 간 급여 차이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슈가 없는지 리스크를 미리 대비 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장점들이 있다.

하지만 마켓데이터가 믿을만 한지가 늘 의심된다는 단점도 있다. 포괄 데이터가 부재하기 때문에 연봉 trend는 결국 업계의 선두업체들이 끌고 가고 있는데 마켓데이터에 대한 정보들도 업계 선두업체에게 기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부분들이 있다. 따라서 그에 맞춰서 채용을 할 것인지에 대한 여부는 결정해야 하고, outlier가 너무 많고 Pay band의 폭이 너무 넓으면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현재는 또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워낙에 깨져 있기 때문에 (한국의 채용 시장의 특성상 특이 데이터가 너무많다.) 데이터에 대한 것을 고민해봐야한다. 더하여 너무 작은 규모라면 한두명의 데이터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결국 가성비로 채용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스타트업에서 with payband로 보상체계를 잡으려면 감에 의존한 방식, 투자금액 burn rate, 후보자의 희망금액 과 더불어 후보자 희망연봉의 시장 내 포지션 확인, 직무분석 결과 중요도 기반으로한 구체적인 인건비 계획 등을 통해 설계 해야 할 것이다.

 

글을 마치며 내생각을 잠깐이나마 적어보려고 한다. 일하기 좋은 기업 늘 1위를 하는 구글에서는 보상 커뮤니케이션을 데이터 기반으로 제대로 한다고 한다. 개개인의 보상 데이터에 대해서도 스스로 알 수 있게 끔 하고, 직접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면서 본인의 연봉 히스토리 파악도 가능하게 끔 만들었다.

(구글의 total rewards)

하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radical한 실험을 하였는데, 본인들의 연봉 테이블을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공유하였다고 한다. (나는 이정도의 연봉 레벨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어떠니? 라는 엄청난 투명성…) 나도 인사 업무를 하면서 항상 가졌던 의문은 ‘회사가 이 정도로 이벤트와 복지를 해주는데도 결국 돈으로 받는게 아니면 아니라고 생각하는구나’ 였다. 사실 나도 그렇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부분들도 어떤 시각화를 통해 공유한다면 직원과 회사의 보상에 대한 생각이 조금 더 좁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 내가 근무 하고 있는 회사에서도 최근 시리즈B (270억 규모) 투자를 받고 임직원들과 함께 푸드트럭을 불러 즐거운 행사를 기획하였다. 하지만 직원들의 만족도가 얼마나 되었을 지는 모르겠다. 다들 투자 받았으니 연봉이 오르겠지 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쓸 수 있는 카드가 매우 제한적이고 투자 금액 내에서 가장 완벽한 가설과 실험을 통해 결과를 도출 해 내야하는 고민의 기로에 늘 서있다. 그렇다고 항상 고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의 장점이 무엇일까? 도전, 실패에 두려워 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을 하려면 어느 정도 도전을 해야 하고 그에 맞춰서 늘 고민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직원이 달라는데로 주고, 그냥 마음에 들어서 라는 핑계를 대고 채용과 인력운영을 하다가는 나중에 정말 채용하고 싶은 인원을 못 뽑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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