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참 이상했다. ‘십(ship)’이라는 단어는 프렌드십(Friendship), 파트너십(Partnership)과 같이 보통은 사람 대 사람의 수평적인 관계에 관련된 말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구성원을 대상으로 소수의 리더가 펼치는 영향력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었던 내게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HRD 일을 하면서 리더십과 관련된 공부를 하고 실제로 기업에서 수많은 리더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지금은 리더십이라는 단어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오히려 ‘십’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랄까.
리더십은 HRD의 꽃이라고 불리우며 많은 HRD 담당자들이 경험해보고 싶은 업무 영역 중 하나로 손꼽힌다. 그래서인지 리더십을 정의 내리는 개념도 담당자마다 가지각색이다.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 수직적이고 강한 권력을 바탕으로 한 카리스마 리더십(Charistmatic Leadership), 구성원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섬기는 리더십이라는 의미를 가진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을 거쳐 구성원의 동기를 부여하고 성과를 창출하게 만드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까지 리더십을 수식하는 단어는 계속해서 만들어지는 중이다.
지난번 Wanted Career Talk에서 HRDer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에게 세가지 질문을 던졌다.
당신은 구성원을 어떻게 바라보나요?
당신은 어떤 리더와 함께 일하고 싶나요?
당신은 어떤 구성원이 되고 싶나요?
HRD 업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세 가지 질문에 자기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내리는 과정을 매일 거치고 있다. 2번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멘토 #꼰대 #통제 #임파워먼트 등 개인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이다. 기업에서 HRD 업을 하는 구성원 뿐만 아니라 누군가와 관계를 맺으며 함께 일하는 모든 직장인들에게 각자의 답이 필요한 질문이기도 하다.
누군가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느끼는 것은 업무를 할 때 명확한 방향성과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기 때문일수도 있고 마음 편히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편안함을 주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이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사람은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 자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본인의 성격과 속한 조직의 분위기,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맺음 등의 다양한 조합에서 나타나는 리더로서의 색깔이 곧 그 사람의 리더십이다. 가지각색으로 정의된 리더십의 모든 특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본인의 리더십이 조직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면 그만인 것이다.
좋은 리더십과 나쁜 리더십은 산업 분야나 조직의 생태계와 상관 없이 일관되게 정의되기란 매우 어렵다. 좋은 리더십이라고 판단할 기준을 업무 성과로 볼 것인지, 구성원의 행복감으로 볼 것인지에 따라서도 이는 달라진다. 보통 사람들은 ‘일관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리더십의 경우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조직의 분위기와 문화, 다양한 세대 구성, 비즈니스의 변화 등에 따라 유연하게 리더십의 색깔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이야 말로 좋은 리더가 아닐까? 책에 적혀 있는 리더십의 개념과 종류,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디지털 거인 기업의 리더십 원리들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가진 스타일을 주변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시시각각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리더의 자질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훌륭한 리더와 일한 경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좋은 리더십의 기준이 셀 수 없이 다양하기 때문에도 있고 본인에게 진짜 좋은 리더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일 수도 있다. 직장생활을 계속 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쯤은 깊이 있게 생각해보기를 권유하고 싶다. 항상 바쁘고 정신이 없지만 나와의 짧은 대화 속에서 따뜻한 말 한마디로 몇 달간의 야근으로 고된 심신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위로는 커녕 혼나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업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혹독한 훈련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인지 말이다. 사회 초년생이라고 볼 수 있는 필자에게는 아직까지 따뜻한 말 한마디 던져 줄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 같다.
HR AMBASSADOR 1 기 조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