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첫 채용 담당자는 뭘 해야 하나요?

HR 부서가 따로 존재하지 않다가, 비즈니스가 활성화되고 인력 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HR을 메인으로 담당할 팀과 채용 담당자가 필요한 조직에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기쁨도 잠시, HR팀이 적응 기간을 요구하는 건 욕심일까요.
입사 첫날 “만나서 반갑습니다.”라며 인사드리면, 돌아오는 답변은 “사람 좀 뽑아주세요.” 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 빨리 회사의 성장에 도움되는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이리저리 부딪히며 겪은 경험담 혹은 생존기를 공유드리고자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업무도 많고, 해야 하는 일도 쌓인 와중에, 속도까지 내고 싶은 채용 담당자분들께서 시간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런 분들께 도움될 것 같아요
✔️ 회사의 첫 HR 혹은 채용 담당자로 입사한 분
✔️ 채용 리드타임이 길어져서 고민인 분
✔️ (당장 급해서) 드라마틱한 전략보다는 다큐멘터리가 필요한 채용 담당자

 

✅ 컷오프(Cut-off) 기준 먼저 찾기
채용이 필요한 포지션 발생 시, 하이어링 매니저(보통 각 부서별 팀장)와 함께 프로필 작업을 진행합니다.
정확히 어떤 업무를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수행할 분이 필요한지, 그러기 위해서는 몇 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하신 분이 적합할지 혹은 어떠한 산업 군에서 커리어를 쌓으신 분이 좋을지 등의 프로필을 구체화하는 단계입니다.
이를 통해 JD를 먼저 작성하고, 이후 포지션의 타이틀을 설정합니다.

이같은 JD 작성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컷오프 기준을 먼저 찾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함께 일하고 싶은 인재는 뚜렷합니다. 채용 담당자와 하이어링 매니저 그리고 이해관계자 그 누가 봐도 좋아할 만한 이력/경력을 보유한 분들이니까요.

반면, 지양하고자 하는 포인트는 채용 배경과 목적 그리고 기존 구성원들의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기 마련입니다.
이런 포인트들을 찾아 컷오프 기준을 구체화하면 할수록 서류 검토, 다이렉트 소싱, 그리고 면접 등의 채용 관련 모든 과정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하이어링 매니저가 HR팀에 너무 Picky한 사람으로 비칠까봐 걱정하거나 혹은 입사한지 얼마되지 않아 상호 간 라포(Rapport)형성이 되지 않았을 때는 지양하는 포인트를 솔직하게 전달받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샘플 이력서 준비 & 하이어링 매니저와 함께 검토

관련하여 킥오프 미팅을 하기 전, 진행하는 포지션에 부합하다고 생각하는 가상의 샘플 이력서를 최소 5개에서 10개 정도 준비한 뒤 하이어링 매니저와 함께 검토하는 시간을 가지면 도움됩니다.
상상으로 만들어 보셔도 되고, 어려움이 있다면 여러 채용 플랫폼을 참고하여 준비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 A 후보자는 이직이 잦으셔서 걱정된다.
  • B 후보자는 이런 산업에 오래 계셔서 조직문화에 적응을 못하실 것 같다.
  • C 후보자는 연봉이 자사 Pay Band에는 맞지 않을 것 같다.
  • D 후보자는 직무를 여러 번 바꾸신 점이 마음에 걸린다.
  • E 기업 재직자는 이런 이유 때문에 피했으면 한다.

등의 안되는 이유를 찾으며 컷오프 기준을 구체화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만약,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왜 그런지 끝까지 파고들어 핏을 맞춰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얼라인(Alignment)이 잘 되어야 나중에 두 번 일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 소싱(Sourcing)을 우선순위로 두고 업무 재배치 하기
스타트업은 리소스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가 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을 통해 적합한 후보자를 직접 찾아야 합니다.
그럼 잘 찾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양에서 질이 나온다고 하듯, 많이 보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이 볼수록 채용하는 포지션에 적합한 분을 만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요.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R&R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채용만 담당하기보다는 교육, 보상, 조직문화, 평가, 총무까지 모두 수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시간이 부족합니다.
자본 또한 한정되어 있다 보니, 합격자 연봉의 20~30%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서치펌에 의뢰를 맡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야근을 한다고 해결할 수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채용 플랫폼이 이력서를 열람하는 순간, 후보자에게 리크루터가 이력서를 조회 중이라는 알림이 가는데 후보자 입장에서 퇴근 이후 혹은 주말에 이런 알림을 받는다는 게 유쾌한 경험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야근 많은 회사’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니 기업 입장에서도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 9 to 6 내에 소싱할 시간 먼저 만들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후보자와 연락을 해야 하는 시간은 제한적이다 보니, 소싱 및 컨택은 9 to 6 내에 완료해야 합니다.
그래서 소싱 할 시간을 미리 정해두고 다른 업무를 재배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막상 하고 싶은 업무도 많고 해야 하는 일 또한 쌓인 와중에 속도까지 내고 싶다 보면 이런 고민의 과정을 뛰어넘기 쉽습니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9 to 6를 벗어난 시간에 진행해야 한다면 후보자에게 알림이 가지 않도록 열람을 하지 않고, 원티드 매치업의 ‘찜하기’ 혹은 다른 플랫폼의 유사한 기능을 활용하여 Pool을 모집한 뒤 다음날 다시 확인하며 컨택을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습니다.

인바운드로 들어오는 이력서로는 채용이 어려운 포지션임을 인지하고 있으나, 하루 종일 바빠서 신경을 쓰지 못해 일정이 딜레이 되고 있다면, 소싱을 우선순위로 두고 업무를 재배치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사내 추천 제도(Employee Referral) 장려
사내 추천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 절약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비용조직 적합성(Culture Fit) 그리고 낮은 퇴사율(Retention) 등의 많은 장점이 있지만 사내 추천을 통해 지원하는 분들은 일반 채널 대비 충분한 정보를 접하며 지원하다 보니 면접부터 처우 협의까지의 리드타임이 짧은 편이고, 입사 이후에도 빠르게 조직문화를 받아들이며 수월하게 적응하시니 온보딩 과정에서도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조직에 합류했을 때, 사내 추천 제도가 있기는 했지만 활발히 진행되지는 않았습니다.
사내 추천의 중요성을 깨달은 이후 구성원분들과 일대일 미팅(1 on 1)을 하며 그 원인을 분석해 보았는데 “어떤 포지션을 채용 중인지 모르겠다.”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습니다.

좋은 제도가 있기는 했지만 공유가 되지 않았고, 혜택이 매력적이지 못한 부분 또한 무시할 수 없기에 이 두 가지를 우선적으로 개선하고자 했습니다.
먼저 기존에는 추천자 입사 시 최대 200만원을 제공해 드리는 방식이었는데, 면접만 봐도 최대 20만원 그리고 입사 시 최대 600만원을 제공하는 형태로 혜택을 대폭 확대하였습니다그리고 업무용 메신저인 슬랙(Slack)을 통해 주 1회씩 주기적으로 오픈 된 포지션을 공유하였습니다.

추가로, 추천을 통해 지원하신 분들은 필수로 면접을 진행하도록 하였습니다.
구성원분들께서 열심히 설득하셔서 받은 이력서인데,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면 서로 난처해지는 상황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설득하는 자리를 위한 식사 및 음료 비용도 지원해 드리며 적극적으로 사내 추천 제도를 장려하였습니다.

이렇게 진행을 하다 보니 약 두 달 정도는 구성원분들이 채용하는 목적과 자격 요건 그리고 채용 인원 등에 대한 문의를 주시며 관심을 보이셨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시, 익숙해진 걸까요. 매번 형식적으로 공지 하니 문의사항도 점점 줄어들고 관심도 무뎌졌습니다.

✔️ 원인은 간단했습니다. 스토리가 없고 재미도 없기 때문이죠.

더 많은 구성원분들의 관심을 이끌어 낼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본 콘텐츠를 회사의 핵심가치와 연결하여 공유하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북저널리즘, 퍼블리, 아웃스탠딩, 뉴닉, 롱블랙, 폴인 등 유익한 콘텐츠가 모여 있는 사이트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공유하고 싶은 자료를 아카이빙 해두고, 이를 핵심가치와 연결하여 사내추천 제도를 홍보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저희 윙잇에는 아래 6가지의 핵심 가치가 있는데요.

  • Customer-obsessed : 고객 집착
  • Problem-solving : 긍정적 문제해결 의지
  • Fail Fast & Systematize : 빠르게 시도하기
  • Radical Transparency : 극단적 투명성
  • Logical Thinking : 논리적 사고
  • Self-discipline : 자기 규율

이 중 ‘고객 집착’ 가치와 연관 지어 공유한 내용을 보여드리고자 합니다.

 

  ✔️ 넷플릭스의 Skip Intro 기능 – 탄생 배경

*참고 링크


✔️ 배달의 민족 – 새로운 기능 / 룰루레몬 – 너무 많이 만들었어요


*참고 링크
*참고 링크

핵심가치와 연결지어 공유하니 단순히 공지만 할 때 보다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었고, 스레드를 통해 각자의 인사이트를 공유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정말 도저히 공유할 콘텐츠가 없을 때는 밈(Meme)이라도 찾아서, 꾸역꾸역 스토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동료 분들이 ‘피식’하고 웃으며 관심을 가져 준다면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겠다 싶었거든요.

✔️ 윌 스미스 Vs. 크리스 록

*참고 링크

때마침 만우절이라 밈을 활용하기 수월했는데, 놀랍게도 스레드에 달린 이모지와 댓글 등의 반응은 그 어느 때 보다 좋았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사내 추천은 활성화 되었을까요?
본격적으로 사내 추천 제도를 장려한 2022년 1월부터 5월까지의 결과를 2021년 동일기간과 비교했을 때 7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 2021.01~2021.05: 3명
  • 2022.01~2022.05: 22명

물론 총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비례하여 증가한 원인도 있겠지만 현재 회사가 어떤 포지션을 채용하고 있는지 알리고, 이를 통해 채용 리드타임을 줄이고자 했던 목표는 확실히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채용의 어려움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HR은 오늘의 정답이 내일의 오답이 되기도 하는 업무인 만큼 여전히 어렵고 늘 부족하다고 느낍니다. 각 회사별 상황이 워낙 다르기에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수도 혹은 뜬구름 잡는 소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다소 뚝딱거리며 진행했던 제 경험이 여러분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 수 있기를 희망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참고 자료:
초보 창업자를 위한 HR 가이드북
대표님, 채용을 잘 하려면 기존 직원의 퇴사부터 신경써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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