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직의 시대, 빠르게 비즈니스가 성장해야 하는 만큼 채용이 중요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개발자 공급 부족으로 인하우스 테크 리쿠루터가 상당히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링크드인을 보면 “Recruiter” 또는 “Talent Acquisition”이라는 이름을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보게 되는 것 같고, 채용 공고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채용 담당자들이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라는 궁금증을 가지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합니다. 커리어의 절반을 채용 담당자로 보내면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채용담당자’는 무엇일지 생각해 봤습니다.
우선, 좋은 채용 담당자를 말하기 전에 앞으로의 채용 시장을 먼저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는 많은 회사가 ‘대규모’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주니어, 시니어 가리지 않고 많은 수의 지원자를 모집하기 위해 가장 자주 쓰이는 채용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시니어/주니어 레벨 가리지 않고 대규모 채용을 할 순 없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을 덧붙이자면, 앞으로 더 이상 주니어 채용을 제외하고는 큰 규모의 채용보다는 회사(비즈니스)가 필요로 하는 Qualified candidate을 타겟해서 채용하는 방식이 주를 이룰 것 같습니다.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이 이 상황을 부추기게 될 것도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는, 우리는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요? 제가 늘 가지고 있는 생각 중 하나는 채용도 하나의 Product로 생각하는 PO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떤 사람의 눈에는 채용이 쉽거나, 오퍼레이팅 등 때로는 짜치는(!?) 일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에 중요하지 않은 프로세스는 하나도 없습니다. 채용이야말로 어떤 한 프로세스도 잘못되면 회사의 이미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채용의 A 부터 Z까지, 그리고 전/후의 프로세스까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채용 PO로써 어떤 부분을 신경 쓰고 관심을 가져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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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이라는 Product를 대하는 자세
채용을 하다 보면, 자사 서비스를 운영해 본 사람들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물론 다양하겠지만, 단순 유지보수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끊임없이 개선점을 찾고 진화하고자 하는 관점의 차이가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로 채용에서도 그런 관점이 필요합니다. 늘 똑같이 서류검토, 오퍼레이팅, 면접 과정을 운영하고 문제가 발생하면 부분적인 대응만 하는 것에 그친다면 좋은 PO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채용 전형의 기간이 문제라면 검토의 방식을 바꾸고, 좋은 사람을 검증하는 방법에 문제가 있다면 인터뷰 쉐도잉을 통한 면접관 교육, 기타 오퍼레이팅에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국 과거의 Product가 늘 옳다는 생각을 버리고 타사의 채용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트렌드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 내외부의 고객은 채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런 노력과 관심이 비로소 최고의 채용 Product를 만드는 비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
내외부 고객과의 신뢰
채용은 생각보다 일이 많습니다. Recruiter, Recruiting Coordinator, Sourcer 등 채용만으로도 많은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증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채용 담당자가 혼자서 많은 포지션과 프로세스의 대부분을 담당하다 보면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결과 안내의 시기를 놓치거나, 현업의 요청을 놓치거나 또는 잘못된 정보를 줄 수도 있습니다. 신뢰를 잃는 행동은 이런 문제들을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 또는 회피로 그 문제를 덮으려고 하는 행위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그것을 인정하고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만이 비로소 내외부의 고객에게 신뢰를 얻고 또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이상 고해성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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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
채용 담당자는 채용뿐 아니라 담당하는 비즈니스의 브랜딩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회사를 피칭할 수 있는 상황에서 브랜딩은 우리에게 좋은 무기(!?)가 되곤 하는데요. 그 이유는 지원자가 처음 만나게 되는 사람으로부터 회사의 첫인상과 비즈니스를 직/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브랜딩을 만드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회사의 이름값으로 만들어지는 브랜딩부터 세세한 조직 또는 포지션이 가진 강점 또는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회사로 데려오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채용 시장에 쌓이면서 브랜딩이 되어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은 우리가 늘 관심 있게 지켜보고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서 머릿속에 간직하고 있어야만 브랜딩의 방점을 비로소 찍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쉽지 않은 환경의 스타트업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채용과 비즈니스에는 브랜딩이 부족하고 아쉽다고 느낀다면, 반대로 나의 말과 행동이 곧 채용 브랜딩이고 평소에 C레벨 또는 비즈니스 리더들과의 잦은 대화를 통해 직접 비즈니스의 브랜딩을 구체화하고 전달하는 기회를 가지기 때문에 더없이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고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채용.. 너어.. 좀 대단하다..) -
Business Partner 역할 수행
채용은 중요한 Business Partner 입니다. 채용 담당자가 BP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누굴, 왜’ 채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채용은 ‘양보다는 질’의 승부이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잘 이해하고 현업의 상황을 공감할 줄 안다는 것은 그 포지션에 맞는 사람을 더 잘 찾을 수 있게 만드는 나만의 강점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수동적인 BP가 아니라 채용 전문가로서 적극적인 자세로 실무에서 주는 요청에 대해 적절한 피드백(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현업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많이 알고 있는 만큼, 채용하려고 하는 사람의 온보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를 미리 가늠해 볼 수 있기도 하기 때문에 BP로의 역할은 채용 담당자에게도 중요합니다. -
Culture Evangelist의 역할
채용의 열기가 식고 나면 우리는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까요? 비즈니스 규모에 맞는 임직원 구성이 갖춰진 회사는 신규입사자의 온보딩을 포함해 구성원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조직문화가 중요해 질 거라 생각힙니다. (슬프지만 채용보다 더..) 그래서 저는 채용 담당자가 채용만 하고 끝나는 시대는 곧 끝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만, PO라면 내가 담당하는 채용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프로덕트와도 얼라인 되어 있어야 합니다. 온보딩, 리텐션, 일하는 문화, 다양성 등 채용이 완료된 사람들이 회사에 어떻게 적응하고 남아 있는지에 대해 채용 담당자도 함께 고민하고 제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협업의 시너지를 통해 실제로 채용에서도 현업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도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선도하는 사람의 역할을 일부 수행해야 합니다.
사실 이 다섯 가지는 결국 같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결국 채용은 Employee life cycle을 관통하는 하나의 Product이며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 모든 채용 담당자 만세..!) 그리고 이 글을 통해 ‘어떤 채용 담당자가 되어야 할까’라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공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제가 고민했던 것은 저 만의 방법론이라 생각합니다. 틀린 부분도 있고, 더 발전시켜야 할 내용도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늘 그런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이라는 업무를 이제 시작했거나 하고 있지만 스스로의 방법론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분명 조금의 도움은 될거라 믿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끝으로, 더 좋은 내용의 글로 돌아 올 것을 약속드리며, 늘–옳은 정답이 없는 HR 분야에서 고군분투하시는 분들에게 건승을 기원합니다 🙂
유익한 정보 고맙습니다! 멋지십니다 👏👏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인사이트가 남다르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