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페이퍼의 세계관 (#2) : 우리의 이기심이 일치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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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강남언니>라는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을 운영하는 <힐링페이퍼>의 HR팀 이옥찬입니다. 저는 조금 색다른 그리고 여전히 새로운 저희 조직문화 중 한 모습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지난 글에서 ‘힐링페이퍼(이하 힐페)’의 세계관’에 대한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전 글(링크)을 읽어보시고 아래 내용을 보신다면 글을 이해하시는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

 

1. 힐페의 세계관

 

저희 회사의 세계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계속 업데이트 중입니다.)

1) 불확실한 세상 (전체 배경)
– 우리는 불확실하고 복잡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 고객 역시 불확실한 존재이고 미용의료 시장은 아직 성숙도가 낮은 시장입니다.
– 우리는 이런 환경 속에서도 10X 임팩트를 내고자 합니다.

2) 개인보다는 팀 (feat. 회사라는 조직 형태로 일하는 이유)
– 불확실함 속에서는 개개인이 만든 성과의 합보다 여럿이 팀으로 모여 만들 수 있는 성과의 크기가 훨씬 큽니다.
–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일을 할 때 성과의 크기는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가 됩니다.
– 그렇기에 개인의 효율보다는 팀/조직 차원의 효과(전체 최적화)를 추구합니다.

3) 맥락으로 이끄는 자율성 (feat. 회사와 동료는 대등한 관계)
– 10X 임팩트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율성이 필요합니다.
– 동료들을 성숙한 어른으로 대할 때 자율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 그렇기에 규칙, 규정으로 통제하지 않고 맥락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4) 이기심의 일치 (feat. 지속가능한 구조)
–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잠깐 빛나는 조직이 아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조직이어야 합니다.
– 참여 주체(회사, 동료, 고객, 파트너 병원) 장기적 이기심이 발휘 때 우리를 성장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 그렇기에 참여 주체의 이기심이 같은 방향으로 맞춰지도록 조율합니다.

5) 예외는 항상 존재
– 절대적인 것은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모든 것들은 틀릴 수도 있고 바뀔 수 있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4) 이기심의 일치> 파트입니다. 회사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이기심을 언급하는 곳이 또 있을까요? 우리는 따뜻한 회사가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배경에는 생존과 지속가능의 맥락이 숨어있습니다.

 

2. 우리는 따뜻한 회사가 아니다

 

“우리 회사는 동료들이 서로를 위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따뜻해서 좋아요.”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잘못 보신 것이에요. 우리 회사는 따뜻하지 않습니다.”

입사 5개월 정도 지난 어느 날, 대표님과 함께 하는 책 모임 시간에 나온 동료와 대표님의 대화 내용입니다. 대표님이 딱 선을 그으시더라고요. 저도 동료분과 생각이 비슷했던지라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다시 한 번 여쭤봤던 기억도 납니다.

따뜻한 회사는 어떤 모습일까요? ‘동료들끼리 친밀도가 높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한다’, ‘많은 대화와 웃음이 오가는 시끌벅적한 분위기이다’, ‘조직 내 위계가 강하지 않고 경영진이 구성원을 위한다’ 등과 같은 그림이 떠오르는데 다른 분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싶네요. 당시 그 동료나 제가 경험한 회사 생활은 앞의 설명과 비슷했기에 자연스레 ‘우리 회사는 따뜻한 회사’라고 말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지금도 이러한 분위기는 여전하고요. 그렇지만 앞서 설명한 모습들은 겉보기에 보여지는 것일 뿐 본질은 아니었다는 것을 점점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혼자 일하지 않고 ‘회사라는 집단에 모여서 함께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이루고 싶은 것을 달성할 때 삶의 의미를 느끼곤 합니다. 만약 누군가 나와 비슷한 것을 목표로 한다면 혼자서 하는 것보다 그와 함께 하면서 더 큰 목표를 꿈꿀 수 있고 달성 시 얻을 수 있는 가치 또한 곱절로 커질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혼자서 일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달성하기 어려운 미션을 목표로 매일 치열하게 도전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다면 항상 즐겁고 기분 좋은 일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자연스레 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큰 목표, 어려운 미션일수록 도달하기 위해 개인과 팀의 성장은 필수라, 그 과정은 마냥 따뜻하지 않을 것이고 때론 불편하고 때론 충돌도 감수해야 합니다. 빗대어 말하면 저희 회사의 모습은 가족 모임이 아닌 프로 스포츠 구단에 가깝습니다. 프로 구단은 우승을 목표로 하기에 훌륭한 전략과 실력 있는 선수들을 필요로 합니다. 어느 선수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면 특훈을 받거나 잠시 2군으로 내려가 정비를 하고 올 때도 있고 만약 그렇게 해도 1군 경기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재계약이 불발되기도 합니다.

(한편 위에서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돈’을 벌고자 일을 합니다. 이는 너무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3. 이기심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전에서 ‘이기심’의 뜻을 찾아보면 <자기의 이익만을 꾀하거나 생각하는 마음>이라고 나옵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 입장은 신경 쓰지 않을 것이고 남이 피해를 입더라도 나 몰라라 하는 경향을 보일 것입니다. 만약 이런 모습이 회사에서 많이 발견된다면 그 회사는 괜찮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가 ‘힐페에서는 서로의 이기심을 맞춰가고자 한다’고 말씀 드렸는데 앞뒤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오해를 하실 수도 있어서 힐페에서 사용하는 ‘이기심’의 맥락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힐페가 회사와 동료의 이기심을 추구하는 목적은 명확합니다. 저희의 세계관에서는 이기심에 기반을 두었을 때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단기적&장기적으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개인보다 팀의 힘을 믿기에 팀이 더 잘되는 방향으로 동료들의 행동을 요청합니다. 개인의 자율성을 믿기에 규칙, 규정 대신 맥락으로 이끌고자 합니다. 이 방식이 적응하기 힘들더라도 회사를 믿고 따라 달라고 말합니다.

회사 뿐만 아니라 동료도 이기심을 보여줄 때 더 큰 성과, 가치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회사가 지시하는 일만 하기보다는 동료 스스로가 적절히 자신의 성장과 야망을 위해 행동할 때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 나오게 되고 이는 돌고 돌아 회사의 성장, 고객 가치 실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힐페가 OKR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기심이 과해서 본인의 성공만을 위한다면 단기적으로는 남을 속일 수 있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와 다른 동료들은 동료의 본 모습을 알아 차리게 되어 결국 지속 가능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회사와 동료가 모두 적절한 이기심을 보이고 목표로 하는 방향이 일치하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프로세스를 통해 설명을 드려볼게요.

 

4. 사례 : CSS, 동료와 피드백 주고 받기

 

회사는 성장 마인드셋을 갖춘 동료들을 원합니다. 회사의 이기심입니다. 지금에 안주하여 개인의 성장을 이루지 못한다면 결국 팀의 성장도 어려울 것이고 팀의 성장이 없다면 고객에게 더 많은 가치를 드리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개인의 성장 욕구는 동료 자신 뿐만 아니라 주변 동료에게도 전파되기를 기대합니다. 최고의 복지는 동료라는 말처럼, 우리는 훌륭한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것을 원하기에 주변 동료들이 꾸준히 성장하기를 바랍니다. 동료의 이기심입니다. 그런데 만약 동료의 성장을 내가 이끌 수 있도록 한다면 어떨까요? 내가 직접 피드백을 드리고 그로 인해 동료는 성장하고 그것이 팀의 성장에도 영향을 끼치고 나도 자극을 받게 된다면요? 이를 이끌어 낼 수 있다면 회사와 동료의 이기심이 일치하여 만든 결과이지 않을까요?

힐페에는 ‘CSS’라는 피드백 프로세스가 있습니다. Continue, Stop & Start의 약자로 상대의 장점은 계속되고 아쉬운 점은 개선할 수 있게 멈추고 새로 시작하라는 피드백을 주는 넷플릭스의 컨셉과도 유사합니다. 참고로 팀원이 다른 팀원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 방식이라 얼핏 들으면 일반적인 다면평가, 360도 평가라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리더도 한 명의 동료로서 참여’하고 ‘보상 산정 목적이 아닌 성장/변화가 목적’이라는 점에서 여타 리뷰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CSS에서도 개인의 이기심이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다면, 예를 들어 한 동료가 다른 동료와 불편한 관계 맺음이 싫다는 생각에 Stop에 해당하는 피드백을 하지 않는다면, 단기적으로 둘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겠지만 부채는 계속 쌓일 것이고 협업이 필요한 상황이 생기면 좋지 않게 작동할 것입니다. 혹은 동료의 성장을 너무도 강하게 바라는 마음에 강압적이고 무례한 수준으로 피드백을 하게 되면 그 의도와는 달리 다른 동료들과 멀어지는 상황도 예상이 됩니다. 이와 더불어 회사의 이기심이 필요한 모습도 있습니다.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것은 자발적인 방향은 아니기에 이를 독려하고 더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누군가는 챙겨야 합니다. 동료가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개인의 자율과 선의에 기대어 회사가 아무런 액션을 하지 않는다면, 성장을 지향하고 성과를 내겠다는 회사의 목표와는 어긋난 행동이 됩니다. 그렇기에 회사는 프로세스를 통해, 문화를 통해 동료들이 행동하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이렇게 힐페에서는 회사와 동료의 이기심을 맞춰가고자 합니다.

 

5. 이기적으로 행동하자. 다만 지속가능하도록

 

위에서 언급한 사례들이 유별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회사에서 경험하실 수 있고 혹은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내용이니까요. 다만 저희는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에서 벗어나 ‘우리는 왜 그렇게 해야 할까’, ‘왜 이런 결과가 나올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등을 고민하며 세계관을 만들어 가고 있기에 이 모습에서 이기심을 끌어내 보았습니다.

저희 회사는 동료로부터 맹목적인 충성과 희생을 바라지 않습니다. 저희 동료 또한 회사에게 필요 이상으로 더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제가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은 절대로 지속가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회사와 동료는 상호 신뢰에 기반한 존재이기에 궁극적으로 서로의 이기심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조직문화나 프로세스를 맞춰가게 될 때, 비로소 우리가 목표한 것에 조금씩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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