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몸에 돈쭐 냅시다

지난해 육아휴직을 하는 동안 가장 배우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는 필라테스였다.
20대 때 허리 디스크로 인해 극심한 통증을 겪은 적이 있었고, 운동을 하다가 어깨도 다쳐서 왼쪽 팔이 잘 올라가지 않고 평상시에도 통증을 느끼는 오십견을 겪었기 때문이다. 아직 한창 나이인데 병원에서 오십견이란 판정을 받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육아휴직이 점점 끝나가자 나는 필라테스를 등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집근처에 새로 생긴 필라테스 짐에 들어갔다. 가격표를 보고 ‘헉’하며 놀란 표정을 지울 수 없었지만, 신체 측면 사진을 찍은 결과 거북목이 심하고 무릎도 앞으로 튀어나와 있는 진단을 받아 이번 기회에 내 몸에 돈쭐을 내주기로 했다.
그렇게 독방에서 선생님과 1대1 강의를 10회 정도 받았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침에 지하철을 기다릴 때마다 허리 통증에 시달렸는데 통증이 사라진 것이다. 항상 느껴졌던 종아리 통증도 사라졌다. 스트레칭의 효과였다. 이대로라면 운동을 헬스로 갈아탈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그 후 나는 한 번만 더 내 몸에 투자를 하기로 했다. 올 초 헬스장에 등록해 개인 트레이닝(PT)를 받아보자고 마음 먹은 것이다. 평상시에 팔꿈치부터 허리, 어깨까지
안 아픈데가 없었던 나는 헬스는 영원히 나와 거리가 먼 얘기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행히 트레이너가 재활쪽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었고, 무리하게 운동을 시키지 않으면서 동기부여를 해주는 스타일이었다. 가끔씩 나를 ‘아버님’이라고 불러서 당황스럽게 할 때도 있지만.


일주일에 2번씩 하는 트레이닝은 내 삶의 태도를 바꾸게 했다. 나왔던 배가 살짝 들어가고 몸이 탄탄해지니 자신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걸을 때나 앉아 있을 때 바른 자세로 앉아 있으려고 하는 습관이 생겼다. 컴퓨터 모니터 밑에도 책을 많이 깔아 높이를 높였고, 절대 다리를 꼬지 않는 철칙도 지키고 있다.
요즘 지하철을 탈 때면 스마트폰을 보느라 심각하게 거북목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이들을 볼 때도 속으로 ‘아, 저러면 나중에 교정하느라 엄청 고생할텐데’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업무 특성상 매일 매일 운동을 하지는 못한다. PT가 잡힌 날 외엔 헬스장에 안 가는 경우도 많고, 급작스런 약속이 있을 때는 PT를 취소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하지만 횟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태도라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헬스를 하고 있으니, 이 음식을 먹으면 안 좋을텐데. 술을 한잔이라도 덜 먹어야 몸이 나빠지지 않을텐데’라고 스스로에게 ‘레드 라인’을 설정해 놓고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우리 몸은 1~2년 쓰고 말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생산성도 마찬가지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교육훈련이 중요한데 몸이 아프면 업무 시간에 한의원이나 병원을 기웃거릴 수밖에 없다. 십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결국 일정 시간을 할애해 내 몸에 하는 투자는 나의 생산성을 높이고 성과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작년과 올해 내 몸에 돈쭐을 냈고, 0에 수렴한 통장 잔고를 보면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만성적인 허리 통증은 잡았고, 자신감도 얻었다. 많은 분들이 PC와 스마트폰 등으로
인해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간을 투입하고 대가를 지불해야 몸의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모두 건강한 몸으로 자신감 있는 직장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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