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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처럼 훌륭한 군인이 되고 싶고, 나아가 세상이 필요로 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는 푸르른 꿈을 가졌던 고등학생은 한국에서 리더십을 가장 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던 학교에 들어갔다. 사관학교에서의 4년은 마치 반수도승과 같은 생활이었다. 몸과 마음을 단련하며 지식을 쌓고 정신도 단련하던 그는 화려한 축하와 함께 장교가 됐다. 처음 배치된 곳은 북한군과 마주보고 있는 최전방 철책선이었다. 아뿔싸,  제대로 된 건물 하나, 사람 한 명 보기 힘든 그곳은 이름 그대로 “격오지“였다. 도망갈 길도 없었다. 40여명의 소대원들과 함께 24시간 365일 경계작전을 담당했다. 그곳은 한겨울 매서운 칼바람이 철책선을 휘감으며 비명을 지르고, 수많은 풀벌레들의 합창에 장단맞춰 새 같이 커다란 나방들이 춤을 추고, 고라니들이 내는 섬찍한 울음소리에 철컥철컥 소총소리와 저벅저벅 전투화 소리가 멈추는 곳이다. 비상상황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몸을 바쳐야 한다는 결의를 가져야 하는, 아니 그래야만 한다는 두려움을 견뎌내야만 하는 곳이다. 윤동주 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마지막 구절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라는 문구가 절로 새겨지며 하늘만 보면 따뜻한 고향집에 가고 싶어져 눈물 한 방울 꿀꺽 삼키게 되는 그 곳.

덜컹덜컹, “이번 역은 논현, 논현역입니다. 내리실 문은 오른쪽입니다.”

 이어폰 사이로 들려오는 친절한 목소리에 눈을 떴다. 어떻게든 나가기 위해 빼곡하게 들어선 사람들 틈을 비집는다. 문이 열리는 동시에 이리 밀치고 저리 밀치며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틈에 떠밀려 나왔다. 휴~ 잠시 숨을 돌리고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고자 품에 안고 있던 가방을 고쳐서 둘러메고 좌표를 7번 출구로 맞춘 뒤 걸음을 재촉한다. 지하철타고 고층빌딩으로 출근하게 될 줄이야. 심지어 서울 도심의 한복판으로 말이다!!

 

 세상 사람들의 얼굴과 지문이 모두 다른 것처럼, 각자는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갖고 있다. 이를 소위 다양성이라고도 표현하기도 하는데, 같은 현상에 대해 서로 다른 ‘관점(Point of view, Scope)’을 갖고 있다는 말과도 같다. ‘관점’은 소통의 목적과 주제, 범위와 대상을 결정하게 되는데, 아래 그림과 같은 상황을 단편적인 예로 볼 수 있다.

 같은 모양을 두고 누군가는 [곰]으로 인식하는 반면, 상대방은 [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누군가는 곰도 문도 아니라 [어떤 그림] 혹은 [추상화]라고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각자의 관점으로만 인식하고 말하게 되면 서로 의견이 어긋나고 갑갑해진다. 친구, 연인, 가족, 동료 관계 그리고 비즈니스 등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현상이다. 점잖게 말해서 “현상”이지 속 터지고 열 불나는 다툼이 될 수도 있다. 요약하자면, 관점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본인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듣고 싶은 것만 듣게 되며 결국 소통이 막혀버린다.

 정확히 내가 그랬다. 그토록 바랐던 장교가 되고 난 뒤, 실제로 경험하게 된 소대장 생활은 육사생도 시절에 생각했던 것과는 참 많이 달랐다. 작전 특성 상 1년 간 버텨야하는 불규칙적인 수면패턴, 점점 누적되는 육체적인 피로를 떠나 소대원들과의 소통이 꽉 막혔다. 어려서부터 군인이 되고 싶고 그렇게 오랜 시간 단련했던 나의 관점은 강제로 징집당한 것도 모자라 가장 힘든 곳으로 배치 받은 병사(소대원)들의 관점을 이해해보거나 살펴보려는 시도조차하지 않는 완고하고 고집불통의 그 무언가였다. 심지어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갖고 있는 참모(부사관)들의 관점도 별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왜? ‘나는 소대장이니까!’

 소대원들의 사소한 잘못과 실수도 그냥 넘기지 못하고, 따끔히 질책하고 강한 얼차려까지 주는 등 마음의 여유와 아량도 많이 부족했다. 그저 사관학교에서 배운 대로, 했던 대로 소대를 휘어잡으려는 신참 소대장, 눈 옆을 가린 채 무조건 달리는 경주마와도 같았다. 열정만 가득한 채 아무것도 보지 않았던 결과는 모두에게 뼈아팠다. 부임 3개월 만에 마음의 편지에 등장해버리고 만 것이다. ‘나는 열심히 소통한다고 했는데…’ 현타는 정말 세게 찾아왔다.

 선배장교들과 부소대장의 조언, 소대원들과의 허심탄회한 대화, 그리고 플라톤과, 논어 등 철학서적을 통해 지난날을 반성했다. 그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관점”이란 것을 인지하게 됐고, 소대원들에게 사과하며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결과적으로 전화위복이 되어 1년의 작전을 안전하게 마치고 철수하며 최전방 최우수소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대원들과의 관계가 좋아진 것은 물론이다.(진짜다! 지금도 형-동생하며 연락 온다!)  이후 ‘내가 언제라도 틀릴 수 있다’, ‘언제든지 더 나은 관점이 있다’는 것을 되뇌며, 더 알찬 추억들과 깊은 인연들로 채워갈 수 있었다.

  이때 깨달았던 것이 바로 ‘소통의 가장 큰 적은 불통(不通)이 아니라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이라는 것이다. 내 관점에서 일방적으로 뱉어내는 것이 아니라 내외부 고객의 입장에서 회사, 제품, 서비스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본다’는 것은 나의 관점을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 본다는 행위다. 그리고 각각의 상황을 상상하며 문제를 발견하고, 가설을 도출한 뒤 실험하는 과정들이 이어질 때 문제해결을 넘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이런 깨달음은 대위로 전역한 뒤 핀테크 스타트업의 고객감동팀을 만들고 이끌며 고객상담 NPS 75점을 달성하게 하고, 내부 고객인 회사 구성원들과 소통하는 컬처팀(HR/조직문화)을 담당하는 원동력이 됐다. 물론 계속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회고하며 성장하는 과정들이 매우 많이 놓여있지만 말이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사람’을 다루는 HR에 있어서만큼은 절대적인 요소다. CEO부터 신입팀원까지, 사업개발부터 피드백을 받는 고객상담까지, 다양한 직군과 구성원들의 관점을 잘 이해하고 적시적절하게 활용해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메타인지라고도 할 수 있고, 고객중심적인 관점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역량으로 표현한다면 공감역량 혹은 협업역량이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만사에 정해진 답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통에도 정답은 없지만 우리는 최대한의 정답을 얻어야만 한다. 특히 그게 비즈니스라면 더욱 더! 그래서 나는 서울 강남으로 출근할 때, 최전방 철책선에서의 추억들을 떠올리며 질문을 던진다. “매일 마주하는 팀원, 고객 혹은 시장(Market)과 나는 잘 ‘소통’하고 있는 걸까?”, “내 소통이, 소통하고 있다는 착각은 아닌 걸까?”

이번 역은 소통, 소통 역입니다. 내리실 분은 ‘착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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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nu
멤버
kanu
3 년 전

“소통은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하지만, ‘소통을 못하고 있다’, ‘다양한 관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라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아요.

다양한 관점을 ‘나의 관점과 기준’에서 바라보고 함부로 정의하며
‘소통하고 있다’ 라고 결론지은 건 아닌 지

세진님이 일러주신 키워드, ‘착각’.
제 관점에만 사로잡혀 소통에 대해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 지
스스로를 직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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