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에게…재택이란..?

코로나 이후 HR분야에서 핫한 주제는 단연 ‘재택근무’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렸을 적 상상하던 미래도시의 모습에서나 보이던 모습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급진적으로 우리 삶에 다가왔는데요.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재택근무 도입에 대해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개발 직군에 대해서는 업무 특성 상 재택근무가 적합해보이기도, 반대로 그렇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재택근무 여부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위해선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할텐데요. 이번 글에서는 개발 직군에서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를 인터뷰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생각들

재택근무에 대한 근로자의 시선, 임원의 시선

의지와는 상관 없이 많은 기업과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경험해보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가 보고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지난 2021년 1월, McKinsey에서 전 세계 5,000여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오피스로 복귀하길 원치 않거나, 혹은 복귀 하더라도 주 3일 이상은 계속 재택 근무를 희망한다 응답했습니다.

반면 2021년 5월, 마찬가지로 McKinsey에서 최고위급 임원 5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 2일 이하의 오피스 출근을 기대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12% 수준이었습니다. 즉, 재택근무를 받아들이는 정도에 대해 직원과 임원진 간에는 간극이 존재하고, 이런 이해도의 차이는 갈등의 불씨가 되곤 합니다.

재택근무로 인한 영향은 모두에게 다르게 작용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근로자들이 재택근무를 동일하게 체감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WeWork에서는 brightspot strategy와 함께 미국, 캐나다, 멕시코, 영국의 전문 사무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일하는 스타일(working style)에 따른 재택근무의 영향을 평가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가 서로 간의 협업에 영향을 주는 정도는 일하는 스타일에 따라 분명히 달랐습니다.

연구에서는 직원들의 작업 스타일을 다음 3가지 기준에 따라 협업하는 정도, 주로 협업하는 사람, 직장에서 사교하는 방식 등에 따라 10가지로 분류해냈습니다.

  • 협업하는 정도(Collaboration Level, 다른 사람과의 협업 시간이 업무 시간 중 차지하는 비중)
  • 주로 협업하는 사람(Interaction Audience, 협업하는 대상이 벤더나 외부 클라이언트인지, 아니면 내부 직원인지 여부)
  • 직장에서 사교하는 방식(Work-Social Type, 팀 내부에서 함께 일하는 팀원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지,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직장 동료와 연결고리를 갖기 위해 노력하는지)

이 중 주로 협업 정도가 높을수록, 협업하는 대상이 내부 직원일수록 재택근무로 인해 팀원과의 협업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다른 일하는 스타일을 지닌 직원들은 이들에 비해 재택근무로 인한 악영향을 훨씬 덜 받았습니다. 이와 같이 재택근무로 인해 받는 영향은 위와 같이 조직이 갖는 특성, 그리고 개인의 성격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회사 구성원 각자의 생각과는 별개로 HR팀에서는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성에 따라 재택근무를 활성화 할 것인지, 반대로 오피스 근무를 활성화할 것인지를 판단하고, 이를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텐데요.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재택근무와 오피스근무 각각에 대해 선호하는 이유를 깊이 있게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은 개발 직군에 한정하여 인터뷰를 통해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를 선호하는 이유를 도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발 직군 인터뷰 : 재택근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이야기 나눈 대다수의 실무자들은 재택근무의 도입을 환영했습니다. 다만 일주일 중 며칠이나 재택근무를 하고 싶은지, 그 정도의 차이는 존재하였는데요. 일주일 중 4~5일의 재택근무를 선호 한다면 강경재택파, 1~2일 정도의 재택근무를 선호 한다면 온건재택파로 분류해 이들의 의견을 들어보았습니다.

단, 여기서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앞서 소개된 연구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개인의 성향과 업무 스타일, 회사에 대한 만족도 등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소통하는걸 좋아하는 성향이라도 회사에 대한 불만이 많다면 출근을 꺼려할 수 있는 것인데요. 이런 모든 요인들을 감안해서 분석하긴 어렵기 때문에 이번 인터뷰에서는 ‘당신이 아주 즐겁게 회사를 다니고 있을 때를 기준으로 했을 때, 일주일 중 며칠을 재택근무 하고 싶나요?’ 라는 질문으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먼저 온건재택파임을 밝히신 개발자 A님에 대한 인터뷰입니다!

온건재택파 A님 (스타트업, 프론트엔드 3년차)

안녕하세요 오늘 인터뷰 갖기로 한 주요한입니다. 먼저 재택근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주시겠어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일단 재택근무를 안하고 싶은건 아니에요. 재택근무를 하면 출퇴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시간을 더 유연하게 쓸 수 있다는 장점에는 많이 공감을 합니다. 그래서 제게 선택권이 있다면 일주일 중 하루 이틀 정도는 재택근무를 선택하고 싶어요.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일을 하는 데에는 오피스 근무를 더 선호하시는거네요. 어떤 점에서 그런걸까요?

저는 가벼운 스몰톡(small talk)에서 오는 인사이트와 유대감을 많이 추구합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는 기획팀, 백엔드팀과 함께 제품을 만드는데, 저희 쪽에서 개발하는 중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가 다른 팀에서 해결한다면 쉽게 풀리는 경우들이 있어요. 반대로 저희가 다른 팀의 개발을 더 편하게 만들어주기 위해선 어떤게 필요한지도 고민해볼 포인트라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온라인으로는 이런 과정이 만들어지기가 더 힘든 것 같아요. 이런 이슈들은 수면 위로 쉽게 떠오르지 않아 고정된 회의에서 다루기 어렵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과 협력 하겠다는 유대감이 전제로 상호간에 깔려 있어야 합니다. 오프라인으로 출근을 하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서로 얼굴을 보게 되고, 휴게실 등에서 잡담처럼 가벼운 대화가 쉽게 일어나는 것 같아요. 상호간에 정보가 이동하는 대역폭이 훨씬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팀과의 협업 측면에서 오피스 근무가 유리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업무 중에서 이런 식으로 협업이 이뤄지는 비중이 높으신 건가요?

네 일단 저는 프론트엔드 팀 소속이긴 한데, 저희 팀원 분들 보다는 함께 제품을 만드는 백엔드 개발자, 기획자 분과 더 많은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역할(직무)이 기준이 아니라 제품, 즉 ‘무엇을 만들려고 하는가’라는 미션이 기준이 되어서 이걸 같이 만들고 있는 분들과 주로 같이 일을 하고 있어요.

사실 미션이 기준으로 잡히면서 프론트엔드 개발자라는 역할로 저를 제한하기에도 모호해진 면이 있어요. 서로의 직무에 따라 역할을 구분하는게 아니라, 주어진 미션의 관점에서 뭔가 필요한 태스크가 생기면 이걸 해결 가능한 사람이 붙어서 해결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저는 개발자인데도 디자인 적인 고민을 해야하기도 하고, 기획하는 분이 프로그래밍 적인 고민을 해야하는 경우가 만들어집니다.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고 서로에 대한 빠른 의견 공유가 필요한 팀이 만들어지는거죠.

조직도 상의 팀이 아니라 미션에 초점을 맞춘 임시조직이 만들어진 셈이네요. 긍정적인 면도 있겠지만 한 편으로는 프리라이더 같은 사람이 없을까 염려도 되는데요.

말 그대로 조직도 상에서 짜인 팀이 아니라 구성원들 간에 agile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생성된 임시조직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다들 미션에 대한 오너십(ownership)을 갖고 일하는 중입니다. 제 경우에도 프론트엔드 팀 팀장님이 이 제품 안에서 제가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일종의 자치권을 주시고 맡기셨구요.

재택근무에 대한 스탠스도 이 오너십 여부가 많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들어오는 커뮤니케이션 요청에 수동적으로 응답하는 식으로 일하고 있다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 자체가 제겐 피하고 싶은 대상으로 다가올 수 있어요. 반면에 오너십을 갖는다면 오히려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더 커집니다. 자연스럽게 재택근무보다 오피스 근무를 더 선호하게 만드는 요인 같습니다.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다음은 이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강경재택파임을 밝히신 개발자 B님과 인터뷰를 가져보겠습니다

강경재택파 B님 (스타트업, 백엔드 3년차)

앞서서 온건재택파 A님에 대한 인터뷰를 가졌었는데요. 오갔던 내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많은 부분에 공감했습니다. 위에서 A님이 말씀하신대로 오너십을 갖고 일하는 동안에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커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오피스 근무의 필요에 공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에도 브레인스토밍이 많이 필요한 시점에 전사재택 공지가 내려졌을 때, 팀원들과 협의해서 오피스 근무를 선택했던게 기억나네요.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데에 있어서는 대면하고 대화하는 것이 주는 효용이 크다는 데에 공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발직군이 일하는 방식에서는 재택근무가 주는 장점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프로그래밍이라는 작업은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합니다. 주어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더 좋은 방법은 없을지를 얼마나 더 고민하는지에 따라 작업물의 완성도가 달라집니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의견 공유는 분명 필요하지만, 좋은 코드를 만들어내려는 개발자에게는 분명 커뮤니케이션이 제한된, 혼자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코드를 짜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의 부분적인 차단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좋은 코드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학생 시절 수학 공부를 할 때, 어려운 문제의 풀이법을 듣는 것 만으로 학습이 이뤄지는게 아니라 내가 직접 풀이를 해봐야 비로소 문제를 풀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합니다. 같이 고민해서 더 좋은 작업물이 나올 수는 있지만 그게 한시적이면 요행이고 지속 가능해야 실력이라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좋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려면 결국 성장은 자기 몫이 되는것입니다.

좋은 코드를 짜기 위해서는 혼자 고민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합니다

그리고 제 경우엔 미션에 초점을 맞춰 일했을 때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기억이 있어요. 전혀 경험해보지 못한 기술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고, 역할에 대한 구분이 깨지기도 했습니다. 이걸 잘 풀어갔으면 좋았겠지만 저는 그게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 같아요. ‘여기서 백엔드를 제일 잘 아는게 나인데 나도 내가 하는 것에 확신이 없는데 괜찮을까? 잘못되면 어쩌지?’, ‘지금 이 부분 해결하려면 밤새 공부해야하는데 옆 사람 부분 도와주다 보면 나는 언제 내 일 하지?’ 하는 고민을 많이 하면서 지쳤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할 수 있는지는 주어진 미션의 난이도와 참여 구성원들의 실력이 얼만큼 맞아 떨어지는지가 중요한 것 같네요

네 확실히 미션의 난이도가 중요합니다. 팀원들이 해결하기에 적절한 난이도라면 서로가 같은 이해도를 갖고 더 나은 개선점을 고민하기가 훨씬 수월해요. 반면에 팀원의 능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미션이 주어진다면 모두가 헤메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소통한들 혼선과 갈등이 커지기 더 쉬웠습니다.

또 거기에 더해 구성원들이 추구하는 방향성도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프로그래밍 실력의 향상에 대한 욕심이 있어요. 사실 이 니즈는 개발자라면 누구나 가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동안 팀 안에서 제가 가진 질문에 답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혹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팀원이 있었다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 니즈를 충족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이 듭니다. 제 경우엔 팀원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배우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등이 정렬되지 않은 채 달려나갔던 것 같습니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정리

처음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제한한 대로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여러 요인들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가장 즐겁게 일했을 때’라는 조건으로 한정짓고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배경과 그렇지 않은 배경을 살펴보려 했지만, 그럼에도 개인이 어떤 프로젝트 경험을 가져왔는지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인터뷰를 통해 나온 결과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재택근무와 오피스 근무의 차이는 커뮤니케이션의 질이나 방식의 차이

온건재택파 분은 오피스근무가 가져다주는 자연스러운 인사이트 교환과 유대감을 높게 여긴 반면, 강경재택파 분은 재택근무가 주는 업무집중시간에 더 가치를 느꼈습니다. 이는 여러 선행 연구들을 포함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통념과도 일치하는 장단점입니다.

미션 중심적 조직, 미션에 대한 오너십

오피스 근무를 유도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는 미션 조직의 팀 구성과 그에 대한 오너십이 유효할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팀원들이 주어진 미션에 대한 오너십을 가질 때, 더 많은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발생하고, 이는 오피스 근무에 대한 선호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미션의 난이도와 팀의 능력, 추구하는 방향성

미션 중심적이면서 팀원들에게 오너십을 부여했더라도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가 크지 않다면 주어진 미션의 난이도가 팀원들의 능력과 미스 매치 되지는 않는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너무 어렵거나 쉬운 과제는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니즈를 떨어트릴 수 있습니다. 또한 팀원들이 이 미션을 통해, 더 나아가서는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얻어가고자 하는 바가 해당 업무와 일치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이번 글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개발직군에서 생각하는 재택근무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재택근무에 대한 선호도는 개인의 상황, 회사의 조직 구성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개발 직군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를 내부 구성원의 VoC(Voice of Customer)로 삼아 개발직군이 근무하기 좋은 조직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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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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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Yob
필진
jhYob
9 개월 전

인터뷰 기반 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개발자 분들의 재택근무에 대한 리얼한 생각 덕분에 잘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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