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 규칙을 설명해보세요] 가 좋은 질문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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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후배 한명의 자소서를 봐주게 된 일이 있었다.

자소서를 검토하고 후배의 고민을 들어주며, 수년전 취준생 시절, 학교 컴퓨터실에서 열심히 머리를 쥐어짜며 자소서를 쓰던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인사담당자가 되어 캠퍼스에 가서 직접 학생들의 취업 상담을 했을 때의 일들, 면접을 진행하면서 대기실에서 긴장하고 있던 후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장면들도 생각났다.

요즈음엔 취업 카페 뿐만 아니라, 잡플래닛 같은 사이트에 회사에 대한 연봉과 복리후생, 조직문화에 대한 평판 뿐만 아니라 면접 후기까지 올라오기 때문에

인사팀에서도 면접은 단순히 회사의 구성원을 선발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넘어

고객에게 우리 회사의 전반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조직문화의 인식을 공유하고 경험하게 하는 과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면접관의 태도뿐만 아니라 그들이 하는 질문의 방향과 내용은 
구성원 선발의 핵심일 뿐만 아니라 회사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매우 중요하다.

이미 오래 전이지만,
무한도전 ‘면접의 신’에서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각 면접관들의 질문 중 무릎을 탁! 치는,
‘아! 이 질문은 정말 훌륭한 질문이다!’라고 생각하게 된 질문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이 질문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설명해보세요.

 

난 질문을 듣고,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취업 면접에서 좋은 질문이란 무엇일까?
(물론, 면접관과 회사의 입장에서의 이야기다^^)
좋은 질문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을까?


1. 하나의 질문으로 후보자에 대한 다양한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의 규칙을 후보자가 설명하는 것을 들으면
      ㄴ 게임의 규칙을 설명하는 방식은 제각각 일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진행 순서대로, 어떤 사람은 역할에 따라서 이야기할 수 있고,
         똑같이 진행 순서대로 이야기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가위바위보부터,
         어떤 사람은 술래가 숫자를 세는 것부터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규칙 설명은 결국 이 사람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범위를 설정하고 개념화하며 구성하는지를 알 수 있다. (현상 인식과 구성 능력)
      ㄴ 논리 정연하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지 파악이 가능하다. (논리력 / 스피치 능력)
      ㄴ 후보자가 생각하는 게임의 ‘본질’이 무엇인지 파악이 가능하다. (현상에서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 → 일종의 기획력)

2. 좋은 질문은 ‘유의미’하다 : 즉, 직무 특성에 적합한 행동과 역량을 핵심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위 채용 면접을 진행한 회사는 게임 회사였고, 채용 직무는 ‘게임 기획’ 직무였다.
     게임을 기획하는 사람을 채용하여야 했기에,
     당연히 게임 기획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한 행동과 역량을 갖추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을 것이다.

     게임의 규칙을 잘 설명할 줄 아는 행동 양식을 보이면, 아마도 아래와 같이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 게임의 규칙을 잘 설명할 수 있다
→ 게임이 돌아가는 작동 원리를 잘 이해하고 있다.
→ 게임의 원리와 프로세스를 볼 줄 알 것이다.
→ 게임에 필요한 요소들을 잘 설계할 줄 알 것이다.
→ 결국, 게임 기획자로서 역할을 잘 수행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면접관은 사실 질문을 이렇게 할 수도 있다.
” 우리 회사가 개발한 OOO 게임 아시죠? 그거 해보셨나요?”

이러한 질문을 후보자가 받았다고 한다면 크게 두 가지로 답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1) 네, 해봤습니다.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2) 아직 해보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1) 답변을 했다고 해서,
후보자가 원래 게임을 좋아하고 특별히 지원한 회사가 만든 게임에 관심이 많다고 단정 지을 수 있는가?
요즘 취준생 정도 되면, 평소 게임을 좋아하지 않았더라도 서류에 합격해서 면접 갈 정도가 되면
기본으로 그 회사의 게임 몇 개는 해보고, 장단점까지 분석해 놨을 것이다.

2) 답변을 했다고 해서,
평소에 게임을 좋아하지 않고, 지원한 회사도 관심 없었다고 이야기 할 수 있는가?
면접관이 질문한 게임 말고 다른 게임을 많이 해봤을 수도 있고, 심지어 다른 회사의 게임을 더 많이 해보았을 수도 있다.
물론 실제로 후보자가 평소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아예 게임 업종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사람이라면, 사실 어느 정도 서류 전형에서 걸러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1), 2) 두 답변 중 어떠한 답변을 한다 하더라도,
‘게임 기획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잠재적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두 답변 모두 쉽게 답을 할 수 없다.

결과적으로, 면접관이 던진
” 우리 회사가 개발한 OOO 게임 아시죠? 그거 해보셨나요?”
라는 질문은 채용에 있어 무의미한 질문에 불과하다.

자사의 게임이 아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게임의 규칙을 설명해보라는 질문은
게임 기획자의 역할을 후보자가 잘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이 있는지를 검증하기에,
매우 유의미한 질문이다.


3. 좋은 질문은 회사의 업(業)이나 정체성(identity)과 연결되고, 유사성이 발견된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우리 마음속에 있는 어릴 적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우 정서적이고 아날로그적인 게임이다.
    반면 면접을 진행한 ㄴ 사는 우리나라에서 내로라하는 최첨단의 IT 기술을 다루는 게임 기업이다.
    시간적으로 세대를 거슬러 멀리 떨어져 있는 두 게임이지만,
    그 옛날 ‘오프라인’에서 즐겼던 추억의 게임과 모바일에서 즐기는 ‘게임’은 ‘놀이’라는 범주 안에서 공통점이 있다.
    결국 현재 회사가 하고 있는 업, 비즈니스와 연결이 되고
    놀이로서 추구하는 ‘즐거움’이라는 가치는 서로 동일하다.

   그래서 게임기획자를 선발할 때도 게임이 주는 본질인 ‘즐거움’이라는 가치를 스스로 정의할 줄 알고,
   그 가치를 게임을 기획하는 업무 중에 녹여낼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를 선발하고자 할 것이다. 

4. 좋은 질문은 부담스럽지 않은 고민을 만들고, 이 부분이 회사의 이미지를 만든다. 
   면접을 보고 회사를 빠져나온 후보자는 긴장 가운데 진행된 면접의 장면들을 떠올리며,
   그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아무래도 취업과 연관되어 있고,
   자신이 일하게 될 수도 있는 직장으로써 후보자 스스로도 회사를 판단하게 되는 자리가 면접 자리이기도 하거니와,
   면접을 준비하면서 지원한 회사에 대한 나름의 주관적인 이미지와 기대치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면접이  끝난 이후에 후보자가 가지게 되는 이미지는
   긍정적 이거나 부정적 이거나, 둘 중 하나가 되는 경우가 많다.

  2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무의미한 질문을 받는다거나
  이유 없는 사적인 질문, 또는 태도와 행동에 대해 강요를 받는 듯한 질문을 받는다면
  회사의 이미지가 긍정적으로 형성되기는 어렵다.

단순하지만 회사의 업종, 직무 특성과 연결이 되고
개인에 따라 얼마든지 답변의 범위와 수준이 달라질 수 있는 질문은
고민을 만든다.

  그리고 후보자가 갖게 된 고민은,
  면접 종료 후에도 (약간의 왜곡과 함께) 잔상에 남아
  ‘그 회사는 이런 부분까지도 검증을 하는구나’ 하면서
  회사의 수준을 높게 평가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채용의 과정은 조금 까다로울 필요가 있다.
  다만 너무 부담스러울 정도로 난이도 자체가 높은 수준이 아니라,
  그야말로 ‘어 이거 예상하지 못했네’ 수준의 질문을 던진다면
  질문의 ‘의외성’에서 후보자들은 회사에 대해 ‘참신함’을 느낄지도 모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
취준생 입장에서 면접에서의 아쉬운 것은,
면접에서 탈락을 하더라도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도대체 자기가 어느 부분이 부족했는지, 면접을 본 회사와 어떤 부분에서 안 맞았는지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들을 수 있다면,
취준생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움은 남을망정, 상당한 고마움을 느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피드백을 해준 회사에 대해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4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는 질문으로 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면,
입사를 지원한 후보자들에게  더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피드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를테면,
이렇게 말이다. 
“OOO 님은 현상을 이해하고 그것을 해석하여 구성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그것을 논리 정연하게 전달하는 측면에서 다소 아쉬웠습니다. 저희가 게임기획자에게 기대하고 있는 역량 중 중요한 부분은 논리 정연하게 설명과 전달할 수 있는 스피치 능력입니다. OOO 님이 이러한 부분을 조금 더 개선하신다면 분명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
덧붙여,
면접을 보고 아쉽게 탈락한 사람들에게도 피드백은 큰 의미가 있다.

왜나하면,
그들은 길고 긴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자신의 삶과 우리 회사의 가치를 연결하고자
상당한 고민과 마음고생을 하며 그들 인생에서 짧지 않은, 고마운 시간을 쏟아주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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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ey
hailey
2 년 전

최지훈님의 인터널브랜딩도 너무 잘 읽어서 써주신 글도 즐겁게 읽게 되었어요 ㅎㅎ 저도 면접관으로 항상 참여를 하는데 이런 방식으로 질문을 던져봐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 앞으로도 좋은 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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