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지능과 역량을 2배로 촉발시키는 방법

이제 막 리더가 되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최근,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로부터 전화가 왔다. 처음 리더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 팀원이 너무 반복적인 일만 하고 있다고 느끼며 동기부여가 떨어진 것 같은데 어떻게 이끌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사실 그 상황에 대한 답은 결코 한 가지가 될 수 없다.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방식은 리더의 숫자만큼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내 모습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가 쉽게 빠질 수 있는 유혹을 미리 인지하는 것은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 책 <멀티플라이어>를 소개하고자 한다. 저자인 리즈 와이즈먼은 두 가지 리더십 유형을 제시함으로써 ‘어떻게 사람들의 역량을 최고로 이끌어내는가?’에 대한 작은 실마리를 제공한다.

여러분은 삶을 통해서 다양한 리더십을 경험했을 것이다. 어떤 리더 앞에서는 내가 더 똑똑해지는 경험을 했을 수 있다. 아이디어가 번뜩이고 활력이 넘치며, 리더와 함께 어떤 일이든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을 것이다. 반대로, 어떤 리더 앞에서 여러분은 작고 초라해졌을 것이다. 지시사항을 듣거나, 리더가 원하는 대답만 해야 할 뿐이고, 점차 자신감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물론 단편적으로 설명하긴 어렵지만, 우리의 경험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저자는 앞선 리더를 ‘멀티플라이어’, 후자를 ‘디미니셔’라고 정의한다. 스스로는 어떤 리더인지, 이어지는 5가지 질문에 대해서 하나씩 답해보면 좋을 것 같다. 필자 또한 지금까지 많은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를 마주했기에, 책의 내용과 개인적 경험을 덧붙여서 글을 작성해보았다.

 

 

리더십 체크리스트 5가지

 

1. 당신은 인재를 소유하는가, 성장시키는가?

여러분은 강력한 비전에 이끌려 조직에 입사하고 나서, 시간이 지날수록 에너지가 고갈되고 효능감이 낮아진 경험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디미니셔의 강력한 특징은 ‘대담한 비전 제시’다. 그들은 책임질 수 없는 말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보통의 리더보다 훨씬 담대하고, 매력적인 미래를 그릴 수 있다. 그러한 능력 덕분인지, 디미니셔 주위에 탁월한 인재는 많이 모여있는 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의 역량이 100% 발휘되지는 못한다. 디미니셔는 인재를 모으고 소유하며 본인 생각을 관철하려고만 하지, 그들을 역량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을 각자의 영토에 가두고, 스스로만이 유일한 황제처럼 행동한다. 주요 인력들과 1:1로 대화하는 것을 즐기며, 불투명하게 의사결정을 하고, 사람들의 눈치 싸움을 부추긴다.

“새로운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있는 기계를 돌리는 것이 내 일이었다. 그는 내 능력의 50%밖에 끌어내지 못했다. 나는 앞으로도 결코 그와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다!”

반대로 멀티플라이어는 인재를 끌어당기고 능력을 최대치로 활용한다. 현대 조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은 지식노동자라고 볼 수 있고, 리더의 역할은 그들의 역량을 얼마나 끌어낼 수 있는가로 좌우될 수 있다. 멀티플라이어는 구성원의 강점을 파악해서 다양성을 살리고, 성장에 필요한 공간과 자원을 제공한다. 만약, 핵심 인재가 조직을 떠날 시간이 되었을 때라도, 그를 억지로 붙잡기 보다는 격려한다. 물론 쉬운 결정은 아니겠지만, 그러한 과정을 통해 조직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조직’이라는 평판을 얻고, 또 다른 인재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선순환을 마련한다.

 

2.당신은 조직 분위기를 긴장시키는가, 고조시키는가?

여러분은 공격적인 태도와 무례한 말투로 주변 분위기를 긴장시키는 리더를 본 적 있는가? 스티브 잡스를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는데, 그는 자기 뜻에 어긋나는 사람은 가차 없이 내치고, 회의 시간에 나가버리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일명 ‘짭스병’이라는 말로 독선적인 성격을 미화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론 굉장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잡스는 분명히 탁월한 혁신가이지만, 그렇다고 그의 무례한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그 역시 초기에는 그러한 성향이 강했지만, 애플에서 쫓겨나고 암 투병 과정에서 많이 나아졌다고도 한다. 디미니셔의 특징은 다분히 신경질적이고, 사람들을 쉽게 비판하고, 다음 행동의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구성원들은 몸을 사리게 되고, 안전한 아이디어만을 내놓게 된다. 디미니셔는 솔직한 아이디어를 원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그러한 분위기를 만들지는 않는다.

“어느 디미니셔는 결단을 내리지 않고 진을 빼는 것으로 악명 높았다. 그는 ‘손은 여러 개지만 머리는 하나’라는 원칙을 고수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지성과 재능은 당연히 성장하지 못하고 막힌다. 그는 ‘죽어나가는’ 조직을 만든다.”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의 주장이나 생각을 쏟아내기보다는 먼저 듣고, 필요할 때 말한다. 심리적으로 안전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그러면서도 ‘최선을 다한다’는 기준을 양보하지는 않는다. 즉 ‘안전함과 탁월함’이라는 이중적 관점을 견지하며, 사람들이 전력을 다하도록 분위기를 만든다. 구성원들은 불필요한 긴장이 아니라, 도전 의식을 느끼며 과감하게 시도한다.

 

 

3. 당신은 지시하는가, 독려하는가?

여러분은 회의 시간에 어떠한 발언도 할 수 없이, 오로지 리더의 의견만을 듣는 경험을 한 적이 있는가? 필자가 경험한 디미니셔의 특징은 ‘엄청나게 똑똑한 달변가’다. 실제로 회의 시간 내내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우며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증명하는 리더를 본 적 있는데, 숨이 턱턱 막히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흡입력이 느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의 진짜 문제는 남에게 배우려고 하지 않고, 대부분의 시간을 본인 생각을 납득시키기 위해서 애쓴다는 것이다. 스스로 모든 걸 통제하고, 사소한 것까지 지시하는 ‘마이크로 매니저’의 모습을 보인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그가 답을 모르는 질문을 하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반면, 멀티플라이어는 “내가 모든 답을 알아야 한다.”는 가정이 없다. 그들은 답을 던지기보다는 질문을 던지면서, 건설적 긴장을 만들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게 한다. 종종 “우리의 고객은 누구이며, 우리는 왜 이 사업을 하는가?”와 같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통해서, 구성원들을 자극하고 몰입을 이끈다. 계획을 함께 수립하고, 작은 성공을 만들도록 돕는다.

 

4. 당신은 소수와 결정하는가, 다수를 토론에 참여시키는가?

여러분은 투명하지 못한 의사결정 과정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디미니셔들은 혼자 혹은 소수 측근들과 논의 후 결정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팀원들의 지식과 노하우를 이용하기보단, 자신의 의견을 들어주고 동의하는 집단으로 이용한다. 그리고 사실상 모든 결정은 그의 입에서 나왔다. 종종 회의가 그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면 엉뚱한 논점으로 옮겨져서 산으로 갈 때가 많았고, 그의 아이디어 역시 새로운 방식보다는 과거의 성공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열린 조직을 지향하지만, 실제 회의는 문을 닫고 이뤄졌다. 결국, 필자를 비롯한 구성원들은 ‘어차피 정해진 결론인데, 괜히 힘 빼지 말자’고 생각하게 되었다. 활발한 토론과 주도적 참여는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다.

“우리는 그가 모든 일에 답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정말로 의견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리고 모든 에너지를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팔아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데 쏟았다. 다른 사람의 의견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러나 멀티플라이어는 자신이 아는 것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아는 것을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에 초점을 둔다. 사실을 근거로 해서 토론과 대화를 통해 의견을 확장시키며, 최대한의 객관적 시각을 확보한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지만 철저한 결과를 요구하며, 결정 사항과 이유에 대해서 충분히 의사소통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구성원들은 맥락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결속력 있게 업무를 진행하게 된다.

 

5. 당신은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는가, 책임감을 심어주는가?

여러분은 작은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마이크로 매니저를 만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디미니셔들은 많은 경우에 “내가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 전체를 위임하기보다는, 단편적 임무를 부여하고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즉시 개입한다. 이로 인한 문제는 ‘악순환’을 초래하는데, 실제로 구성원들은 자신의 역량을 100%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자존감이 낮아지고, 이는 리더에 대한 의존을 키운다. 종국에는 결국 디미니셔가 예견한 것처럼, 그가 없으면 실제로 일이 진행되지 않게 된다. 운이 좋게 성공을 하더라도, 그것은 모두 디미니셔의 업적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멀티플라이어는 구성원들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정의하고, 실제로 책임질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물론 적절한 도움과 조언을 주고 질문을 던져 관점을 전환시키기도 하지만, 책임은 상대방에게 다시 되돌려준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직접 개입하지 않아도 꾸준히 성과를 내는 조직을 만들고, 결국 성장하고 자립하게 한다.

 

잘못된 질문: 나는 멀티플라이어인가, 디미니셔인가?

지금까지 멀티플라이어의 5가지 특징에 대해서 짧게 정리했다. 이때 스스로에게 “나는 멀티플라이어인가, 혹은 디미니셔인가?”라는 단편적인 물음을 던질 수 있는데, 그것은 올바르지 못한 질문이다. ‘멀티플라이어’와 ‘디미니셔’라는 2가지 타입이 아니라, 넓은 스펙트럼으로 이해하는 것이 낫다. 누구나 어느 정도는 멀티플라이어이면서 동시에 디미니셔이기 때문이다. 마치 이타적이면서도 이기적인 것처럼. 그렇기에 각 영역별로 어느 정도 가까운지, 보다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강력한 디미니셔는 소시오패스나 나르시시스트 리더의 성향을 보이지만, 그런 경우는 소수이고 많은 경우는 선한 의도를 가졌지만 본인도 뜻하지 않게 디미니셔가 되어버린 경우다. 지금까지 보고, 듣고, 경험한 리더십이 그것뿐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지금까지 공급 중심의 경영 환경에서는 ‘지시하고, 복종하는 리더십’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뒀다. 그렇기에, 많은 디미니셔 리더가 스스로는 좋은 리더라고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리더 직책으로 올라갈수록 성과에 대한 압박과 불안은 강해지고, 권력이 높아짐에 따라서 공감 능력은 낮아진다. 디미니셔의 밑바탕에는 “내가 없으면 사람들은 해내지 못한다”는 가정이 깔려 있는데, 결과만 생각하며 무심코 나온 행동들은 디미니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은 여기에 있는데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 ‘자각’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인데, 자신의 행동을 의식하는 범위를 넓혀갈수록 우리는 디미니셔를 벗어나 멀티플라이어가 될 수 있다. 더 쉬운 길이 아닌, 더 바람직한 길로 가고자 노력하는 모든 리더들의 건승을 빈다.

“디미니셔에 대해 알게 된 것, 그리고 내 자신의 디미니셔 성향을 없애려고 노력한 것은 지난 한 해 동안 나의 성장에 도움이 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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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n
sean
2 년 전

강정욱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나는 멀티플라이어인가 디미니셔인가라고 생각하다가, 마지막에 이것이 ‘잘못된 질문’이라는 지적을 보고 또 다시 깨달았습니다. 지금 멀티플라이어로서의 판단을 하고 있는지 알아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깨달았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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