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月刊 선리싼리 에서는 리쿠르팅에 대한 얘기를 하려한다.
채용을 오래했다는 것이 채용을 잘한다는 것과는 별개의 일이지만, 20년 넘는 인사 경험 중에 채용을 가장 많이 하였고, 다양한 case들을 바탕으로, 어떤 리쿠르터가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자질과, 스킬, 지식 등을 나누고자 한다.
정답은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선택일 뿐이다.
질문과 토론은 언제나 환영한다.
EP #2. 리쿠르터의 능력은 호기심과 용기로부터
지난번에는 리쿠르터의 자격에 대해서 손병호 게임을 통해 알아보았다. (EP#1. 리쿠르터의 자격 – 손병호 게임) 이번에는 리쿠르터로서 누구나 한 번쯤 고민했을 만한 질문을 바탕으로, 선량한 리쿠르터의 자질에 대해서 이야기하려한다.
Q. 현업에서 채용 의뢰한 직무에 대해서, 리쿠르터인 내가 해보지도 않은 직무인데, 어떻게 좋은 후보자를 소싱하여 현업에 전달할 수 있을까?
업무간접 경험과 Kick off 미팅(feat. Hiring manager)
Job Description(JD 직무기술서)를 어떻게 써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추후에 논하기로하고, 일반적으로 우리가 만나는 JD는 대부분이 불친절하다.
우선, 직무에 대한 이해는, 해당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의 하루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들어본다. 이 간접 경험은 루틴하게 일어나는 일에 대해 파악함으로써 전반적인 업무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그리고 Hiring manager와 함께 하는 Kick off 미팅. 이 미팅에서는 해당 포지션의 역할과 기대수준, JD의 요건을 만족하는 (그러나, 아직 컨택하지 않은) 후보자의 resume 리뷰를 Hiring manager의 언어로 들어보며, 해당 포지션에 대한 target 수준을 현업과 리쿠르터가 같은 눈높이로 가져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미팅에 협조적이지 않은 Hiring manager가 있다면, 그 부서의 채용을 후순위로 가져가도록 하자. 채용에 협조적이지 않거나, 리소스를 쓰지 않는 Hiring manager는 채용에 대한 의지가 별로 없는 사람이다.
리쿠르터는 후보자의 차별화된 특징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나서, 리쿠르터 본연의 업무인, 적합한 인재를 sourcing해 내고, 일정 기준 이상의 서류검토대상자/면접대상자를 선별해내야 하는데 여기서 리쿠르터의 역량이 발휘될 수 있다.
선량한 리쿠르터인가 싼마이인가의 기준은 아래와 같다.
– (JD기반으로 서류상의) 최소한의 기준만 맞추어 현업에 전달하면 싼마이 리쿠르터.
– 최소한의 기준 + 후보자를 현업에 추천하는 리쿠르터로서의 이유가 있다면 선량한 리쿠르터
후보자의 이력이 JD기준에 맞는지 안맞는지만 확인하는 것은 글자 맞추기와 무엇이 다른가? 고등학생도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자신이 리쿠르터로서 존재의 이유가 증명이 되어야만, 즉, 글자맞추기 이상의 insight를 던질 수 있어야만, 그 리쿠르터는 회사에서 일할 수 있는 Greencard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럼 어떤 insight를 어떻게 찾아야할까?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접근해본다
이 후보자를 면접해야 하는 이유를 한 두 문장으로 써본다
이 사람을 왜 면접을 봐야하죠? 라는 Hiring manager의 질문에,
“JD에 있는 필수조건을 다 만족했습니다” 라고 말할것인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그건 글자맞추기에 불과하다.
이 사람을 면접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이 후보자는 아직 이직경험이 없지만, 본인이 현재 하고 있는 직무에서 크게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회사가 정체하고 있는 industry에 있기 때문인데요, 우리 회사라면, 이 분이 물만난 고기처럼 펄떡일 것 같습니다”
“ 이 후보자는 본인의 이력을 과장하지 않고, 본인이 실패한 프로젝트에서 배우고 느낀것을 얘기합니다. 본인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이 있는 후보자입니다”
이정도 insight는 리쿠르팅을 오래한 시니어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 있겠다. 경력이 많은데 일 못하는 사람 주변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따라서 이 질문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호기심과 용기에서 비롯한 학습의지가 당신의 실력을 높여줄 것이다. 이 부분이 리쿠르터로서 가져야할 중요한 자질이다.
배움을 잘하려면, 호기심이 있어야한다.
‘무능력의 무의식 상태’에서는 아무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내가 어떤 것을 배워야하는 필요를 못느끼는 상태를 말하는데, 예를 들자면, 내가 아제르바이잔 언어를 못하는데, 굳이 내 인생에서 그 필요성을 못느끼니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호기심이 생기면 배움의 시작이다.
고등학교때 호기심에 당구장에 처음으로 갔는데, 그곳에서 반 친구들을 만났다. 그 친구들은 공을 따박따박 잘 맞춘다. 스핀 (시네루)도 넣고, 당구채 (큣대)를 잡는 자세도 뭔가 안정적이다. 당구 못치는 내가 등신 같이 느껴진다. 이상태를 ‘무능력’의 ‘의식’ 상태라 한다. 내가 당구를 못친다는 무능력을 정확히 인지한 상태이다. 이제, 다음날 부터 learning이 일어난다. 나의 무지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친구들에게 당당히 서기 위해, 좀 놀아보인다는 아우라 (후까시)를 위해 열심히 시간을 투자한다. 공의 바깥쪽을 큐태로 부드럽게 때려 스핀을 준다. 한번에 하나씩 배워나간다. 밤에 자리에 누워 천장을 보면 천장이 당구대로 보이고 쓰리쿠션 각이 보이기 시작한다.
호기심에 따라간 당구장에서 나의 (당구)무능력을 인지했다 (무능력의 의식상태). ‘무능력의 무의식 상태’가, ‘무능력의 의식상태’로 바뀌고, learning하고자 하는 용기가 생겼다. 이제부터 필요한건 용기다. 무능력이 능력으로 바뀌는 순간까지, 즉 ‘능력의 의식상태’까지 용기를 가지고 배워나가면 된다. ‘
정리하면, 무의식/무능력 ➡ 의식/무능력 ➡ 의식/능력 상태 가 되는 것이다.
리쿠르터는 다양한 직무를 다루는 직업이다. 또한 호모사피엔스라는 가장 진보한 종을 다룬다. 이 고도의 직무를 잘 해내기 위해, 리쿠르터에게 요구되는 자질의 시작은 호기심과 용기로 부터 일 것 같다. 다른건 몰라도, 호기심과 용기는 마음만 먹으면 다 가질 수 있겠다.
선량한 리쿠르터가 되기위해 필요한 자질. 호기심과 용기.
당신을 싼마이와 구별 지어줄 아이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