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D의 수행영역은 전통적으로 네 가지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이른바 개인개발, 경력개발, 성과관리, 조직개발이다. 이는 HRD를 단기적인 접근과 장기적인 접근과 같은 기간에 따른 축과 개인 중심과 조직 중심과 같은 대상에 따른 축으로 구분해서 제시한 것이다.
조직에서 HRD를 비즈니스의 파트너 등과 같이 표현하는 것도 이와 같은 HRD의 수행영역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며 실제로 이러한 영역에서 보다 많은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보여지는 HRD는 여러 가지 상황 또는 보유하고 있는 자원이나 역량 등에 영향을 받아 주로 개인개발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교육과정을 만들고 운영하고 전달하고 평가하는 정도다. 물론 이 역시 HRD의 주요 역할이자 기능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기대하는 HRD 그리고 HRD담당자로서 보여주고 싶은 HRD를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비즈니스와 구성원들에 대한 감지력(sensing power)이 요구된다. 이러한 감지력이 있어야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이를 환언하면 전략적 HRD를 하기 위해서는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남다른 접근과 분석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감지(sensing)는 저절로 되는 경우가 없다. 목적이 있어야 하고 지속적인 관심도 빠질 수 없다. 그래서 HRD를 보다 더 전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감지를 하고자 한다면 주변부터 둘러볼 필요가 있다.
일터(workplace)는 HRD 수행과 관련해서 감지할 수 있는 원천(source) 중 하나다. 일터에서 주고받는 대화를 비롯해서 내부에서 전달되고 공유되는 각종 자료 등을 통해 비즈니스와 구성원들의 관심 등에 대한 그야말로 가공되지 않은 자료(raw data)를 얻을 수 있다.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다.
또 다른 감지의 원천은 사회적인 이슈(social issue)다. 비즈니스나 구성원 모두 사회적인 이슈의 직/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면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HRD담당자의 개인적인 관심(individual concern)도 포함된다.
다음으로는 이와 같은 일터, 폐쇄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회적인 이슈, 개인적인 관심 등에서 감지된 이슈들을 여과(filtering)해야 한다. 다양한 영역에서 감지된 이슈들을 여과하는 과정에서는 HRD관계자 이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의와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과정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비즈니스적 측면과 인문학적 측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배경 지식(knowledge)과 경험(experience)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감지된 이슈들을 제대로 여과할 수 있다.
이렇게 여과된 이슈들에 대해서는 나름의 기준과 방향에 기반해서 해야 할 것과 중점을 두어야 할 것 등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소위 말하는 의제 결정(agenda setting)이다.
감지되고 여과된 이슈들이라고 해서 모두를 다 다룰 수는 없다. 시급성과 중요성에 기반한 우선순위도 있을 것이고 지원범위나 수행역량 등도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결정된 이슈들은 HRD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HRD intervention)과 HRD 외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non-HRD intervention) 그리고 연구개발 과제(Research & Development subject)와 향후 검토과제 등으로 구분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향후 검토과제는 현 시점에서 판단을 유보(parking lots)한 과제라고 할 수 있으나 언제든지 수면 위로 올려 논의해 볼 수 있는 이슈다. 또한 연구개발 과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금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필요한 이슈라고 할 수 있다.
한편 HRD 외적인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의 경우, 말 그대로 HRD측면에서의 접근보다는 제도나 시스템 등에서 접근해서 해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되는 이슈다. 이와 같은 이슈는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조직이나 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접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HRD 측면에서 다루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이러한 과제들은 HRD 수행을 위한 프로세스와 방법론을 기반으로 접근해야 한다. 당연히 HRD 수행역량이 필요하고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와 조사, 그리고 경험 등을 통해 제시된 바 있다.
전략적이라는 단어에는 미래의 시점과 선제적 접근이라는 개념이 녹아들어가 있다. 그래서 전략적 HRD를 하기 위해서는 상상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나 이슈에 대한 감지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이를 여과해서 수행과제를 결정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따라서 HRD를 보다 전략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이와 같은 접근방식도 고려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