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에서는 그동안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던 IQ(지능지수), EQ(감성지수) 등의 기준을 넘어 종합적으로 인재를 판단하는 관점을 정리해 보려 합니다.
산업화가 빠르게 진전되던 시기에는 IQ(Intelligence quotient, 지능지수)와 기억력이 매우 중요한 인재의 판단기준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직무적성검사 등의 시험으로 이런 역량을 판단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었구요. 아직도 많이 유효하겠지만 좋은 학벌이라는 것도 이런 시기에 중요시 된 부분이 있습니다.
그 후에 성과를 내려면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나 소통하는 능력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현실적으로나 학문적으로 발견을 해 내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EQ(Emotional quotient, 감성지수)라고 합니다.
Stephen P. Robbins가 지은 『조직행동론』에 보면 감성 역량 전문가인 Daniel Goleman은 수백개의 기업 연구를 통해 업무 성공 요소를 파악해 보니, 똑똑함을 대표하는 IQ(Intelligence Quotient) 요소가 20%임에 반해 감성 역량을 의미하는 EQ(Emotional Quo-tient) 요소가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EQ의 핵심요소는 감정관리, 타인 감정 공감, 협동능력 등입니다.
인사일을 하다보니 상당 부분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EQ가 탁월한데 도덕성이 떨어지면 큰 사기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인사하시는 많은 분들도 경험하셨을 것입니다. 공자가 한 말인 ‘얼굴표정이 그럴듯한 사람 치고 올바른 사람은 드물구나’라고 한 것처럼 말입니다. 요즘은 인터넷과 각종 시스템에서 엄청나게 많은 정보가 제공되고 있기에 창조적이고 창의적으로 통찰하고 판단하는 능력이 중요한데 이것을 어떤 지표로 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생길 것입니다. IQ, EQ로는 측정하기가 어려운 능력이지요.
이런 부분에서 저도 많은 고민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SQ(Spiritual quotient, 영성지능)이라는 개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영국의 도너 조하 교수와 정신과 의사 이언 마셜이 처음 사용한 개념인데 의미와 가치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기 위한 지능으로 기존 틀을 벋어나 창조적으로 규칙이나 상황을 바꿀 수 이는 능력이고 IQ와 EQ의 토대가 되는 지능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 학계에서는 정설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은 지능이라고 합니다.
대기업에서 조직화하는 일을 하다가, 두번의 스타트업을 조직화하다 보니 대기업과 가장 차이가 나는 문제는 채용브랜드가 약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고의 역량이나 스펙을 가진 인력을 뽑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화를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을 했었습니다.
이런 고민과 실제 채용후 성과 측정으로 알게 된 것은 자기성찰지능이 높은 인력과 공감능력이 좋은 인력을 뽑으니 빨리 적응하고, 주변과 협력도 잘해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를 낸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기성찰지능은 자기를 객관적으로 보는 지능으로 저는 면접 때 약점에 대하여 물었을 때 얼마나 솔직하고 객관적으로 자신의 약점을 설명하고 개선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중시해서 봅니다. 이 부분을 솔직하게 답을 한 인력들을 뽑아 보니 빠르게 적응하고 성과를 내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상대방과 아이컨택을 하고 서로의 입장을 공감하는 능력도 중요시 보았는데 이 두가지를 함께 갖춘 인력은 잘 적응하고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님의 메타인지에 대한 강의를 들었을 때, 이것이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과 같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메타인지(meta認知, 영어: metacognition)는 자신의 생각을 인식하는 또 차원 높은 인식을 말합니다. 메타인지가 높은 사람은 기존 것을 낯설게 보아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고,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지 알아 빠르게 학습을 해 나갈 수 있다고 합니다.
강의를 들으며 이미 알고 있던 SQ, 자기성찰지능과 같은 개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공자가 자로에게 진짜 아는 것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알려 주는 대목이 『논어』에 있습니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그것이 아는 것이다.
머리가 좋은 것과 관계역량이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선명한 사고능력이 올바른 통찰과 판단이 중요해진 요즘 시대에는 더욱 중요한 역량이 되어 가고 있다고 봅니다.
유사한 표현으로 우리 주변의 많은 분들이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지라고 말합니다. 의리라는 것이 도덕지능, 양심지능인 SQ를 쉽게 표현한 말일 것 같습니다. 상황이 좀 부족해도 함께 동고동락하며 최선을 다하고, 눈앞의 보상보다도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누구나 원하는 인재일 것입니다.
의리(義理)라라는 말은 ‘인간이 마땅히 행하여야 할 도리’라고 두산백과에 정의되어 있습니다. 의리를 잘 풀어보면 아래와 같이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의(義, 정의) : 내가 당해서 싫은 것을 남에게 하지 않는 것
리(理, 지혜) : 옳고 그름을 아는 마음, 내가 알고 모르고를 정확히 아는 마음
이와 반대가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이력서에서 지원자의 경력을 살펴볼 때 너무 이직이 과한데 연봉이 높은 지원자를 볼 때 인사담당자들은 대부분 그 지원자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였다는 것을 많이 느끼실 겁니다. 어찌 보면 EDGE가 있어 보이겠지만 결국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게 되어 있습니다. 회사의 사업을 들고 튈 수도 있구요. 똑똑하다고 뽑았다가 회사에 큰 피해를 주는 사례는 인사담당자들께서 이미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앞에서 설명한 내용을 종합해 보면 결국 인재를 판단할 때는 SQ의 영역인 자기성찰지능(메타인지), 의리, EQ의 영역인 공감능력 등을 종합해서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런 관점을 종합해서 인재를 판단하는 큐브모델을 한번 정리해 보았습니다. 큐브의 크기가 클 수록 매우 좋은 인재일 것입니다.
1) IQ도 중요하지만 재능을 한 축으로 봅니다. 직무전문성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래와 같은 질문을 통해 파악을 해봅니다.
그 일에 대해 얼마나 좋아하며, 남들이 하기 어려운 것을 쉽게 해내는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 일을 좋아했으며 재능이 발화하고 있는가?
2) 사람과의 관계를 하는 스킬을 봅니다. HUMAN SKILL이라고 부를 수도 있고, EQ라고도 부를 수 있을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얼마나 잘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가?
3)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SQ를 봅니다. 학습능력, 메타인지, 자기성찰지능, 도덕(양심)지능 등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의 도리인 의리를 지키며 얼마나 올바르게 살아 왔는가?
자신의 장점, 단점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가?
상황인식, 판단능력은 훌륭한가?
<그림> 인재를 파악하기 위한 큐브모델
이런 관점으로 인재인지 판단을 해보시면 기존 IQ, EQ를 넘어 보다 종합적으로 인재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HR이 경영진의 전략적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이런 관점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함께 인터뷰를 했을 때 HR전문가만의 판단기준을 명확히 가지고 설명할 수 있고, 시간이 지났을 때 그것이 맞았다면 경영진은 HR전문가의 통찰력을 인정하고 신뢰하기 시작할 겁니다.
마지막으로 중국 삼국시대 조조의 인사참모 유소劉邵가 지은 인물평가의 고전인 『인물지』에서 최고의 인재에 대한 설명을 아래와 같이 공유합니다. 수천년의 시간이 지나도 사람 보는 눈은 비슷한 것 같습니다.
사람됨에 있어 품성이 소박하고 담백하여 안으로는 총명하고 지혜롭고 밖으로는 밝고 명랑하며, 근육은 튼튼하고 골격이 단단하며, 목소리는 맑고 안색에는 미소를 띄며, 의표는 정중하고 용모는 단정하여, 아홉가지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사람이 바로 순수한 품덕을 지닌 사람이다.
[참고문헌]
Stephen P. Robbins 저. 『조직행동론』. 김광점 역. 시그마프레스. 2006.
김경일. <어쩌다 어른>. TVN. 2016.
『두산백과』. 네이버지식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