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한국 워킹맘의 글로벌 리더십 체험기

Intro

“언니, 그거 지난 학기 초에 언니가 이야기 했던 거잖아. 꿈이 이뤄진거네!”
내가 싱가포르로 일을 하기 위해 떠난다는 소식을 듣고 MBA 동기가 한 말이다. 문득 2018년 봄 코칭 과목의 첫 수업 날 교수님께서 주신 질문이 떠올랐다. ‘이루어 지지 않았지만, 간직하고 있는 꿈’. 나는 해외에서 생활을 하고 싶다는 꿈을 이야기 했고, 기억에서 조차 잊혀진 그 꿈을, 이제는 이루게 된 그 꿈을 동기가 꺼내어 알려 준 것이다.

2019년 10월 29일.

한국에서 보낸 42년의 인생, 그리고 19년의 직장 생활을 뒤로 하고 나는 싱가포르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더 재미난 일들과 도전, 그리고 내가 성취할 무언가에 대한 기대감을 잔뜩 안고.

 

Struggle
“What we call beginning is often the end, and to make an end is to make a beginning.” -T.S. Eliot
해외 유학 경험이나, 해외에서 열흘 이상의 장기 체류 경험 조차 전무했던 나.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집을 구하고 아이의 뒷바라지를 하는 것 부터 새로 바뀐 회사의 문화, 일의 방식, 그리고 업무를 소화하는 것 까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출근한지 4개월만에 코로나가 번졌고, 내 생활은 또 한번 출렁이게 되었다.

언어가 서툰 나에게 다가온 ‘생활형’ 어려움들은 정착 초기 넘어야 할 큰 산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나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이 모여 일하는 Regional office 의 성격 상 상사와 동료들로 부터 많은 챙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도 소소한 어려움과 늘 함께하는 삶이지만, 덕분에 내 부족함을 들여다 보기를 피하지 않고, 함께 이룬 작은 성취에도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Global Leadership
‘사랑이란 말은 너무 너무 흔해’ 라는 옛 노래 가사가 있다. (우리 고인물들은 이미 흥얼거리고 있을지도) 흔하게 사용하는 사랑이라는 단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정의와 감정 그리고 경험은 모두 각기 다르듯, 리더십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본다. 물론 교과서에서 설명하는 정의는 존재하겠지만, ‘리더십’은 속해 있는 조직, 문화 그리고 지향하는 가치 등에 따라 정의가 달라지는 동적(動的) 개념인 것이다.

내가 정의하는 글로벌 리더십은, 글로벌(또는, 한국을 포함하는 더 넓은 시장)한 환경을 바탕으로 조직의 성과를 위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희생과 헌신, 그리고 타인에 대한 긍휼을 기반으로 만들어 지는 가치이다. 그 과정에서 조직원들은 개인의 성장과 성공을 맛보고, 기업은 보다 영속적인 존재 기반을 구축하며 상생의 문화를 형성하고, 구성원과 함께 조직의 성과를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는 잘 뿌리내린 리더십의 부산물이라 하겠다. 무대를 글로벌로 확대한다고 해도 이런 핵심 가치는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모든 조직이 그 구성원들의 생리와 요구와 욕구를 이해해야 더 적합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듯, 글로벌 마켓에서는 보다 다양한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차이일 것이다.

지난 1년여 싱가포르에서 regional 업무를 맡아 일하면서 겪었던 어려움들을 앞에 소개했었다.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코로나라는 기대치 않았던 변수를 맞아 기업의 우선순위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성과도 있었다. 다수의 상을 수상하고 또 글로벌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이끄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더 다양한 조직 내부 구성원들을 도우며 일할 수 있는 경험을 갖게 된 것이다. 이는 내게 두려움을 극복하고 얻은 작은 훈장으로 남았다.

내가 몸소 배운, 글로벌 리더십을 통해 성과에 이르는 좌표 다섯개를 아래와 같이 정리 해 보았다.

1. Unlearn : 기존의 가치관, 아이덴티티, 습을 지우는 과정
2. Learn : 글로벌 환경에서 실제 업무를 시작하기 전 미리 알아야 하는 것들에 대한 학습 과정
3. Observe & Act : 실제 업무를 하며 관찰하고, 배우고, 적용하는 순환 과정
4. Visualize : 공동의 목표, 상황에 대한 가시화. ‘나’ 와 ‘내 성과’ 에 대한 가시화 과정
5. Empathize : 이해와 긍휼, 공감의 자세로 포용력 있게 조직을 끌어나가는 과정
상세한 내용은 Wanted Con, 강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Outro
“Life consists of your Choices between Birth and Death”
인생(Life) 은, 태어나면서(Birth) 죽을때 까지(Death) 이어지는 숱한 선택들(Choice)의 총체이다.
나는, 보다 많은 것들을 겪고 배우고 또 기쁘게 나누는 것을 인생의 가치로 삼고, 지난 1년간 싱가포르에서 그것을 실현하며 살아왔다. 고난과 어려움들도 경험의 일부라고 여기며 그것이 내게 남긴 가르침들을 새기며 일한 결과 벅찬 성과들을 얻을 수도 있었다.

때로는 우리 삶에 예기치 못한 사건들과 불청객이 불쑥 찾아들어오기도 하지만, ‘잘못 들어선 길이 우리를 목적지로 데려다 주었다’는 말 처럼 그런 낯설고 힘든 경험이 우리에게 계획한 여정에서는 만날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해 준다는 것을 믿는다.

어떻게 미화해도 코로나는 ‘없었으면 좋았을’ 사건임은 분명하지만, 이 속에서 우리만의 고유한 아이덴티티를 발견하고 또 리더십을 통해 타인과 공명한다면 어쩜 이 길의 끝에서 우리는 더 큰 선물을 받게 될지도 모른다.

아직은 체험기에 더 가까운 글로벌 리더십의 경험이지만, 이 부족한 나눔 속에서도 본인만의 귀한 무언가를 찾아낼 수 있는 지혜로운 독자들이 있기에, 부끄러움 없이 내 생각을 나눠본드아.

2020년 12월 31일 싱가포르 서쪽 변방에서
이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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