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프로젝트라 쓰고 100일 학교라 읽는다

가장 큰 학교를 만들거예요

좋아서 시작했고, 좋아서 계속 했던 것을 보다 많은 분들이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로 만드는 경험. 그야말로 ‘덕업일치’의 경험이죠. ‘카카오 프로젝트100’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2년간 느슨하게 진행했던 사내 프로그램에서 (카카오임팩트의) 서비스로 런칭하기 앞서, 사외 이사님들에게 보고 했던 때가 기억나네요. 저는 이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개인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세상에서 가장 큰 학교를 만들 것이다”고 선언했습니다. 그야말로 100일을 통한 ‘100일 학교’였던거죠. 학교가 가진 보편적인 특징(비슷한 방향을 가진 이들이 모여, 인생에 의미있는 변화와 성장을 만들어내는)을 가지고 있지만, 기존 학교의 방식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형태의 학교를 생각했습니다. 여기에선 입학과 졸업까지 100일이란 시간이 걸립니다. 보통의 학교와 비교하면 짧은 시간이기도 하고, 또 매일같이 무언가를 해야하는 걸 생각하면 긴 시간이기도 합니다. 

대개의 학교가 또래들이 모이는 것과 달리 이곳에서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방향성과 참여 의지만 물을 뿐, 나이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거죠. 일반적인 학교는 특정 지역을 연고로 합니다. 일단 넓은 땅에 비싼 건물을 우뚝 세워놓고 온라인/오프라인 수업을 진행하죠. 우리가 만들려는 학교는 손에 잡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0.1평의 땅도 차지하는 것 없이  ‘디지털’에만 존재합니다. 그러니 내가 지금 어디에 살고 있는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등하교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야말로 취향이나 목적이 같은 다양한 나이대의 별별 지역에 있는 이들이 모입니다. 특이한 학교죠. 또 쿨한학교이기도 합니다. 참여한 이들의 반응 중에 ‘쿨한학교’가 자주 언급 되었습니다. 서로를 돕는 느슨한 연결이 끊임없이 등장하지만, 끝나는 날이 명확한 만큼 쿨하게 모여, 쿨하게 흩어지는 학교란 뜻입니다. 그렇다고 학교가 끝났다고 해서, 성장을 위한 활동은 멈추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다른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며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원했던 변화를 위해 또 성실하게 시간을 씁니다.

 

이제까지 학교는 땅을 차지해야 했고, 그곳에 거대한 건물을 지어야 했다.

 

요즘은 많은 분들이 대학의 이름만 다를 뿐, 대학이란 곳에 입학합니다. 그곳에서 시간을 통해 학생에서 어른이 됩니다. 소수가 대학원과 박사, 유학 과정에 들어가고, 대개는 사회로 나옵니다. 그 후엔 ‘학교’를 경험하기 어렵습니다. 먹고 사는데만 온 신경과 힘을 쏟습니다. 전진만 할 뿐이죠. 학교에선 옆을 보기도 하고, 뒤를 보기도 했지만 사회에선 녹록치 않습니다. 돌아보면 이 100일 프로젝트는 그런 학교의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하고, 옆을 혹은 뒤를 찬찬히 살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거죠. 더군다나 느슨한 네트워킹이라뇨. 베프를 만날 순 없지만, 나와 통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는 ‘광장’의 역할도 했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공생인가 

100일, 10만원 참가비(라 쓰고, 등록금이라 읽는)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돈은 프로젝트가 끝난 후 돌려 받습니다. 하지만 조건이 있었습니다. 빠진 날만큼 1,000원을 곱해 참가비에서 뺍니다. 그 돈으로 ‘기부’를 합니다. 그러니까 그날 미션에 성공하면 나를 돕고, 미션에 실패하면 사회를 돕습니다. 그러니 실패란 없습니다. 하든 안하든 성공입니다. 마음이 흐뭇해 지는 경험을 합니다. 그렇게 100일 지나고, 참가비를 돌려 받는 찰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집니다. 지난 달에 살짝 얘길했던 부분입니다. 바로 ‘참가비’를 받지 않겠다는 분들이 등장합니다. 충분히 좋은 경험 했으니, 그 돈을 고스란히 기부에 써 달라는 이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얼마나 따뜻한 존재들이고 멋진 공생인가요. 이게 학교의 진짜 모습 아니던가요. 100일 프로젝트를 하며, 잃어버린 삶의 감각을 조금씩 회복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물론 한 번의 100일이 모든 걸 다 바꾸진 못하죠. 저는 2017년부터 시작한 100일을 매해 이어오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했고(언제까지 해야 글을 잘 쓸까요), 매일 질문하기를 했고(제가 매일 질문하면 참여자들이 그것에 답을 합니다), 그림그리기를 했고(저는 낙서 수준 이었지만 다른 분들이 예술을 했죠), 문화예술계 소식을 매일 1개씩 뽀갰고(널위한문화예술이란 스타트업의 리더가 매일 뉴스를 전했고 참여자는 그것에 의견을 달았죠), 매일 소극적 거짓말을 하나씩 지어내는 아주 머리 아픈 프로젝트에도 참여했습니다.

 

문을 닫아야, 새로운 문이 열린다.

결국에 저는 이 100일 프로젝트로 덕업일치를 이뤘고, 그 성취감을 계속 이어 왔습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고 쌓여 인생을 또 다른 길로 인도했습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두번은 한다는 바로 ‘퇴사’. 요즘은 퇴사 대신 ‘졸업’이란 표현을 많이 쓰더라구요. 회사졸업. 졸업은 문을 닫는 다는 것이고, 새로운 문이 열린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한 발 한 발 디뎌, 오늘까지 왔네요. 여러분도 그렇게 온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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