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HRDer의 퇴사 이야기

오늘은 4년차 HRDer의 퇴사 이야기(라 쓰고 이직썰이라고 읽는..)을 써볼까 합니다. 퇴사 후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새로운 회사에 출근한 4년차 HRDer는 누굴까요? 바로 접니다.(ㅎㅎ)

저는 2017년 3월에 회사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근무를 시작한 회사는 국내 모 철강 기업이었는데요. 입사 후 약 2년 간은 총무 부서에서 일을 하다가, 좋은 기회로 그룹 연수원에서 HRD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래부터도 HRD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3년 간의 근무 기간 동안 정말 재미있게 일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현장 경험이 중요한 총무 부서에서는 모르는 게 많아 아이디어를 내는 게 어려웠었는데, HRD 부서에서는 채택이 되지 않더라도 활발하게 브레인 스토밍을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냥 분위기를 띄우고자 드립 친 아이디어도 이벤트로 발전하여 정말 재밌었습니다.

3년 간의 만족스러웠던 HRD 부서에서의 생활, 저는 왜 그만두고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을까요? 그 이유와 이걸 기록하는 이유를 함께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1. HRD 부서의 부재
    – 제가 퇴사와 동시에 이직을 결심한, 가장 중요한 이유였습니다. 바로 전에 근무했던 회사에서는 HRD 부서가 없었습니다. 앗, 그럼 여기서 궁금하신 분들이 계실텐데요. 그럼 저는 어디서 HRD 업무를 했을까요? 글 서두에 말씀드려서 눈치채신 분들이 계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여러 개의 그룹사의 교육을 담당하는 그룹 연수원으로 약 3년 간의 파견을 갔었고, 파견 기간 동안 열심히, 그리고 재미나게 업무를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파견 기간이 거의 끝나가면서 원 소속으로 복귀를 해야하는 시점이 도래했고, 고민이 많아졌어요. 원 소속인 회사에는 HRM 부서는 있지만, HRD 부서는 없었거든요. 큰 맥락에서 볼때는 같은 HR이고, HRM과 HRD의 차이가 무엇이냐라고 반문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간단하게 말하면 HRM은 Human Resource Management, 인사 관리에 초점을 둔 분야이고, HRD는 Human Resource Development, 교육/인재육성에 초점을 둔 분야입니다. 인재를 관리하는 입장이 아닌 성장과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업무이기에 매력과 흥미를 느꼈었는데,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2. In-House 교육 경험 희망
    – 새로운 출발을 결정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In-House 교육을 해보고 싶어서였기 때문입니다. 그룹 연수원에서의 교육 기획, 운영은, 간단히 말하면, 다른 회사의 직원들의 교육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내 교육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각각 다른 그룹사의 교육 담당자와 커뮤니케이션하며 교육 기획을 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회사의 담당자와 알게 되고 같이 일하게 되는 경험은 무척이나 소중했지만, 가끔은 회사 안의 교육 부서, In-House 교육을 경험하고 싶다는 갈망이 컸어요. 교육 부서가 따로 독립된 곳도 있지만, 보통 교육 부서와 인사 부서가 통합된 곳이 많은데요. 제가 컨택했던 담당자들도 그런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민감한 회사 사정은 들을 수 없었고, 교육 니즈를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것을 캐치하지 못해 난감했던 적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3. 그래서 새로운 시작을 할 곳은? 내가 잘 적응하고, 나의 이직 니즈를 해결해줄 수 있는 곳!
    – 제가 퇴사, 그리고 이직을 결심한 이유는 앞에서 말씀 드린 2가지 이유였습니다. 원래 근무했던 회사에 더 이상 내가 근무하고 싶은 부서가 없던 것, 회사 사정을 잘 알 수 있도록 교육 부서가 내부에 있는 회사로 가고 싶은 것. 근데 약 5년 간의 정든 회사를 떠나고 새로운 출발을 결정하려니, 걱정이 많이 앞서더라구요. 전 또 안전추구형이라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게 잘한 일일까’라는 생각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 동안 ‘회사는 다 똑같다’, ‘월급은 그저 스트레스 받는 값이다’라는 식의 만국회사동일론(?)을 펼쳐왔는데, 막상 새로운 출발을 할 회사를 알아보려니, 똑같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나의 역량을 잘 펼칠 수 있고, 내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비슷한 제조 기업을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무작정 제조 기업만 알아본 것은 아니구요, 제조 기업 중에서도 인사 부서와 교육 부서가 긴밀히 소통하는, 같은 부서나 같은 부문에 속해 있는 회사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유일무이(?)하게 저를 간택해준, 새로운 회사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첫째는 퇴사와 이직을 준비하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였습니다. 이번에 이직을 준비하면서 신입이 아닌 경력인데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취준은 신입 때만 해봤으니까요..경력 취준도 어려운지 몰랐습니다..) 서류 광탈을 해서 상처를 적잖게 받았었는데요. 지금 돌이켜보니, 제가 부족해서가 아니라(자기합리화일 수도 있지만요..) TO가 난 자리에 어울리지 않아서였더라구요. 이번에 일하게 된 동료분들에게 저의 면접썰을 들어봤는데요. 업무에 대한 적합성도 중요했지만, 기존에 있는 구성원들과도 잘 어울릴지, 그런 걸 염두했다고 하시더라구요. 제가 서류에 떨어진 이유는 ‘기존 구성원들과 재질이 안맞았나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당부해드리고 싶은건 퇴사와 이직을 결심하신 그 이유, 면접에서도 꼭! 듣게되는 질문이라는 겁니다. 저는 솔직하게 저 2가지를 말씀드렸더니, 공감을 많이 해주시더라구요.

둘째로 이 이야기를 HR 담당자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었는데요. 무조건 MZ 세대가 이직을 결심하는 건 아니다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ㅎㅎ 바로 이전에 근무했던 회사의 가장 큰 화두는 ‘MZ세대’였는데요. 그때마다 제가 모르는 새로운 MZ 세대에 대한 정의, 특징이 생겨나 놀랍고, 재미었습니다. 한 직장에 대한 로열티가 없다, 이직을 꿈꾼다. 이런 특징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서 나의 니즈만 잘 해결된다면, 이직은 꿈꾸지 않을 것 같아요. 아예 새로운 시작을 원하는 게 아니라면요! (아마 MZ 세대들은 저랑 비슷하게 만국회사동일론을 추구하고 있을 것 같아서요.. 회사는 다 똑같다.. 내 니즈만 풀어주면 된다..)

대단한 인물은 아니지만, 저의 새로운 출발 이야기를 공유해봤는데요. 다음 달에는 새로운 회사에서의 적응기를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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