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망치는 인센티브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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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경영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성과관리 철학은 성과주의다. 즉 능력, 성과만큼 보상한다는 것이다. 과거 연공서열, 호봉과 같은 전통적인 보상 방식이 대세이던 기업 경영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은 다수가 ‘안 그런 회사도 있어?’라고 질문할 만큼 보편화된 철학과 방법론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성과주의 시스템 내의 보상 프로그램의 핵심은 인센티브다. 성과 혹은 능력에 비례한 만큼 보상을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성과주의 시스템은 ‘측정 가능한’ 지표를 소환한다. 지표를 확인하고 그 지표에 비례해 보상을 지급한다는 지극히 합리적인 방정식을 세우고 이행한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자. 정말 우리는 현 시스템 내에서 진실한 능력과 성과만큼 보상받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기업이 강조하고, 때로는 우리 임직원이 회사에 강력하게 요구하는 인센티브가 진정 우리의 성공과 성과와 직결된다고 생각하는가?

수많은 과학적 연구에서 확인되고 검증된 바는 확실히 인간은 인센티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전통적인 성과주의자들의 관점에서 타당한 가설은 그것 하나뿐이었다. 일련의 연구들이 보여준 또다른 결론은 인센티브 앞에서 인간은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오히려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보다 일의 과정을 인센티브를 획득하기 위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게임으로 변질시켜버린다는 점에 있었다. 인센티브와 지표의 강한 결합이 일의 과정을 어떻게 복합적으로 변질시키는 지를 한번 보자.

ⓒ 셔터스톡

하나, 

도덕적이고 명예로운 행위에 돈이 개입하면 그 가치를 형편없이 떨어뜨린다.

도덕적이고 명예로운 행위에 대해 지표와 인센티브를 도입하면 어떻게 될까? 취리히 대학 경제학 교수인 브루노 프레이는 자원봉사자들에게 ‘돈을 지불하거나 세금 감면의 혜택을 준다면 봉사 활동을 더 많이 할까’에 대한 연구를 시행했다. 1997년 스위스 고용통계 자료에는 각종 봉사단체별 봉사 시간과 금전적 보상 액수가 나와 있었고 연구자들은 이를 활용했다. 이들은 금전적으로 보상 액수가 적은 그룹(35달러 미만)을 A그룹, 금전적으로 보상 액수가 많은 그룹(35달러 이상)을 B그룹, 금전적 보상을 전혀 받지 않는 통제 그룹을 비교했다. 그결과 보상이 상대적으로 적은 그룹(A)보다 보상이 많은 그룹(B)의 봉사 시간이 더 길었다. 그러나 동시에 A그룹은 금전적으로 보상이 없는 봉사 활동 그룹보다 시간이 적었다. 결과적으로 정치 분야의 봉사 시간이 금전적 보수를 받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매월 4시간 줄어들었다. 반대로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고 가정했을 때 금전적 보상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아야 봉사 시간도 증가했다. 

즉, 봉사자들에게 돈을 조건으로 거는 순간 내재적 동기는 외재적 동기로 전환되고, 봉사자들의 관심은 봉사보다 인센티브에 쏠린다. 연구자들은 봉사자들에게 5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만 돈을 받지 않고 순수한 목적에서 봉사를 했을 때와 똑같은 시간을 봉사 활동에 할애한다고 분석했다. 내재적 동기부여와 같은 결과를 외재적 동기로 내려면 필요이상의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결국 역설적이게도 ‘아주 비싼’, ‘무료’ 봉사가 되는 것이다.

둘, 살라미 전술:

지표와 인센티브는 실질적 성과를 지우고 인센티브만을 위한 새로운 게임을 만든다.

살라미는 소금과 양념을 넣어 건조시킨 이탈리아식 소시지다. 여기 살라미를 만들어 포장하고 판매하는 업체가 있다.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싶었던 경영자는 매일 공장에서 출하되는 살라미 개수를 기준으로 성과지표를 만들었다. 직원들은 상황에 민첩하게 적응했다. 그리고 곧바로 성과가 나타났다. 그런데 이상했다. 살라미의 실질적인 생산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었다. 직원들은 살라미를 점점 얇게 자르기 시작했다. 결국 살라미의 품질이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성과지표를 보상과 직접 연계하는 순간, 인간은 이렇게 반응한다. 그에 따라 성과지표는 올라가지만 처음에 세웠던 궁극적인 목표 혹은 본질은 오히려 멀어지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미국의 20여개 주는 학생들이 치르는 시험 결과를 기준으로 학교에 상이나 벌을 주는 체계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교육학 전문가인 로버트 린은 이런 방식이 실질적으로 적용된 1980년대부터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재미있는 패턴을 발견했다. 그는 성과지표가 도입되면 결과는 늘 향상된다는 사실을 보았다. 그러나 그 패턴은 오히려 실질적인 실력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가 발견한 것은 오직 실질적인 학생의 실력과 관계 없이 ‘성과지표’자체의 점수가 향상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시험의 유형이 바뀌면 성과지표의 성적 역시 형편없이 하락했다. 학생들의 수학능력이 갑자기 나빠진 것일까? 물론 그렇지 않다. 이 패턴은 시험이 평가하는 것은 시험이라는 지표 자체에 대한 룰과 지식이며 상황이 이럴 때 교사들은 인센티브에 얽힌 ‘특정한 시험’에 집중하는 교육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공식적이면서도 복잡한 평가 지표와 보상의 룰을 만드는 것은 성과의 기술적인 왜곡도 부추기는 현상이 있다. 예컨대 기술적으로 4분기에 내 실적을 잡는 것보다 내년 1분기에 실적을 잡는 것이 계산상 내 인센티브를 얻는 것에 유리하다면 구성원들은 4분기에 수행 가능한 실적을 미루거나 숨기고 그 다음해 1분기에 몰아서 기록하는 경향이 있다.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는 본래의 목적과는 전혀 다른 ‘게임의 룰’에 몰입하는 인간을 만들어 내고 마는 것이다.

ⓒ 셔터스톡

셋,

주관적이고 정성적인 평가가 인센티브에 직접적으로 얽히면 예스맨을 양산한다.

이쯤 되면 누군가는 ‘그래, 역시 정량적인 지표보다 정성적인 평가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역시 착각이다. 보상과 연계되는 정성적 판단은 또다른 문제를 낳는다. ‘주관적인 판단의 권한을 쥐고 있는 그룹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결국 그들의 판단으로 우리를 쥐락펴락하는 것 아닌가?’ 일반적으로 많은 회사는 피라미드 식의 평가를 받는다. 팀원은 팀장에게, 팀장은 다시 상위 리더에게 평가를 받는 식이다. 이런 메커니즘은 ‘예스맨’을 자극한다. 즉 리더의 성향, 혹은 집단이 요구하는 성향에 눈치를 보며 맞추며 그 평균적인 성향이나 논리를 벗어나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늑대가 양떼를 습격할 때 양들에게 필요한 것은 늑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해 최대한 멀리 달아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양들은 늑대의 위치를 협력해 파악하려 하기 보다 다른 양이 어디로 도망가는지에 대해 더 관심이 많다. 최선의 방향이 아닌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더 관심을 갖는 것이다. 정성적인 평가가 인센티브에 강하게 얽혀 있는 경우 이와 유사한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만약 내 의견을 상사나 동료가 평가한다고 하면 나는 내 의견을 말하기 전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추측하려 할 것이다. 그리고 최선의 의견이 아닌 가장 평균적인 의견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늑대를 피해 어디로 도망가야 할지 알기 위해서는 다른 양들이 어느 방향으로 도망칠까 추측하려 할 것이 아니라 각자 늑대의 단서를 찾을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넷,

승자와 패자에 대한 보상 차이가 클 때 구성원은 협력하지 않고, 서로를 처벌하려 한다.

상대적이고 개인 성과에 초점을 맞춘 시스템을 갖춘 기업이 많다. 과거 크게 유행했던 조직 컨설팅 회사의 ‘성과주의’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의 핵심은 개인 차원의 성과 목표를 관리하며 구성원의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변동 성과급 비중을 높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개인 별, 조직 별 조건부 인센티브를 촘촘하게 설정하고 상대 평가를 통해 동료들 간의 보상 차등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삼았다. 조직 내 경쟁이 낳는 문제는 일에서 서로 협력하는 부분을 무시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협업을 처벌하는 행위를 넛징한다는 것에 있다. 인사경제학을 창시한 에드워드 레이지어는 이러한 전통적인 성과주의 시스템은 집단 차원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는 조직이라 할지라도 승자와 패자를 정밀하게 나누고 보상의 차등을 높이는데, 이럴수록 구성원들은 조직 차원보다 개인 차원의 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다섯,

집단 인센티브는 무임승차자는 줄이지만 최고 성과자의 동기를 떨어뜨린다.

상대비교에 따른 인센티브의 부작용에 대한 통찰을 수용한 기업들은 조직 구성원의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개인 인센티브를 폐지하고, 집단 인센티브를 도입하기도 한다. 집단의 성과에 인센티브를 부여함으로써 조직 내 협력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그것은 대체로 개인 인센티브보다는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첫 번째 약점은 무임승차 현상이다. 집단 인센티브를 적용하면 단기적으로는 그 집단의 노력에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하고 편승하려는 조직에 어떤 차별을 둘 수 없다. 하지만 이 무임승차는 반복되면서 상당히 빨리 해소된다. 집단 성과지표를 도입했을 때 일을 하지 않는 직원은 상사가 지적하기 전에 동료에게 더욱 잘 적발된다. 앤드루 바이스 전 컬럼비아 대학교 경제학 교수와 같은 경제학자들은 집단 인센티브를 적용했을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동료들이 자연스럽게 압력을 행사해 무임승차자가 그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도록 함을 발견했다. 그러나 연구자들에 따르면 오히려 근본적으로 해소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집단 인센티브는 실질적 성과를 내는 최우수 사원들의 실질적인 생산성과 업무 동기를 약화시키는 경향이 있었다. 어찌 됐든 ‘지표’가 보상과 직접 연계되어 있다는 조건 아래에서 동료들은 특수하게 일을 잘하는 직원이 상사의 기대치를 높일 수 있으므로 자신의 속도에 생산성을 맞추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그 고성과 직원 역시 자신이 최선을 다해 이득을 볼 것은 없으므로 ‘겸사겸사’ 자신의 생산성을 낮추는 경향을 보였다. 즉, 이런 환경에서 집단 성과지표는 직원들의 행동을 표준화 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과가 저조한 직원은 동료와 상관의 압력 안에서 스스로의 생산성을 평균 수준만큼 향상시키거나 배제되는 반면, 고성과자들은 너무 ‘튀지 않게’ 자신의 생산성을 하향 조절하는 것이다.

ⓒ 셔터스톡

인센티브는 사람을 매우 쉽게 자극한다. 그런데 그 자극은 실질적인 생산성과 목적 의식, 내적 동기를 자극하기 보다 쉽고 편협한 지표에 온 신경을 쏟도록 한다. 때때로 ‘측정’, ‘구체적 목표’ 설정은 인간의 동기를 자극하는데 매우 중요할 수 있지만 과학에 따르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보상과는 무관한 ‘몰입’과 ‘목적’의 추구, 완성과 성장을 향한 순수한 목적으로 활용할 때만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보상의 분배, 온전한 ‘평가’의 영역에서 ‘측정 강박’은 보시다시피 어떤 경우에도 불행한 결론을 초래한다.

복잡하고 유기적으로 얽혀 상호작용하는 조직에서 측정은 매우 부분적인 영역이다. 중요한 것이라 해서 무조건 측정할 수 있거나 측정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고 측정할 수 있는 것 중에 중요하지 않은 것도 많다. 그런데 수많은 복합적인 맥락에서, 특히 조직과 개인에 대한 평가의 영역에서 우리가 측정 강박에 빠지게 되면 사람들은 본래의 복합적인 맥락을 잃어버리고 단순한 측정 지표에만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지표를 만들면 사람들은 지표에 해당하지 않는 것에 대해 소홀해진다. 측정에 충실한 조직들은 이 사실을 알아차리고 나면 대체로 지표를 또다시 추가하고 곧 데이터의 늪에 빠져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지표와 인센티브의 강한 연결이 효과적인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는 일이 반복적이고 비창조적이며 표준화된 상품 또는 서비스를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것일 때, 일에 대한 선택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거의 없을 때, 내적 만족감이 거의 없는 일을 할 때, 팀의 노력보다 거의 개인적 노력만을 바탕으로 성과가 책정될 때, 핵심 업무에 다른 사람을 돕고 격려하고 지도하는 일이 들어가지 않을 때 인센티브는 효과를 발휘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런 직업들이 오히려 희귀해지고 있다. 소위 창의력과 협력, 높은 불확실성 앞에서 강한 회복 탄력성을 요구하는 직업에는 결코 들어맞지 않는다.

확실한 것은 우리는 이제 능력, 성과가 곧 그에 비례한 보상이라는 환상의 상자 밖으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가 현대에 요구하는 기업가 정신은 오히려 측정 불가능한 변수와 위험을 감수하는 능력에 다름 아니다. 혁신은 정확하고 정밀한 계산의 영역이 아니다. 

‘이론상 그것이 불가능한 분야에서조차 기계적 정밀성을 요구하거나 설파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눈멀게 하고 그릇된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영국 자유주의 철학자 이사야 벌린은 의사결정과 판단에 관한 평론에서 그렇게 말했다. 그에 따르면 판단, 결정은 어떤 상황의 독특성을 가늠하기 위한 일종의 기술이며 따라서 분석 자체보다는 복합적인 ‘어떤 인간 상황의 전말, 일의 아귀가 맞아 들어가는 전체 양상을 이해하는 능력’이 수반된다.

성과주의, 혹은 능력주의가 본래 추구하고자 했던 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 무엇인가를 최상까지 이뤄낼 수 있는, 그리고 태생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자기 자신으로서 자신이 속한 사회, 조직 내에서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은 우리가 여전히 이뤄야 할 중요한 가치다.

마이클 센델 하버드 대학교 교수는 그러나 이런 가치가 ‘각자의 재능에 따라 하는 대로 받는다’는 단순화된 시장 분배 논리를 만나면서 크게 왜곡되고 과거 귀족, 신분사회와는 또다른 불평등과 부조리를 낳았다고 비판한다. 이런 논리는 연대와 협력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고 또다른 계층을 낳는다.

마이클 센델은 능력주의가 본래 표방한 목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분배의 논리 자체보다 일의 존엄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의 존엄, 완성을 추구하게끔 독려할 수 있을까?’, 즉 보상 시스템은 그 자체가 주인공이 아니라 이를 거드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 셔터스톡

정답은 없지만, 일련의 통찰에 공감하는 기업들은 조건부 성과와 그를 정의하는 정밀한 지표, 또 그에 비례한 조건부 인센티브를 폐지하는 대신 신뢰할 수 있는 직원들에게 안정적인 높은 수준의 기본급여와 주식/스톡옵션을 보장해 ‘더 이상 돈문제로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 않도록’ 느끼게 하려 한다. 그리고 보상, 인센티브를 위한 성과 창출이 아니라 자신이 맡은 책임과 명예, 자신이 추구하는 일에 대한 의미 부여를 자극해 온전한 의미의 성장과 성과를 창출하도록 독려하고자 한다. 사전 약속된 공식에 의한 계산보다는 예산과 보상에 대한 조직의 상황 맥락을 충분히 공유하면서 그 과정에서 각 구성원이 ‘공감’, 적어도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려 한다.

하지만 단지 시스템 만으론 충분치 않다. 현재 보상에 관한 문제가 더 복잡한 이유는 전통적인 성과주의 체제가 계속되면서 단순히 보상을 지급하는 경영자 집단뿐 아니라 조직을 구성하는 다수 구성원조차 ‘왜재적 동기에 의한 보상’에 매우 익숙해졌다는 점이다. 런던 경영대학원의 댄 케이블, 프릭 버뮬렌 교수는 보상이 가변적이고 측정된 성과와 긴밀하게 연계될수록 회사에는 실질적 성과를 향상시키려 노력하는 사람보다 외재적 보상에 기민한 사람들로 득실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경고한바 있는데, 그것은 현시점에서 거의 사실이 되었다.

센델은 이와 관련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은 시장이 각자의 재능에 따라 뭐든 주는 대로 받을 자격이 있다는 능력주의적 신념은 연대를 거의 불가능한 프로젝트로 만든다. 대체 왜 성공한 사람들이 보다 덜 성공한 사람들을 도와야 하는가? 왜곡된 능력주의는 이에 대해 답을 줄 수 없다.’ 

우리가 조직 안에서 진실한 성과, 성장을 추구하며 그를 통해 ‘함께 성공’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부터 ‘성과주의 인센티브’라는 컨베이어 벨트에서 내려올 필요가 있다. 의식적으로 정밀한 보상에 매몰된 우리 자신을 환기할 필요가 있다. 마이클 센델은 성과나 성공이라는 개념 앞에서 우리가 어떤 경우에라도 ‘겸손’한 자세를 잃어선 안된다고 강조한다.

“해답은 우리가 설령 죽도록 노력한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자수성가적 존재나 자기 충족적 존재가 아님을 깨닫느냐에 달려 있다. 사회 속의 우리 자신을, 그리고 사회가 우리 재능에 준 보상은 (많은 경우) 우리의 행운 덕이지 우리 업적 덕이 아님을 염두에 두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운명의 우연성을 제대로 인지하면 일정한 겸손이 비롯된다. 그런 겸손함은 우리를 갈라놓고 있는 가혹한 성공 윤리에서 돌아설 수 있게 해준다. 그것은 (왜곡된) 능력주의의 폭정을 넘어, 보다 덜 악의적이고 보다 더 관대한 공적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과거 우연한 기회로 성공한 선수 생활을 했다고 평가받는 은퇴한 프로 야구 선수를 만난 적이 있다. 프로리그는 여전히 다양하고 때로는 복잡하기까지 한 인센티브 옵션이 존재한다. 미디어는 때때로 이를 집요하게 추적해 얼마를 달성했고 얼마를 까먹었는지 보도하기도 한다. 잠깐의 대화에서 우리는 이런 인센티브가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 질문한적이 있다. 그의 짧은 답변이 기억에 남는다.

“프로선수 생활에서 제가 받는 연봉이나 보상은 대외적으로 제 가치를 인정받는 중요한 수단이기 때문에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정작 경기와 선수 생활에서 보상, 특히 인센티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제게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저뿐 아니라 좋은 선수들은 삼진 하나에 걸린 인센티브를 위해 삼진을 잡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것을 떨쳐 버리려고 노력합니다. 적어도 저는 그랬습니다. 오직 경기에서 내가 최상의 모습을 어떻게 하면 보여줄 수 있을지, 최상의 폼을 어떻게 구현할지 저만의 야구를 찾고 완성하면 모든 것이 뒤따라 올 거라 믿고 노력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선수였습니다. 대다수 선수들이 그렇게 노력하지만 따라오지 않는 것들이 더 많은데 저는 그래도 제 믿음 이상으로 구단으로부터 좋은 대우도 받았고,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글ㅣ상효이재
필자는 기업과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조직인사, 기업 위험/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 퍼블릭 어페어즈(Public Affairs) 전략 영역을 두루 경험했습니다. 포스트 테일러리즘 철학 기반의 조직, 문화, 전략, 변화관리에 관심을 두고 조직과 개인의 실질적인 성장과 통합을 돕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스타트업과 핀테크 스타트업의 HR을 리드했고 현재는 공유 주거 스타트업 MGRV의 피플 그룹을 이끌고 있습니다. 저서로 ‘네이키드 애자일(미래의 창, 장재웅 공저)’이 있습니다. (https://brunch.co.kr/@workpl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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