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한국의 전문직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기업 교육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한 참가자가 찾아와 말했습니다.
“제가 다음 주에 프랑스인인 아시아지역 담당 영업 부사장에게 한국시장 매출실적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러 홍콩에 갈 예정입니다.
문제는 제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면 얼마 못 가 부사장이 중간에 끊고 추후에 언급될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매 분기마다 반복되는데 정말 성가시죠.
이런 상황에서 제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요? 또 어떻게 부사장이 프레젠테이션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듣게 할 수 있을까요?”
30대 후반인 그녀는 이미 잘 알려진 프랑스 향수 회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브랜드 매니저였습니다. 저는 그녀의 답답함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많은 해외 고위 임원들이 프레젠테이션 도중에 금방 인내심을 잃고 바로 질문을 던져 프레젠테이션을 중단시키기도 한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할 때 의도치 않게 가장 흔한 두 가지 실수를 범하고 있으리라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 두 가지의 실수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 실수는 프레젠테이션 내용이 ‘발표자의 입장에서 청중에게 말하고 싶은 내용’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로, 프레젠테이션은 가감없이 ‘청중의 입장에서 꼭 필요로 하고 들어야 하는 정보’만을 담아야 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가장 가치 있는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고위 임원들은 하루에도 수많은 프레젠테이션을 듣고 그에 따른 전략적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발표자가 그들을 집중시켜 끝까지 경청하게 하기 위해서는 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임원들이 듣게 될 정보의 내용과 그것이 왜 그들에게 중요한지를 빠르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의 도입부에서 짧게 전체적인 개요와 결론을 전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흔한 실수는 발표자가 프레젠테이션 후에 청중이 해주었으면 하는 일에 대해 명확하게 서술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브랜드 매니저의 경우, 그녀는 프레젠테이션의 도입부에서 부사장에게 다음 분기를 위해 세운 새로운 전략과 예산을 승인받고 싶다는 사실을 간결하게 전달해야 했습니다.
발표자가 처음부터 청중에게 프레젠테이션 이후에 이루어져야 할 일에 대해 명시해 준다면, 가장 인내심이 부족한 임원이라 할지라도 프레젠테이션 내용을 끊지 않고 끝까지 들어줄 것입니다.
저는 그녀에게 다음 프레젠테이션에서는 1-2분 이내의 짧고 명확한 도입부로 다음과 같이 시작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오늘 저는 다음의 요소들에 대해 발표할 것입니다:
첫 번째로 지난 분기의 매출 실적에 대해 검토하고, 두 번째로 한국 향수 소비자들의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해 살펴볼 것이며, 세 번째로 경쟁사의 전략을 조사할 것입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줄어가는 시장점유율을 회복하기 위해 (전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략의 주요 포인트들)에 기반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이 프레젠테이션의 끝에 저는 이러한 영업 및 마케팅 계획과 다음 분기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승인받고자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이렇게 짧은 도입부 후에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하면 됩니다.
이와 같이, 차기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할 때 청중으로 부터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먼저 청중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당신이 지금 듣고 있는 프레젠테이션에 기반하여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상상해 봅시다. 발표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정보와 결론이 압축된 도입부로 프레젠테이션을 시작한다면, 그리고 추후 해야 할 일에 대한 전달이 먼저 이루어진다면 훨씬 집중해서 듣게 되지 않을까요?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우연히 글을 읽게 되었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Thanks a million! 참고로 저는 한국에서 20년 넘게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 한국 사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