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하는 업무와 커리어를 쌓아갈 직무도 그리고 속해있는 조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 이 전의 경험들에 비해서는 모두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너무 불안합니다. 당장은 너무 편한데, 5년 아니 2-3년 후, 대기업 소속 OOO이 아닌, 나 자신의 모습만 놓고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내가 가진 전문성이나 경험들이 얼마나 시장에서 가치있게 평가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편안해서 불안한 나의 모습. 이거 너무 배부른 소리일까요?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대기업에 계신 많은 분들께서 이렇게 공통적인 말씀을 많이 주시는 것 같아요, 특히 우리에게 친숙한 ‘끓는 주전자 안에서 삶아지는 개구리’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죠. 끓는 주전자 안에 있는 개구리가 서서히 삶아지면서 지금 당장 나가야 죽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지금 이 곳이 너무 따뜻하고 편안하고 안락해서 막상 나갈 엄두가 안나는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이라고 많이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사실 그런 상황이라고 하면, 저는 이직이나 또 다른 새로운 기회가 있는 곳으로 움직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편안해서 불안하면 배부른 고민이 아니라 고민이 꼭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기업의 규모와 인지도, 연봉이나 워라밸 등을 생각하며 이직을 결정했다면, 지금은 기업에서 좋은 인재를 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대기업/스타트업 등 기업의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이 ‘실제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이후, 우리가 생각했던 미래가 갑자기 더 빨리 오면서, 대부분의 기업은 ‘위기’ 상황이에요. 이 위기 상황을 기회로 바꾸려면, 함께 일하는 조직구성원들의 DNA도 조금씩 달라져야 할 텐데요. 지원자가 얼마나 변화를 주도해보았고, 어떤 것을 기획하고 실행해보았으며 이를 통해 지원자가 느낀 성공 그리고 실패 경험은 무엇인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이 경험들을 통해서 어떤 점을 배웠고 이러한 경험들이 결국 우리 조직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얼마전 저의 1:1 세션에 찾아온 A도 이런 경우 였어요. 그는 스타트업에서 데이터 분석 일을 하다, Top 3 전략 컨설팅사에서 연달아 제안을 받고 생각도 못한 오퍼를 받았다며 그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이 맞을까 좀 더 IT 회사(소위 말해 네카라쿠배 – 네이버, 카카오, 라인, 쿠팡, 배달의 민족)으로 이직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며 저를 찾아왔는데요. Top 3 컨설팅 사들이 A에게 했던 이직 제안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장 내에, 변화하는 조직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정말 다양한 데이터를 다뤄보고 실제 액션 (서비스의 개선)을 해본 사람들을 그들은 채용하고 싶었는데, 이런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던 것이죠.
이제는 변화가 많은 조직에서 적은 조직으로 이직이 활발해질 것이고, 변화와 성장을 많이 겪어봐야 더 좋은 커리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저성장 시대로 가면서 모두가 같은 간판을 염원 하던 시대는 끝났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안정성이 진짜 무엇인지, 리스크가 무엇인지 등에 대해 다시 한번 정의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역량도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나만의 언어로 정의해보는 과정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HR 일을 하고 있다면, 새롭게 생기는 직무들 – 개발자, PM, PO,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이나 기존에도 하던 일에 대해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재정의하고,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우리 회사와 맞는 인재는 새롭게 바뀌어가는 환경에서 어떻게 채용해야 할지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인재 교육도 너무나 달라지고 수평적인 조직문화에 대한 고민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앞으로는 변화를 키워드로 ‘어떠한 성공과 실패를 하였는가’, ‘무엇을 주도해보았는가’,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훨씬 더 중요하게 될 거라 생각이 들고요. 변화가 없어 편안한 것은 불안해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성장하고 싶은 욕구가 크기 때문에 고민이 생기게 되신 것이니 성장하려는 나를 인정해주세요. 한 발짝 내딛는 실행을 작게 시작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