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대학원 가면 HR 잘 하나요?

HR솔루션 원티드스페이스

인사 업무 시 필요한 모든 기능은 여기에!

조직문화 진단 무료 컨설팅(국비지원)

우리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현명한 선택!

[들어가며]

저는 2023년 2월, 2년의 MBA 석사 과정을 마무리 했습니다. 이렇게 한 문장으로 간단하게 적었지만 졸업하기 전까지는 항상 피곤하고 힘들었으며 잠 못 드는 밤의 연속 이었습니다. 처음 대학원 진학을 고민했을 때와 대학원 재학 중 그리고 졸업 이후에도 가장 많이 들었고 스스로에게도 끊임없이 했던 질문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원 가면 HR 잘 하나요?” 

 

돌이켜 보면 대학원 진학 계기는 거창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HR과 연관성이 없는 전공으로 학사를 졸업했고 더 잘해보려 이것 저것 찾아봤지만 혼자 하는 공부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자기 합리화를 하면서 중단도 많이 되었습니다. 혼자 하는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강제성이 있는 학교가 최고라는 생각에 대학원 진학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조직의 분위기였습니다. 공동 창업자 두 분이 번갈아 MBA를 다녀오신 것을 시작으로 HR팀에도 석사 과정 진학을 하시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미 HR 관련 석사를 마치고 들어오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그리고 무려 90%나 되는 대학원 학비 지원과 유연 근무 제도도 망설임을 줄여 주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저는 한 번에 진학을 하지 못했습니다. 한 교육 대학원에 원서를 썼지만 불합격 했고 조심스레 불합격 사유를 여쭤 본 메일에 감사하게도 해당 대학원의 교수님께서는 한정된 티오 때문이라는 다정한 답장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그때의 저는 진학 의지만 높았습니다. 특히 논문 과정이 있는 교육 대학원 이었기에 명확한 연구 주제와 목표가 없었던 저는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한 차례 고배를 마셨지만 여전히 목표는 구체화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HR을 조금 더 잘 하고 싶고, 조금 더 배우고 싶은 마음이 저의 목표라면 목표였습니다. 그렇게 다시 진로를 탐색하던 중 건국대학교에서 2021년 상반기 부터 인사 조직 MBA 트랙이 신설 되었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경영학 전반적인 개념을 익히는 것과 함께 HR 공부를 집중적으로 하고 싶었던 제 니즈와 200% 맞았고 부족한 지원자의 성장 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해 주신 덕분에 KUMBA 23기 학생이 될 수 있었습니다. 

학업과 실무를 병행하는 어려움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직장인 대학원생 분들께서 공유해 주셨다고 생각하여 자세하게 이야기 하지는 않겠습니다. 정말 힘든 2년을 보냈지만 HRM, HR Analytics, HRD, 채용, 평가/보상, 조직 행동론, 현장과제 연구 등 많은 HR 과목들을 들을 수 있었고 네트워킹에 소극적이었던 저에게 먼저 다가와 주고 보듬어준 동기들 덕분에 서로를 독려하며 무사히 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대로 대학원 생활을 즐겨보자고 의욕을 불태우며 동기들과 함께 경영 사례 분석 대회를 준비 했고 수상이라는 좋은 결과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졸업을 했지만 갑자기 인사이트가 풍부해지고 실무 퍼포먼스가 한 번에 좋아지는 그런 일은 당연히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변화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HR 실무자 관점에서 나아가 조금은 넓은 시야로 조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제를 통해 어설프지만 재무 재표도 들여다 보고, 산업 구조 분석도 해보고, 마케팅 방향 설정도 해보면서 다양한 관점에서 제가 속한 조직을 바라보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번째로, 비즈니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정의 – 진단 – 해결을 위한 대안 도출 – 설득을 위한 논리 구조를 세우는 과정을 더 자주, 그리고 자발적으로 경험하기 시작했습니다. 실행 중심인 HR 조직에서 일하다 보면 좋은 점이 참 많지만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깊이 있는 고민을 할 기회를 놓치기 쉽습니다. 특히 마지막 학기 현장 과제 리포트를 쓰며 위의 과정을 찐하게 겪고 나니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로, ‘하고 싶은 일’ 보다 ‘지금 조직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로 우선순위를 선정하는 기준이 변화 하였습니다. 대학원 진학 전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에서 일을 하는 대부분의 즐거움을 느꼈던 저는 ‘흥미’ 를 기준으로 일의 우선 순위를 정하던 습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조직에 가장 필요한 일, 나아가서는 비즈니스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우선 순위를 선정하려 노력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끈기가 늘어나고 자신감이 높아졌습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2년을 보내다 보니 웬만한 일은 다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이상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웬만한 업무는 강도가 높다고 느껴지지 않는 부작용(?)도 생겼습니다.

반면 기대했던 지식 그 자체는 졸업을 기점으로 정말 빠르게 휘발되기 시작했습니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지속적으로 공부하지 않는다면 지식의 수준이 드라마틱하게 높아 지지는 않는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또 지식의 양이 늘어나는 것이 실무의 퍼포먼스를 높이는 데에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마치며]

처음 물음에 답해보겠습니다. “그래서 대학원 가면 HR 잘 하나요?” 조심스럽게 대답하자면 ‘아니오’입니다. 여전히 제가 있는 조직에는 HR이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이 있고 제가 맡고 있는 채용 역시 높은 목표와 기대치를 달성하기에는 아직 스스로의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하지만 “그래서 대학원이 HR로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었나요?” 라는 질문에는 자신있게 ‘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지금의 저는 제가 어떤 게 부족한 지 파악할 수 있고, 실행은 빠르게 고민은 깊게 하려 노력하고 있으며 개인적인 관점에서 실무를 바라보는 것을 지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8월 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어떤 분들은 설레이는 마음으로 9월 입학을 앞두고 계실 것이고 어떤 분들은 내년 전기 입학을 고민하고 계실겁니다. 학업과 공부와의 병행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정말 정말 정말 어렵습니다. 제 경험이 긍정적 이었기에 한 번 진학 해보시라고 쉽게 추천 드릴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장의 한계에 부딪혀 고민을 하고 계신 HR 담당자 분이 계시다면 여러가지 방법 중 하나로 조심스럽게 대학원 진학도 고려해 보시라고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장의 드라마틱한 효과는 없을지라도 하나의 과제를 풀어보고, 하나의 수업을 수강 완료하고 한 학기를 보내고 1년을 보내는 과정들을 견뎌 나가신다면 분명 성장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미지 출처 : Freepik, Freepik_racool studio

공유하기

채용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면

빠르고 정확한 프리랜서 매칭, 원티드긱스로 오세요!

보러가기
Subscribe
Notify of
1 개의 댓글
Newest
Oldest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ldhaej
멤버
ldhaej
14 일 전

MBA를 하신 것은 여러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더라도 정말 잘 하신 것 같습니다. 언급하신 내용에 모두 공감을 합니다. 저에게도 동일한 경험이 있었는데요. 그때 주경야독으로 공부를 했고 지금와서 느끼게 된 점은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이었고. 나보다 훨씬 좋은 생각과 행동을 가진 학우들이 많았다는 점, 새로운 관점으로 여러 이론과 실제의 간극을 좁혀주려는 교수님들의 인사이트 등이 삶의 원동력으로서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밌게 읽었습니다.

인살롱 인기글

CoC(Code of Conduct, 행동약속)이 필요한 여섯 가지 이유 🧾

최근 컬처덱의 유행에 아마도 대부분의 HRer들이 동의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보니 컬처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CoC를 만드는 기업들 또한 많아지고

주니어 인사담당자는 주로 무슨 업무를 할까?

대학교 졸업 시기가 다가오면 회사의 어떠한 직무가 있는지 관심을 두게 되고, 해당 직무에 목표를 두고 준비하는 과정에 놓이게 된다.  그중

진정성있고 역동적인 온보딩 설계하기: [5]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꾸준한 개선

1.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의 이야기   나는야 호기로운 ENFP형 인사담당자! 보수적인 분위기였던 전 직장을 뒤로하고 학수고대하던 스타트업으로 이직에 성공하였고, 이

error: 컨텐츠 도용 방지를 위해 우클릭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로그인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문의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로그인
벌써 3개의 아티클을 읽어보셨어요!

회원가입 후 더 많은 아티클을 읽어보시고,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