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 CJ올리브영 ‘러닝셀’

▲ CJ올리브영 오피스 내부

러닝셀이란?
러닝셀Learning Cell은 업무에 필요한 지식과 노하우를 임직원이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올리브영만의 사내 학습 제도이다. 2020년 하반기 본사 직원 대상으로 처음 도입한 이후 내부 구성원의 큰 호응을 얻으며 규모를 확대해가고 있다.

러닝셀의 가장 큰 특징은 교육 부서가 이미 수립하고 정해놓은 교육체계, 교과목, 학습 대상자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들이 현재 필요로 하는 내용에 대해 발의하고, 이를 신속하게 수집하여 개설하는 ‘참여형 교육제도’라는 점이다. 커리큘럼을 임직원들이 직접 만들어간다는 면에서 기존의 틀을 탈피한 육성 방식의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포맷을 고안하게 된 계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경영 환경의 변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임직원에게 요구되는 역량 또한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에 없던 지식과 기술이 유입되고 업무 프로세스, 일하는 방식 등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있다. 잠시만 주저해도 ‘옛 것’이 되어버리는 현실이기에 교육 역시 예전처럼 완벽에 가깝게 준비하고 뒤늦게 실행하는 것보다는 신속하게 실행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편이 낫다구성원들이 학습에 대한 니즈를 상시로 표현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이를 신속하게 충족시켜 주는 것. 이것이 현시대 육성 담당 부서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

두 번째는 교육 대상자의 세대 특성에 대한 고려이다. 올리브영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젊은 조직이다. 고객에게 ‘건강한 아름다움’과 ‘일상 속의 새로움’이라는 가치를 제공하고자 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에서도 생기 있는 젊음이 느껴지지만 실제로 임원을 포함한 전사 평균연령이 30세로, 젊은 구성원이 많은 조직이기도 하다. 올리브영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MZ세대 구성원들은 자신의 의견과 니즈를 당당하게 표현하고, 기꺼이 콘텐츠 생산의 주체가 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소비와 라이프 스타일은 취향에 맞게 개인화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구성원에게 공급자의 관점으로 정해진 콘텐츠를, 대상자까지 지정하여 일방향으로 제공하는 기존의 방식은 맞지 않다고 판단했다. 개인이 학습 니즈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수요가 쌓이면 클래스가 개설되고, 이론 및 지식을 강의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 간 경험을 공유하는 방식을 통한 성장, 자신의 학습경험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 주체적인 방식, 이것이 실현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했다.

▲ 러닝셀로 육성 방식의 패러다임을 바꿔가고 있는 CJ올리브영 인재육성팀 구성원들

운영방식의 특징은 자기주도적 참여
러닝셀은 
상/하반기 반기별 시즌제로 운영하고 있다. 시즌 초에 니즈 조사 설문을 통해 배우고 싶은, 혹은 구성원에게 공유 및 전파하고 싶은 내용을 취합한다. 이를 통해 최근 구성원들이 어떤 부분에 대한 갈증이 있는지, 현업에서 어떤 새로운 스킬을 요구받고 있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니즈 취합 과정에서 해당 주제를 이끌어갈 수 있는 사내 전문가도 함께 추천받는다. 이들은 요청받은 주제에 대하여 동료들의 교수자Professor이자 튜터Tutor가 되어 자신의 업무 경험과 지식, 노하우를 나눈다. 저명하고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를 연사로 초빙하는 경우 장기적 안목에서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지만 내부적인 현황과 여건에 대한 이해가 없는 외부 전문가에게 올리브영 맞춤형의 현실적인 조언을 구하기란 쉽지 않다. 러닝셀은 내부 전문가를 통해 교육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제를 둘러싼 맥락과 히스토리뿐만 아니라, 서로에게 필요한 내용이 무엇인지 상호 간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좀 더 실용적이고 직접적인 학습과 논의가 가능하다.

러닝셀은 주제별로 2시간 이내의 운영을 지향한다. 올리브영의 사업은 크게 보면 유통업에 속하며 업무의 호흡이 빠른 편이다. 선도적으로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동시에 시장과 고객 상황에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하는 업종이기에 구성원들이 체감하는 교육시간은 절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하고, 실용적이어야만 했다. 핵심이 아닌 것은 다 걷어내고 콤팩트하게 운영해야 강의 개설과 수강 참여가 활성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제와 강사, 세부 내용이 확정되면 시스템 공지를 통해 수강신청을 받는다. 직원들이 선택의 여지 없이 입과 안내 메일을 받으면 교육을 들어야 했던 기존의 수동적 방식을 자기주도적이며 참여 지향적인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직원들은 필요한 주제를 선택해 수강 가능하며, 직급과 직무에 상관없이 신청할 수 있다강사 역시 해당 주제에 대한 지식과 전문성이 있다면 누구나 될 수 있다. 누구나 강의를 개설 및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사원이 강의하는 러닝셀에 부장인 옆 팀 팀장이 신청하여 들어오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생소한 장면이지만 직급과 직무의 경계 없이 원활하게 소통하고 함께 성장하는 것이 러닝셀을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모습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의미 있는 문화적 변화라고 생각한다.

업무 수행에 꼭 필요하지만 외부에서는 배울 수 없는 내용선배나 주변 동료들로부터 구전口傳으로 듣긴 했지만 좀 더 명확하게 알고 싶은 규정이나 프로세스일 잘한다고 소문난 직원의 업무 노하우 또는 문제 해결 방식새로 도입한 시스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팁 등과 같은 내용이 러닝셀의 주제다. 큰 분류로 보면 전략 수립, 분석 지표 및 용어, 보고서 기획, 온라인 마케팅, 컴플라이언스, 시스템 활용부터 엑셀, 포토샵, 영상 제작까지 다양하다. 외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올리브영 직원들만의 정수精髓가 오가고 때로는 질의응답이 진지한 논의로 발전하기도 한다.

현업 적용도 대폭 향상 
제도 도입 초기에는 자기개발 의지가 높고 자율적으로 수강 신청하여 듣는 방식이 비교적 익숙한 주니어 사원의 참여율이 높았으나, 러닝셀에서 다루는 내용이 현업 적용도 높고 실용적이라는 특징이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참여 직급과 직무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이다. 코로나로 인한 안전 문제도 있지만 참석자 간 상호작용을 더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차수별 참석 인원은 15명 정도로 운영하고 있다. 수강신청 안내 게시 후 평균 3분 이내에 모두 마감될 정도로 교육은 현재 높은 호응도를 보인다.

러닝셀은 프로세스만 정해져 있을 뿐 시대가 요구하는 역량에 따라 주제가 기민하게 변화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경 대응성이 높으며, 선택형 교육을 통해 역량의 개인화와 효율적 시간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세대 대응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내용의 수요를 바탕으로 개설되므로 기존 교육 대비 현업 적용도 역시 대폭 향상됐다. 그 외 러닝셀을 통해 가장 크게 기대했던 바는 소통 문화의 확산이다.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상황이 되어 초기 계획보다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성장을 목적으로 자유롭게 모이는 소통 활성화 채널로서 자리매김했다.

소셜 러닝으로 발전 기대
어느덧 러닝셀 제도 도입 1년이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은 강좌 개설부터 수강신청, 개인의 학습경험 설계까지 임직원의 참여로 진행하는 방식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고 익숙해지는 시기였다. 
궁극적으로 바라는 목표는 교육부서의 개입 없이도 강좌 개설과 수강 신청이 자유롭게 이루어지는 진정한 소셜 러닝Social Learning으로 확대해가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학습 니즈를 등록하고 수요가 카운팅되는 시스템, 임직원이 직접 강좌를 개설하고 수강 신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이 넛지Nudge가 될 수는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조직문화적 측면이 아닐까 생각한다. 암묵지暗默知로 가지고 있던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동료들과 나누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자발적으로 강의에 참여하는 구성원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강화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러닝셀을 통한 구성원 간 소통과 지식 공유가 ‘일’이 아닌 당연한 ‘문화’로 정착될 때까지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올리브영이 끊임없이 트렌디하고 새로운 상품을 큐레이션 하면서 고객의 일상에 에너지와 영감을 주듯이, 올리브영 HR 역시 끊임없이 혁신하고 시도하여 임직원들이 업무환경 속에서 성장과 발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다.

 

글_백은정 CJ올리브영 인재육성팀 차장
해당 글은 HR Insight 2021년 7월호 기사를 재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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