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관리, 어떻게 볼 것인가?

얼마 전에 모 교육청 장학관님들을 모시고 갈등관리를 주제로 강의를 진행한 적이 있다. 처음 강의 요청을 받았을 때, 이분들은 갈등이 별로 없으실듯한데 무엇으로 갈등을 겪으실까 궁금했었다. 그런데, 사전 설문 조사를 받아보니 이분들도 여느 회사의 조직과 다름없이 팀원과의 갈등, 팀원끼리의 갈등, 주어진 일과의 갈등과 같은 다양한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강의를 통해 내가 느낀 것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갈등은 존재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내가 조직에서 겪었던 사례도 얘기를 하며 조금 더 편하게 서로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

이쯤에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오늘은 갈등 관리를 주제로 얘기를 해볼까 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갈등이 없기를 원한다. 인간관계는 순풍에 배가 나아가듯 아무 일 없기를 원하고, 혹시라도 갈등의 불씨가 보일라치면 서둘러 덮어 끄기에 바쁘다. 아무래도 정신적 에너지와 불필요한 시간이 많이 소모되기에 가능한 늘 평온한 상태를 바라는 듯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모두 다 똑같은 생각을 하는 게 아닐 텐데 갈등이 없을 수 있을까? 나와 상대방의 의견이 다르다면 당연히 조율의 과정이 필요하고 모든 조율이 서로의 양보 아래 완벽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오히려 아무 일 없는 듯 평화롭게 보이는 상황이 더 큰 문제를 부를 수도 있다. 이를테면, 말하지 못한 거대한 갈등의 빙산이 물밑에 잠겨 있어, 언제든 물 위로 솟구쳐 오를지 모르는 경우다. 대개 자유롭게 얘기를 꺼낼 수 없거나, 얘기를 꺼내도 무시 내지는 묵살당하는 경험이 있을 때 갈등은 오히려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그게 쌓이고 쌓이다 어느 날 분출되면 구성원이 조직을 떠나거나 서로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기도 한다.

하지만, 갈등도 조금 더 들여다보면 크게 2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갈등의 첫 번째 유형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나 업무에서 비롯하는 ‘과업 갈등’이다. 한마디로 일을 하다가 의견의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이다. 누구나 손발이 척척 맞으며 일을 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건강한 조직에서도 이러한 과업 갈등은 늘 발생할 수 있다. 오히려 이러한 과업 갈등조차 없다면, 그 조직은 거대한 권력이 존재하여 아무런 의견도 나올 수 없거나, 무기력한 분위기에서 소수의 의견을 무조건 따르는 상황임에 틀림없다. 갈등의 또 다른 두 번째 유형은 깊은 감정의 골이 함께 하는 ‘관계 갈등’이다. 대개는 함께 하는 일이나 업무 자체를 떠나 그 사람이나 조직과의 관계 자체가 불편한 경우이다. 대개 이런 관계 갈등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대부분 업무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악화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 즉, 처음에는 의견 차이에서 출발했지만 한 쪽으로 일방적인 의사결정이 진행되거나 나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묵살되는 경우에 감정의 상처를 입는 경우이다. 이렇게 상처를 입게 되면 객관적인 시각을 지녀야 할 공적인 업무 상황에서 주관적인 시각과 사적인 감정에서 비롯하는 행동이 나타난다.

위에서 살펴본 2가지 갈등 유형을 파악하게 되면 갈등 관리에 대한 해법도 조금씩 드러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업 갈등’이 ‘관계 갈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업무를 추진하면서 많은 경우에 과업 갈등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면 건전한 경쟁과 함께 조직의 성과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위 그림 참조> 하지만, 과업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갈등의 당사자가 불합리한 결과라고 생각하게 되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관계 갈등으로 악화되고 결국 조직의 성과에도 손실을 가져오는 결과를 초래한다. 이때 갈등 관리의 핵심요소로 등장하는 키워드가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이다. (심리적 안정감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다) 그림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온건한 과업 갈등은 심리적 안전감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관계 갈등은 심리적 안전감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업무와 관련해서 그 어떤 의견을 제기해도 벌을 받거나 보복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직 내에서의 믿음이다. 과업 갈등을 해결하는 상황에서 의견을 제기하고 조율할 수 있는 조직이라면 심리적 안전감이 확보될 것이고, 반대로 의견을 제기하지 않는 상황이라면 겉으로는 평화로운 침묵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무시당한 의견으로 인한 관계 갈등으로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하버드 교수이자 리더십 전문가인 에이미 에드먼드슨의 책 <두려움 없는 조직>을 살펴보면, 침묵이 어떻게 조직의 성과를 갉아먹는지에 대해 잘 보여준다. 여기에 업무 수행의 기준까지 함께 고려하면 두려움이 만연하거나 무관심한 상태로 심리적 안전감이 낮은 조직을 벗어나, 안주하는 조직을 넘어 학습을 통해 성과를 만드는 조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제시한다.

갈등은 평소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사용해 왔지만, 업무를 진행하며 나타나는 과업 갈등은 오히려 조직에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반면에 과업을 떠나서 감정이 개입되는 관계 갈등은 조직을 좀먹는 암세포처럼 자라날 수 있다. 결국 갈등을 관리하는 것도 전략이 필요하며, 과업 갈등은 성과를 향상하는 데에 적극 활용하되 관계 갈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는 조직이 된다면 갈등은 더 이상 머리 아픈 골칫덩어리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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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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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geway
외부필진
changeway
26 일 전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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