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에게 주는 서술형 피드백, 막막해요… 어떻게 써야 하죠?

요즘은 평가를 상대적이고 정량적인 측정에서 벗어나 동료의 서술형 피드백을 수집하여 평가에 참고하거나 평가를 이로 대체하는 경우를 꽤 본다. 좀 더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피드백을 받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피드백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충분히 선의의 목적을 이해하고, 피드백을 ‘잘’ 쓸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피드백을 주고 받는 게 익숙하겠지만 그렇지 않았던 이는 피드백을 주고 싶어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해하는 경우를 보았다. 우리 회사의 피드백은 형식을 전혀 주지 않고 있는데 어떤 이들은 “너무 막막해요.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어요.” 하는 의견이 들려왔다. 

피드백 전체 과정에 대한 가이드나 피드백의 목적을 알려주는 가이드는 있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려주는 가이드는 없었다. 피드백의 가이드도 두루뭉술 했던 것이다. 그즈음에 넷플릭스의 ‘규칙없음’, ‘파워풀’ 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고 여기에서 피드백의 형식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었다. 이를 많은 구성원들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게다가 우리는 익명으로 쓰는 방식이어서(지금은 기명으로 쓰고 익명으로 배포하는 방식으로 고쳤다) 내가 누구인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아주 두루뭉술하게 기술하거나(잘하고 있어요, 게을러요 등) 너무 감정적으로 피드백을 쓰는 사람도 있었다. 

넷플릭스의 솔직하면서 구체적인 피드백에 감명을 받은 나는 조금 불편하고 에너지가 드는 일이겠지만 직접 우리 팀에서 시도해보기로 했다. 동료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되는 피드백 보다는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마음을 상하지 않는 피드백을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서로 얼굴을 보고 한 명에 대해서 칭찬, 부탁과 의견을 각 한 가지씩 얘기하는 것이었다. 2주에 한 번 진행해 보았다. 여기서 실제로 나온 피드백을 정리하고 가공했다. 

넷플릭스에서 나온 피드백 사례와 우리가 직접 연습해 본 피드백 형식을 정리 후 가이드를 배포했다.  절대적인 형식, 정답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글쓰기나 정리를 어려워 하는 동료, 또는 어디까지 피드백을 줘야 할지 범위를 모르는 구성원들에게 좀 더 힌트를 주는 가이드였다. 

피드백 형식에 대해 동료들에게 공개한 구체적 가이드다. 

 


yellow and black heart print textile

“동료와 팀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피드백은 이렇게 작성해 볼까요?”

  1. 칭찬
  • 잘하고 있는 것
  • 계속되어야 하는 업무, 태도, 행동 등
  • 동료에게 도움이 되는 또는 귀감이 되는 행동 등
  • 고마운 사례

Baby Reaction GIF

피드백 사례) 밑줄 친 부분이 피드백의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00의 유머와 늘 평온을 유지하는 태도 덕분에 같은 팀을 하면서 힘든 와중에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어요. 앞으로도 더 자주 이야기하면 좋겠고, 더 많은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면 좋겠어요.

00는 긍정적이고 남의 말에 귀 기울줄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팀이 조금 더 쉽게 소통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예산을 놓고 말썽이 생겼을 때 잘 대처했다고 동료들이 칭찬을 많이 했어요. 중요하면서도 골치 아픈 사안이었는데 침착하게 대응하면서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펼친 덕분에 팀이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어요.

제가 분위기를 파악 못하거나 눈치채지 못한 잘못을 했을 때 조용히 불러내서 알려줘서 고맙습니다. 계속해주세요.

팀매니저로서 주기적으로 면담을 하고 항상 괜찮은 게 있는지 미리미리 물어봐 주어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해주세요.

맡은 일을 꼼꼼하고 깔끔하게 진행해 주어서 믿고 맡길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일을 한꺼번에 진행하는데, 아직 익숙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부분을 여러 사람에게 물어가며 적극적으로 도움을 청해서 해결 해 나가는 모습이 좋습니다.

‘000 개편’과 같이 지시하지 않아도 새로운 일을 찾아서 만들어 내는 것은 아주 좋은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머리 속에 아이디어나 일감이나 모호한 것들이 많은데 핵심을 콕콕 정확히 찝어 주어서 다른 데로 새지 않게 해주어서 좋습니다. 계속해주세요.

대화 할 때나 어떤 일을 진행 할 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 해 보려 하며 잘 들어 주려 노력하는 모습이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느껴집니다.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가 의견을 말 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1. 부탁과 의견
  • 동료가 고쳤으면 좋겠는 것. 구체적으로 개선할 점.
  • 앞으로 그만하거나 줄이면 좋을 것 같은 행동. 그에 대한 더 나은 방향과 힌트.
  • 도전적인 과제나 앞으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은 행동
  • 장기적인 방향성 제안

Lion King Please GIF

피드백 사례) 밑줄 친 부분이 피드백의 형식이 될 수 있습니다.

00이 회의에 처음 참여했는데 그 회의에서 의견을 낼 기회가 없었어요. 도움이 될 만한 그의 의견을 제대로 듣지 못했습니다. 00에게 말할 기회를 주었다면 좀 더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외부 파트너와 회의할 때 이를 쑤시는 행동은 프로답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런 행동을 고친다면 파트너들이 팀장님을 좀 더 전문가답다고 여길 것이고 그래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겁니다.

​특정 사람에게 반말 사용을 조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보기에 프로페셔널 해보이지 않고 특정인과의 친분을 드러내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 같아요.

지난번 프레젠테이션에 대해서 얘기할게요. 제안을 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바로 제안부터 제시했는데, 그게 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어요. 다음번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됐고 어떤 대안을 고려해봤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하면 좋겠어요.

00님 매일 1시간씩 늦어서 다들 늦게까지 일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이럴 때 마다 내가 기운도 없고 힘도 빠져요. 00님이 일찍 와주면 조금 더 효과적으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진짜 하면 안 되는 것 또는 정말 하기 어려운 것과 그냥 싫은 것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면 좋겠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오해할 수도 있고 업무상 고충을 잘 알아채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작업물에 대한 질문을 받으면 방어적으로 말할 때가 있어요. 전에 00님이 코드에 의견을 남겼을 때 “그냥 믿어주세요.”라고 얘기했는데 그건 00님의 피드백을 조금 무시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피드백에 대해 좀 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팀디렉터로서 팀원들의 1:1 정기적인 미팅을 시작한다면 팀원들, 동료들에게 피드백을 자주 줄 수 있고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업문화에 관한 부분이나 의사결정 과정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참지 말고 어필하면 좋겠습니다. 부드럽지만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해야 더 좋은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회의 시간에 흥미가 떨어지는 이야기에는 다소 집중력이 흐려지는 모습을 발견하곤 합니다.  타인의 이야기도 조금 더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호 간의 더 나은 소통이 될 것 같아요.

혼자 대부분의 작업을 진행 한 후에 작업물을 보게 되는 경우 전면 수정과 같이 일을 두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작업 시작점부터 방향성이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함께 이야기 하면 두 번 일하는 수고 없이, 더 나은 방향으로 조금 더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00님은 어떤 입장을 자신있게 심지어 공격적으로 지지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견해는 묵살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이번 기획 과정 내내 00님이 어떤 결과를 미리 정해 놓고 반론을 무시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좀 더 반론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이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구성원들이 00님을 더 신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피드백을 주기 전, 받고 나서 한 번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green ceramic statue of a man

 

[피드백을 주기 전에]

1) 동료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선의로 피드백을 쓰세요

피드백은 선의에서 비롯되어야 합니다. 불만을 털어놓거나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거나 자신의 입지를 유리하게 만들기 위한 피드백은 동료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행동 변화가 상대방 개인이나 회사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분명히 설명하는 것이 좋아요. 무조건적인 비난, 업무와 관련 없는 내용, 감정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 보아요.

“외부 파트너와 회의할 때 이를 쑤시는 모습이 무척 거슬립니다”는 잘못된 피드백입니다. 좀 더 동료를 위한 피드백은 이렇습니다. “외부 파트너와 회의할 때 이를 쑤시는 습관을 고치신다면, 동료들이 좀 더 전문가답다고 여길 것이고 더욱 긴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을 겁니다”

 

2) 구체적인 조치를 포함하면 좋아요

피드백은 받는 사람의 행동이 변화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실질적인 조치와 연결되면 완전 베스트! 모호하거나  너무 먼 미래지향적인 조언은 피드백이 아닙니다. 피드백은 보다 객관적이고 명확해야 하며 바로 적용이 가능하다면 더 좋습니다.  

“00님의 발표는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모르겠어요” 하는 피드백은 비난만 하는 메시지입니다. 좀 더 나은 방향의 피드백은 이런 거예요. “기획을 하게 된 의도를 제시하지 않고 바로 기획 내용부터 제시해서 그게 왜 최선의 선택이라고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갔어요. 다음번에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런 제안을 하게 됐고 어떤 대안을 고려해봤는지도 간략하게 설명해 주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와 같은 구체적인 문제점과 고칠 수 있는 방법, 힌트를 함께 생각하고 제시하면 동료가 받아들이기 더 쉬워요.

 

 3) 적절히 톤을 조절해주세요

함께 일하는 사람의 성격, 팀 문화에 맞춰 전달하는 내용을 적절히 조절해 주세요.

 

[피드백을 받고 나서]

1) 피드백 자체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가져요.

비판을 받으면 변명부터 생각나는 것이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입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나 반사적으로 합리화를 하거나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피드백을 받으면 이런 자연스러운 반응을 자제하고 이렇게 자문해 보아요. ‘어떻게 해야 피드백을 신중하게 듣고, 열린 마음으로 그 의미를 짚어보며, 화내지 않고 감사한 생각을 할 수 있을까?’

2) 피드백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할 수 있어요.

어떤 피드백이든 일단 보고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것을 반드시 따를 필요는 없어요.  피드백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되, 피드백의 수용 여부는 전적으로 받는 사람에게 달려 있습니다.

 


 

피드백 형식에 대한 가이드는 여기까지다. 내용은 넷플릭스의 책을 그대로 가져온 것도 많다. 

우리는 좀 더 구체적이고 대안을 제시하는 피드백 쓰기를 돕고, 앞으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실질적인 피드백과 좀 더 자주 편하게 피드백을 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준비 중이다. 피드백 가이드 후 우리 팀에서도 지속적으로 대면 피드백을 하기 위해 시도했지만 이 가이드를 끝으로 사실상 끝나게 되었다. 실패한 이유는 현업에의 바쁨과 우선순위에서의 밀림, 각자 독립적으로 일하는 방식의 이유도 있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피드백을 주는 것은 매우 에너지가 드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자주자주 피드백을 주고받는 연습을 해야 피드백 문화도 이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다. 앞으로 피드백 주고받음을 자주 할 수 있는 문화와 시스템에 대해서도 더 고민해봐야겠다. 

더 좋은 방법, 가이드가 있으면 저에게도 알려주세요. 함께 나눠요!

 

참고: 책 ‘파워풀’, ‘규칙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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