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이 틀린 말을 하는데 왜 굳이 좋게 말해야 돼요?”
어느 날,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진행하던 저의 귀에 이 한 마디가 들려왔습니다.
“혹시 어떤 상황에서 그런 생각이 드셨어요?”라는 물음에 교육생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회의를 하거나 의견 조율이 필요할 때 꼭 틀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틀린 건 틀렸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낫지 않나요? 근데 또 제가 너무 솔직한지 상사는 당황스러워하고, 후임은 상처를 받더라고요.”
이 말을 들으며 문득 어느 TV 프로그램에서 탤런트 이상아 씨와 오은영 박사가 나누던 대화가 생각났습니다.
“평소에 있는 그대로 다 표현하는 스타일이에요. 딸과 명품숍에 가서도 ‘가짜보다 더 가짜 같다’고 말해서 딸이 걱정해요.”
그리고 이상아씨의 얘기를 들은 오은영 박사, 이렇게 말하는데요.
“상아 씨는 솔직하지 않은 건 가식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자칫 오해가 생기면 상대방은 무례하게 느낄 수 있어요. ‘솔직함’ 안에 ‘무례함’이라는 가시가 숨겨져 있어서 막 대한다고 느끼는 거죠.”
이처럼 솔직하게 내 생각을 전달했을 뿐인데, 내가 뱉은 한 마디 말이 가시가 되어 누군가의 기분이 상하게 하는 일들은 직장 생활 중에도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이로 인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오히려 얼굴을 붉히게 되기도,
분위기만 나빠진 채로 상황이 마무리되기도 하죠.
직장 생활에서는 언제나 ‘협업과 조율’이 필요합니다. 이때, 업무 능력보다도 중요한 것이 바로 ‘소통 능력’인데요.
같은 말이라도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펼쳐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직장생활 말하기 구사 능력 설문 결과 – 출처: 사람인]
이런 소통 능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설문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직장인 1,441명 대상으로 ‘직장생활 말하기 구사능력’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95.6%가 ‘대화 기술은 업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했습니다.
직장에서 사용하는 ‘말’이 필요한 도움을 받게 해주고, 성과를 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죠.
더불어 직장 생활에서 반드시 필요한 말로는 상대방의 의견에 지혜롭게 반대하고 거절하는 ‘거절어’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겸손어’로 나타났는데요. 이와 함께 가장 비호감으로 느껴지는 말하기 유형에는 ‘자기중심적이고 권위적인 말’,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본인 주장만 내세우는 말’ 등이 포함됐습니다.
이런 결과들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직장에서 오가는 말들에는 상대방을 향한 ‘존중’과 ‘배려’가 담겨 있어야 하며, 이러한 것들이 기반이 될 때 보다 기분 좋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것이겠죠.
그렇다면 대화에는 왜 존중과 배려가 담겨야 할까요?
[매슬로우 욕구 5단계 이론]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사람은 다섯가지 욕구를 가지고 태어나며 이들이 단계별로 충족됨으로써 삶을 살아가고,
나아가서는 삶의 의미까지 찾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욕구들 중 ‘존경의 욕구’는 타인의 인정, 지위, 명예 등을 의미하는데요.
사회적 욕구의 충족으로 관계 속에서 만족을 느낀 개인은 곧 타인으로부터의 존경과 인정을 원하게 됩니다.
이에 본인이 속한 무리 안에서 신념과 가치관이 받아들여질 때 존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반대의 경우 열등감에 빠지고 의욕을 잃기도 하죠.
이처럼 우리들은 타고난 욕구들을 기반으로 살아가며 소통 과정에서 또한 내 생각과 가치관을 인정받고,
타인에게 존경받고 싶기에 대화에는 언제나 서로에 대한 존중이 담겨 있어야 합니다.
‘당신은 틀렸어요. 그건 아니지 않나요?’라는 말 대신 ‘그 부분은 공감합니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라는
인정과 존중의 말들이 오가는 속에 엉켜 있던 대화의 실마리가 풀리고 상호 존중의 건강한 조직문화도 싹트지 않을까요?
어설픈 솔직함으로 동료를 무안하게 만들었던 예전 기억이 떠오르네요 😂 효율적인 소통은 중요하지만, 존중이 결여된 효율이 함께 일하는 조직 안에서 과연 정말 효율적인가… 를 생각해보게 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 또한 도움이 될 거란 명목 하에 제 의견만 가득한 피드백을 늘어놓았다가 동료의 기분을 상하게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전에 상대의 생각과 노력에 대한 인정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죠.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서라도 상호 간의 존중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에 크게 공감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