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해외기업을 중심으로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시작되었던 원격근무는 비즈니스의 특성이나 전략 등에 비추어 검토되거나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오늘날 원격근무는 COVID-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영향을 받아 떠밀리듯 시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로 인해 국내의 경우 원격근무 도입 당시만 해도 조직차원의 시스템 구축 등에 필요한 시간의 부족과 구체적인 방침 등이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원격근무를 위한 조직 구성원들의 준비도 부족한 상태에서 어색함과 혼란 등이 발생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시행된 원격근무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변화의 틈바구니 속에서 상대적으로 불편함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이들 중에는 기성세대 리더들도 있다.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해왔던 것에 대한 익숙함이 시대사회적 상황, 세대, 근무형태 등의 변화에 대한 적응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익숙함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를 준비해야 할 필요도 있다. 불가피하게 시행된 원격근무를 경험한 구성원들 중 주로 Z세대의 긍정적인 반응을 포함하여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 유연근무제, 업무의 효율성 부각 등에 힘입어 앞으로 원격근무는 사무실근무와 마찬가지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근무형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직면한 리더들이 다시 들여다봐야 할 개념이 있다. 바로 임파워먼트다.
임파워먼트는 1940년대를 기점으로 정치학과 사회학의 분야에서 먼저 출발한 개념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할 권한을 위임하다’, ‘~할 수 있도록 하다’, ‘~할 능력을 주다’, ‘~에게 허용하다’ 등이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특히 경영이나 리더십 측면에서 수행된 임파워먼트에 대한 연구들을 살펴보면 물리적으로 구성원에게 리더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위임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과의 신뢰를 바탕으로 개인 및 조직의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과정으로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임파워먼트는 업무적인 측면에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스스로 의사결정권을 갖게 하여 자신감을 높여주고 자신의 직무능력 향상과 함께 자신의 일을 스스로 수행함으로서 느끼는 성취감과 즐거움 등을 줄 수 있다.
또한 조직적인 측면에서 보면 직장과 자신이 하나라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고 자신의 일이 조직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는 강한 사명의식을 갖도록 해주기도 한다. 아울러 개인적인 측면에서 무력감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줄 수 있으며 자신의 가치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물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줄 수도 있다.
물론 임파워먼트는 단편적인 교육이나 선언 등과 같은 활동으로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임파워먼트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선행되어야 할 몇 가지 과제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리더와 구성원간 신뢰 형성이다. 특히 리더는 조직의 각 구성원 모두가 더없이 소중하며 조직을 위해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과 신뢰를 가져야 한다. 구성원 역시 리더에 대한 신뢰가 필요한데 이는 신뢰가 없는 임파워먼트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일하는 방식과 사람에 대한 관점의 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통제나 관리를 통한 접근에서 벗어나 조화, 통합, 촉진 등과 같은 측면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구성원에 대한 시각도 X론에서 Y론으로 바꿔져야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오늘날 우리의 조직이나 업무환경이 과거와 같이 조정경기가 아니라 급류타기로 변했다는 것은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직ㆍ간접적으로 체감하고 있다.
임파워먼트가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임파워먼트가 이루어진 구성원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적이며 능동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조직은 보다 더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임파워먼트에서 다루는 힘(power)은 Zero-Sum이 아니라 Positive-Sum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임파워먼트가 현장에 힘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해 본 적이 없어 못할 것 같다는 것은 이유가 되기 어렵다. 오히려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기술한 임파워먼트 된 조직과 구성원들을 상상해보면 안 되는 이유를 찾기보다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