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대의 ESG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2006년 코피아난 UN 전 사무총장이 발표한 6가지 UN 책임투자원칙에서 유래된 주요 개념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 관련 이슈는 물론 기업의 재무성과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비재무적 요인을 포함한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측면에서 사회적 가치Social Responsibility와 비슷한 개념이긴 하지만,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차이에 따른 ‘경제적 가치’에 초점을 둔다. 쉽게 설명하면 ‘착하고 돈 잘 버는 기업‘인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보편화된 ‘환경’과 ‘공생’ 철학으로, 지구를 위한 제품을 소비하려는 고객과 더 좋은 근로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에서 일하려는 구성원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최근 들어 지속가능경영 및 ESG 경영 요소를 비즈니스 특성과 조직 상황에 적용해 더욱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 그 과정에서 ESG는 더욱 주목 받고 있다.
최근 경영 트렌드인 IT 기술 기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는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기 위한 전략적 측면에서 접목되고 있다. 기존 사업의 고객 기반을 디지털로 확장하기 위해 디지털 탤런트를 육성하고,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등을 포함한 파트너십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기업 생태계Eco-System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이제 기업의 경영철학이 달라져야 한다
코로나19는 일하는 방식과 조직 운영의 급격한 변화를 불러왔다. 코로나19 이후, 우리는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맞게 우리의 경영철학 역시 변해야 한다는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 이제 조직은 근본적인 마인드셋의 전환이 필요하다. 당장의 생존에서 지속성장 추구로의 포커스 전환이다. 딜로이트 ESG 경영진단 프레임 워크는 이러한 총체적 변화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그림1>)

ESG 항목 중 특히 ‘사람’과 관련된 영역에 기업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회(S) 영역에서는 조직구성원들의 업무환경, 건강, 안전이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됐다.
팬데믹 초기 글로벌 밸류 체인의 붕괴는 글로벌 경영에 필연적으로 동반되는 인적자원 및 경영 리스크로 인식됐다. 이에 선진기업들은 글로벌 인적자원의 안전과 건강에 대한 리스크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업무 특성 상 위험에 더욱 노출되어 있는 제조 및 생산, 유통 기반 기업들은 임직원들의 안정된 고용과 건강한 노동환경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에 따른 인재 확보 방식의 변화 역시 비즈니스 성장의 중요한 화두로 떠올랐다. DT시대에 기업들은 디지털 기술 혁신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프로세스의 혁신을 이루고자 한다. 이를 위해 DT 핵심기술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그 전문성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전반을 관리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인사 정책 및 전략(Talent Strategy)을 새롭게 수립하고 있다. 이로써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가능케 하기 위함이다.
딜로이트는 최근 5개 테마의 ESG People Index를 개발했다. 이 테마는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해외 선진기업들은 이를 인사 전반에 대한 체크 리스트로 활용하고 있다. 국내 선진 기업들의 문의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표 1>)

ESG의 실제적 사례
에디슨 인터내셔널과 자회사인 SCE(Southern California Edison)가 만든 ‘다양성, 평등, 포용’ 정책 DE&I(Diversity, Equity and Inclusion)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향한 움직임을 살펴보고자 한다.
SCE는 웹 사이트에 DE&I 데이터를 공개적으로 게시했으며, 이 데이터를 더 깊은 수준에서 이해하고 행동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 다양한 이니셔티브를 수행했다. 먼저 여성 협의회와 협력해 성별에 따른 구성원들의 임금 수준과 직원경험을 심층 연구했다. 또한 흑인 직원들의 의견을 더 잘 듣기 위해 SCE의 비즈니스 리소스 그룹(BRG)과 협력했다.
2020년 SCE는 임금, 접근성 및 구성원 정서 전반에 관여하는 인종과 젠더 표현에 관한 정보를 공개적으로 공유했다. 그리고 이런 가치에 중점을 둔 협력업체와 그 생태계에 투자함으로써 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포용에 대한 의지를 입증했다. 마지막으로 흑인 공동체에 대한 약속 이행과 함께 SCE 공동체의 사회적, 경제적 형평성을 발전시키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발표했다.
DE&I 데이터와 DE&I와 관련된 약속 및 가치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SCE는 구성원들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 공적인 대화에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플랫폼을 정착시켰다. 이후로 다른 기업들도 이 플랫폼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SCE는 직원들이 조직 내 실질적인 변화를 주도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대화를 시작하고 주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SCE의 다양성 및 포용성 정책 책임자 리지 토마스Liji Thomas는 최근의 변화에 대해 이렇게 언급했다.
“기업이 먼저 나서 투명하게 이와 관련된 정책을 리드하는지가 이 여정에 대한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줍니다. ‘포츈 250’ 기업이라 할지라도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구성원들을 대화의 자리로 초대해 데이터를 공유해야 합니다.”
팬데믹 상황에서 HR의 변혁은 계속될 것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세가 둔화 중이다. 백신은 이미 개발됐고, 치료제 출시까지 시간은 걸리겠지만 출시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앞으로 조직들은 팬데믹을 통해 발견한 가능성을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로 수용하고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
HR 부서는 이 난관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을지 연구하고, 업무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예측함으로써 혼돈과 업무에 빚어지는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HR부서는 조직이 나아갈 방향을 찾을 때 인간다움에 대한 철학과 원칙이 중요함을 배웠을 것이다.
이러한 변혁은 계속될 것이다. 이 변혁을 인간의 자질을 구현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조직은 오히려 성장할 수 있을 것이나, 그렇지 않은 조직은 빠르게 뒤처질 것이다. 아직은 초기인 ESG도 인사 철학의 관점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