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꿈을 찾다 1’st

올해는 주말에 혼자 밥 먹는 것을 벗어나고 싶다.

미리 신청한 템플스테이에 참석하려고 토요일 아침이면 산속에서 여유롭게 산책하며 여기저기서 읽을 책들과 함께 기분좋게 출발한다.

올해는 벌써 네 번째 주말 사찰생활이다.

경기도 봉인사라는 사찰인데, 서울에서 가깝기도 하고 주말에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올초 찬바람이 부는 날, 다녀갔던 곳이다. 다양한 명상프로그램 중에서 만난 선생님, 첫만남에 난 많이 울었다. 그 프로그램에 참석한 부부나 의상디자이너인 여자 친구 둘, 다양한 연령대의 15여명 중에서 거의 많은 분들이 울었다. 각자의 다양한 살아온 사연을 기억하면서 그렇게 첫 사찰생활을 보내고 일상으로 돌아와 불교와 석가모니 부처님에 대해서 궁금해서 또 다른 분야의 책들을 접하곤 했었다. 그 첫 프로그램의 선생님과의 인연은 그곳에서 시작하였다.

추석명절을 앞둔 어느날 선생님께서 추석때, 3박4일 사찰생활을 제안해 주신다.

음력 8월 13일 추석전날이 아버지 기일이라 기제사를 모시고 특별히 할일이 없던 난, 봉인사에서 명절 생활을 기꺼이 받아드렸다.

사찰음식은 나에게 맞는거 같다. 그리고 개량한복도 편해서 좋다. 그런데다가 봉인사는 담배를 필수 있는 곳이 사찰안 찻집 근처라 숙소와 대운전 사이에 있어서 더 좋다. 전라도 금산사나 다른 사찰의 경우엔 화장실 뒤편에 흡연장소가 있어서 나에겐 봉인사가 더 좋았다. 대웅전과 숙소 사이엔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하거나 교육을 하는 공간이 있고 주지스님과의 대화를 할 수있는 곳도 있고 행정을 보는 사무실도 있다.

주변에는 가족납골당도 있고 산속으로 잠시나마 산책할 수있는 곳도 있다.

그래서 추석연휴가 시작되던 날, 난 새벽부터 책을 여러 권들고 옷가지를 챙겨서 출발했다. 선생님은 안 계시고 또 다른 프로그램을 지원해주시는 봉인사에서 근무하시는 보살님이 안내해 주신다. 찻집과 대웅전 사이에 프로그램을 하던 큰 강당이 아니라, 그 옆에 있는 작은방 들사이로….

보살님께서 바나나챙겼냐고 물어보신다. 아니요. 그런말씀 없으셨는데요. 라고 대답하자.

그럼 저희가 드릴께요. 잉 뭐지?

지난 여름 해본 단식 사찰생활을 떠올리며, 전 통풍이 있어서 단식은 통풍에 안 좋은데, 어쩌지? 우선 뭐 하는지 알고 그때 판단하자라고 생각하고 기다리는데, 조금 있으니, 좀 늦게 출근하시는 보살님께서 바나나 한묶음을 주신다. 1.5리터 물 세통과 함께 이게 먼가요? 그때서야 알았다.

내가 가져온 책들은 필요하지 않은 내가 생각지도 못한 사찰생활이었던거다.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선생님께선 다른 선생님들과 내가 암흑 속에서 바나나와 물만 먹으면서 72시간을 보내는 수행을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고 나중에 들었다. 아무튼 난 영문도 모르고 얼떨결에 바나나 한묶음과 물 새통을 들고 작은 방으로 들어간다. 보살님이 옆방에는 2일째 수련중인 스님이 계신다고 말씀해 주신다. 그리고 그 작은 방에서의 생활 규칙과 함께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작은 방에 바로 화장실이 하나 있었다. 72시간 동안 배고프면 바나나를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시고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가면 된다. 단, 옆방 수련하시는 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용히 하면 된단다. 혹시 모르니, 방문은 잠궈두지 안으셨다. 그 속에서 마음의 소리를 들어 보라신다. 그리고 그 많은 소리 속에서 진정한 내면의 소리를 찾아 보라신다.

그렇게 나의 추석 사찰 생활은 시작되었다.

난 휴대폰도 반납한 상태이고 가지고 간 책도 볼수 없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생소하면서도 낯선 이 상황에 알지 못하던 새로운 세상을 체험한다는 생각과 이  체험은 무엇이지 하는 신기하면서도 사찰생활이라는 편하던 것 만을 생각하며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항상 어려울때 나를 버티게 해왔던 나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사찰생활 프로그램 선생님께서는 이것을 제안했을까? 라는 선택 받은 즉, 무엇인지 모르게 나를 인정했다는 생각에 쉽게 생각하며 시작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까짓거 72시간 잠만 자도 잘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처음에는 계속 잠만 잤다. 얼마나 시간이 흐르는지도 모르고 배고프다는 느낌이 들면 더듬거리면서 바나나를 찾아서 껍질을 벗껴서 먹는다. 잠을 자다가 물이 먹고 싶으면 더듬더듬 물통을 찾아서 물을 먹고 화장실을 가고 싶으면 더듬더듬 화장실문을 찾아서 좌변기를 찾아서 볼일을 보고 물을 내리고 다시 자리를 찾아서 다시 누웠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을까? 더이상 잠이 오지 않는다.

이때부터는 왜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나에게 물어본다.

왜 난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지?

선생님은 왜 나에게 이런 체험을 제안했을까?

무엇을 배우라고 한걸까? 계속해서 물어본다.

얼마나 시간이 지나고 있는 것도 모르면서 왜? 무엇을?

어느 순간 창문을 막아 암흑으로 만든 방인데, 해가 떠서인지 햇살이 들어오는 틈이 보였다. 어 그럼 12시간은 지난거네. 그럼 60시간 정도가 남은 거네. 이 많은 시간 동안 무엇을 하지? 이때부터 시간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한다. 무엇때문에 이 많은 시간을 이 암흑만 있는 방에서 아니 틈새로 들어오는 햇살과 함께 지내야 하는 거지? 무엇을 체험하라는 거지? 그 시간 동안 잠도 자도 되고 물을 먹어도 되고 볼일을 봐도 되고 바나나를 먹어도 되고 운동을 해도 된다는 보살님의 말씀도 더이상 생각나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나를 관찰해보라는 마음도 사라지고 왜 이 좋은 연휴에 친구랑 술도 못 먹고 맛있는 음식도 못 먹고 어디로 여행도 못 가고 뭐하고 있는지 후회하기 시작한다.

그때부터인가 언제부터인가 기억나지 않지만, 문은 잠궈두지 않았으니 열면 나갈수 있다는 생각, 나가면 좋아하는 친구를 만나서 술한잔 해야지라는 생각에 너무나 긴 시간이 되어버렸다. 틈새의 햇살이 안 보이면 24시간은 지난건데,그 틈새의 햇살은 점점 더 또렷하게 보이기만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둘째날 밤이 절대로 오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난 더듬거리며 짐을 싼다. 책은 꺼내지도 않았으니, 가방만 챙기고 일어난다. 어디가 들어온 분인지 또 더듬더듬 찾는다. 찾았다. 동그란 방문 손잡이, 잠시 머뭇거린다. 옆에서 나보다 먼저 수련하고 계신 스님께 피해가 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조심히 열어본다. 안열린다. 이런 잠궈두지 않았다는 말씀이 거짓이었나? 순간 당황하면서 생각한다. 나가야겠다.

어떻게 문을 부수고서라도 나가야겠다.

더 세게 잡고 돌리면서 밀어본다.

덜컹 소리만 난다.

할거면 한번에 해야 옆에 계신 스님께 피해를 덜 주겠지 스스로에게 이야기하면서 힘껏 문고리를 돌리면서 발로 쾅하고 찬다. 열렸다. 밖은 대낮처럼 밝았다. 뒤돌아보며 빠트린 것이 없나 보고 가방에서 차키를 확인하고 뛴다. 보살님이라도 보면 할말도 없고 부끄러운 마음에 신발을 신고 뛴다. 차에 무사히 도착해서 시동을 걸자마자 집으로 네비를 맞추고 출발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제안하신 선생님께 전화를 했다. 죄송하다고 못 견디고 포기했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무슨일이 있었냐고 물어보신다. 자고 알어 났더니, 틈 사이로 햇살이 보이고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는 생각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나오게 되었다고 좌송하다고 말씀드렸더니, 알았습니다. 하신다. 그후 론 선생님을 뵙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명상책과 불교 경전, 석가모니 부처님에 관한 책을 일게 되면서 이분이 나에게 어렴풋이 이런 것을 알려주시려고 그랬나 보구나. 아직까지 진행중이다. 나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자 하는 노력은 지금도 21년째 또 찾고 노력하고 또 찾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제부터 제가 할 이야기는 현대차그룹에 공채로 입사하면서 생긴 작은 에피소드와 함께 직장 생활을 하는 우리 후배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2015년 4월 어느날

 

P.S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평생동지를 얻었고 새로운 가정의 가장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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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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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이
필진
재이
2 개월 전

지금도 그 3박4일을 보낼 수있는 기회가 온다면 박차고 뛰쳐나오고 싶으실까요? 문득 궁금해지네요..^^ 저도 처음 가면 거의 이틀은 내리 잠만잘것 같은데. 그 이후에 온갖 상념에서 저를 지킬 수있을지 자신이 왠지 없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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