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HRer가 겪는 HR 이야기] 최고의 인재와 최적의 인재

글을 들어가며

돌아보면 저의 커리어에는 항상 HR이 함께 했습니다.
창업하면서 겪은 여러 HR 문제들을 직접적으로 경험했고 이후 AI 면접과 성과관리, 인사평가 SaaS 솔루션 기획과 컨설팅을 하며 현업에 계신 HR 담당자님들과 함께 일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금은 한 조직을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팀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현업에 계신 뛰어난 HRer보단 많이 부족하지만 다양한 회사를 겪고 만나며 듣고 배웠던 HR에 대한
고민, 그리고 구성원부터 중간 관리자, C 레벨 등 각기 다른 입장에서 겪은 HR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 싶습니다.

 


그 첫 이야기는, ‘최고의 인재와 최적의 인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중학생 때까지 운동을 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종종 제가 겪는 여러 문제를 스포츠에 대입해보는 때가 있습니다.

학생 때 창업하며 경험했던 가장 첫 문제는 ‘좋은 사람’을 모으는 것이었습니다. 패기 하나로 시작했던 창업이었기에 저의 부족함은 금세 들통이 났고, 저의 역량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함께 만들어 갈 사람들을 찾고, 영입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 당시 저의 기준은 ‘최고의 사람’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최고와 함께면 당연히 결과도 잘 나올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처참히 실패했습니다. 실패한 원인을 찾으며 인사이트를 얻은 한 가지 이야기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갈락티코’라는 단어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갈락티코’는 은하수라는 뜻으로, 레알 마드리드라는 세계적인 축구팀이 펼쳤던 정책의 이름입니다. 말 그대로 전 세계의 축구선수 중에서 최고의 선수들만 대거 영입하여 은하수를 이루겠다는 아주 원대한 정책이었습니다. 지단, 호나우두, 베컴, 호날두, 카카 등 축구를 모르는 분들이라도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법한 선수들은 대부분 이 갈락티코를 거쳐 갔습니다.

(축구사에서 다시는 보기 힘든 라인업. 지금 봐도 포스가..)

과연 이 정책은 성공했을까요? 초반에는 성공하는 듯 보였습니다. 다수의 우승 트로피는 물론, 스타 플레이어들을 이용한 마케팅에도 성공하며 흥행 가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3년이 지나자 팀은 점점 무너지며 우승은커녕 중위권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당시 실패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첫 번째는 ‘마케렐레’라는 핵심 선수를 이적시킨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른 선수들처럼 화려한 플레이를 하지도 않고, 상품성이 있지도 않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는, 당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갖 궂은 일을 맡아 하며 흔히 말하는 스타 플레이어가 보다 ‘스타’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역할을 가볍게 생각한 당시 회장은 단지 화려하지 않고 눈에 띄는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수를 비난하기 시작했고, 마케렐레 역시 구단을 위해 희생한 것에 대한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해 불화가 생겼습니다.
결국, 회장은 코치진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마케렐레를 이적시켰습니다. 팀이 잘 굴러가기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했던 선수를 이적을 시켰으니 그 이후는 안 봐도 뻔합니다.

두 번째, ‘스타 플레이어’들은 본인 위주의 축구를 해왔기에 다른 스타 플레이어와 함께 팀워크를 맞추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사실 이 부재는 첫 번째 문제인 ‘마케렐레’의 부재가 컸었습니다. 팀의 정신적, 전술적 밸런스를 잡고 불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는 스타플레이어들을 가운데서 잘 조율하고 다독이는 역할을 했던 사람이 사라지니 팀워크은 사라지고, 결국 팀의 성과는 물론 개인의 성과 역시 내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갈라틱코 1기는 실패로 막을 내렸고, 회장은 사퇴하게 됩니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팀을 다시 살리기란 쉽지 않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회장을 다시 한번 믿어보기로 하고 회장직으로 재선임을 하며 갈락티코 2기가 출범했지만, 비슷한 과정을 거치며 또 한 번 실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직한 마케렐레는 보란듯 성공합니다.)

 

제가 했던 실수도 이와 유사한 경험이었고, 실제 많은 기업의(특히 스타트업) C 레벨과 HR 담당자를 만나면서 겪고 있는 문제를 들어보면 이런 상황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기존 조직에 있던 구성원과 포지션이 겹침에도 데려온다든지,(물론, 사업 확장의 개념에서의 영입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혹은 기존에 조직이 아주 잘 굴러갈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일을 하며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구성원들에 대한 평가를 절하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결국 적절한 서포팅을 받지 못한 스타 플레이어도, 그리고 조직에서 제대로 된 인정을 받지 못하는 기존 구성원 모두가 불만을 품는 경우가 생깁니다.

(매번 느끼지만, 일석이조의 다른 말은 유토피아가 아닐까..무엇이든 둘 다 잡기란 너무 어려운 것 같습니다.)

 

조직이 잘 굴러가기 위해선 적절한 곳에 적합한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영업을 잘하는 사람만 모은 조직이 단기적인 성과는 잘 낼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긴 힘듭니다.
또, 개발을 정말 잘하는 스타 개발자들만 모은다고 해서 좋은 제품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영업적 성과가 지속적으로 잘 나오기 위해선 기존 고객을 관리하는 역할도 필요할 것이고, 좋은 개발 역량을 잘 활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기획과 매니지먼트가 필요합니다.

위의 예시는 예시일 뿐, 특정 직무가 스타 플레이어고, 아니고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 조직이 지속적으로 잘 굴러가기 위해선 필요한 역할들이 있고, 단순히 ‘최고의 인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역할을 잘 수행하는 ‘최적의 인재’가 필요하고 이들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축구에 공격수와 수비수, 골키퍼가 있는 것처럼 말이죠.

(묵직한 베이스 기타가 밑에서 중심을 잡아주기에 화려한 일렉 기타와 보컬을 느낄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최적의 인재를 외부에서 찾기 전에 내부를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조직이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두 내부에 있기 때문입니다.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 조직의 성장에 도움을 준 내부의 ‘최적의 인재’에 대한 믿음과 신뢰, 그리고 합당한 보상과 성장의 기회를 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새로운 구성원이 우리 조직에 들어왔을 때, 각자의 자리와 역할을 잘 수행하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조직이 완성되지 않을까요?
(소중한 구성원 이직하면 얼마나 마음이 아픈데요…)

위의 이야기가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당연한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돌아보는 것부터 변화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 다음에는 또 다른 경험과 사례를 가지고 비HRer가 겪은 HR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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