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을 이끄는 팔로워십

리더(leader)의 또 다른 이름이 있다. 바로 팔로워(follower)다. 그래서 이들이 발휘하는 팔로워십을 일컬어 리더십의 첫 번째 형태(the first form of leadership)라고도 한다. 실제로 리더십과 팔로워십은 동전의 앞·뒷면과 같아서 겉으로는 달리 보이지만 그 가치는 동일하다. 다시 말해 조직 내 리더와 팔로워는 직급이나 직책 혹은 지위의 차이가 아니라 역할의 차이인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팔로워는 단순히 리더를 따르거나 순응하는 사람은 아니다. 리더와 대립적인 관계나 이질적인 관계는 더더욱 아니다. 팔로워는 리더와 마찬가지로 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조직의 정책과 문화를 조성하고 표준을 만드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열정과 지성, 자기 믿음을 가지고 참여하는 것은 물론, 일 자체를 하고 싶어 하고 옳은 일에 신명을 바치며 자족할 줄 아는 사람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팔로워는 리더의 성공적인 리더십에 공헌하며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업무를 수행한다. 또한 리더의 리더십만으로는 조직의 지속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이와 관련된 다양한 사례들을 접하게 되면서 리더와 함께 조직의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자리매김해오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정리해보면 팔로워는 한마디로 리더와 조직을 건강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팔로워의 어원인 ‘Follaziohan’의 의미가 ‘리더를 돕는 사람’, ‘공헌하는 사람’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준다.

그런데 팔로워로서 팔로워십을 발휘하고자 한다면 몇 가지 살펴봐야 할 내용들이 있다.

 

먼저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를 스스로 내재화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는 잘 변하지 않는다. 이른바 상수(constant)에 해당된다. 이러한 상수는 변수(variable)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팔로워는 변수에 속한다. 즉 팔로워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판단과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상수라고 할 수 있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의 발현 정도가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에 따라 조직의 대내·외적인 이미지나 평판도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팔로워는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에 대해 글자로만 알고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심도있게 접근해보고 업무적인 측면에서 이를 접목해봐야 한다. 한 두번만으로는 어림도 없다. 내재화는 수많은 반복적인 생각과 행동이 수반되어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조직이 추구하는 가치 외에도 관계적인 측면에서의 상수가 있다. 팔로워 스스로가 선택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보면 함께 있는 리더나 동료들도 상수에 가깝다. 때로는 이들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갈등 속에 있을 수도 있다. 이 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난다는 식의 접근보다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변수를 찾는 편이 훨씬 더 유용하다. 자신이 지금의 리더나 동료를 선택하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리더와 동료들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고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온전히 팔로워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를 위한 효과적이고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미(美) 공군 장교들을 대상으로 한 팔로워십에 대한 교육내용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리더의 인기 없는 결정이나 정책 또는 방침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거나 리더와 싸울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한다 혹은 미리 준비하고 연구한다 등이다.

이와 같은 내용들은 오늘날 상당수의 조직구조, 경영 프로세스, 교육체계나 방법 등이 군사적인 기반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군 조직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광범위하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다음으로는 팔로워십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적인 측면이다. 팔로워로서 자신의 직무와 관련하여 전문성을 보유하는 것은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학습이 필요하다. 이는 하버드대학의 새뮤얼 아브스만이 저술한 《지식의 반감기》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재 가지고 있는 지식의 유효기간이 생각만큼 길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환경과 기술 그리고 구성원이 변화함에 따라 더 이상 과거의 지식만으로는 현재나 미래의 성공을 보장받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다행히 과거에 비해 학습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다양하게 잘 마련되어 있어 새로운 것을 채우기에 어려움은 덜하다.

아울러 문제 해결을 위한 실행력을 갖추어야 한다. 눈 앞에 마주하고 있는 장애물이 있다면 무시하거나 회피할 방법을 찾기보다는 해결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왜 여기에 문제가 있을까?’ 등과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도 좋고 지금까지 해왔던 방법을 다시 살펴보는 것도 방법이다. 바둑으로 따지면 일종의 복기(復棋)를 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어디에서 문제가 있었는지 알 수도 있고 무엇부터 다시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더해 리더의 파트너로서 리더가 균형을 잃지 않도록 만드는 것도 빠질 수 없다. 팔로워는 리더가 한 쪽 방향으로 치우치거나 독선에 빠지지 않도록 적절한 피드백과 조치를 해야 한다. 만약 리더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직언할 수도 있어야 한다. 이 때 조직이 추구하는 미션과 비전 그리고 가치를 기준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밖에 뉴스페이퍼 테스트(newspaper test)와 같은 방법을 통해 스스로가 도덕적 해이(moral hazard)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도 있다. 뉴스페이퍼 테스트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언행이 다음 날 신문에 나와도 문제가 없는지를 생각해보고 만일 문제가 될 것 같다고 여겨진다면 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역멘토링(reverse mentoring)도 시도해 볼만하다. 이를 통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도 있고 다양한 세대들의 인식과 관점, 가치 등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조직에서 팔로워의 역할은 리더의 역할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팔로워와 팔로워십에 대한 관심은 리더와 리더십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이 바로 팔로워와 팔로워십을 재조명해볼 수 있는 적기(適期)이기도 하다. 물론 개인이나 조직 모두 낯설고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작은 것부터 시작해본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이는 우리가 눈사람을 만들 때 처음부터 커다란 눈덩이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주먹크기 만한 눈덩이를 만들어 굴리기 시작하면 점점 커지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를 눈덩이 굴리기 효과(snowball effect)라고도 한다. 조직을 이끄는 팔로워십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작고 미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곧 커질 눈덩이를 생각하면서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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