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정답이 없는 이야기 이다.
“인사담당자는 유연해야 하는가?”
” 유연해야 한다면 얼마나 유연해야하는가?”
인사업무를 하면서 연차에 따라 유연함을 대하는 태도는 계속 변해왔다. 아직도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는 하지만
인사담당자의 유연함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입사 초기 팀장님께 들었던 말이 생각난다.
“인사 담당자는 스포츠 경기의 심판과 같은 역할이며,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기량을
발휘하여 플레이 할 수 있도록 경기를 운영하는 역할이라 생각한다.”
심판은 주인공은 될 수 없으나 규칙에 따라 경기를 원활하게 운영하는 역할이다.
반칙을 잡아내는 사람으로서의 역할도 중요하겠으나, 경기를 운영하는 운영자의 입장에서 심판의 자질과 태도가
관중에게 사랑받는 즐거운 경기를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연차가 낮은 HR담당자 시절에는 경기의 규칙을 엄격히 적용하고, 한치의 빈틈도 없는 논리적인 제도를 만드는 것이
공정한 인사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평가든 보상이든 제도에 의해 딱 떨어지는 맛이 좋아서 예외에 대해서는 극도의 거부감을 갖고 업무를 수행했던 것이다.
그라운드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면 그 경기를 관람하는 관중 입장에서 재미난 경기일까?
경기의 흐름과는 관계없이 엄정하기만한 심판은 과연 좋은 심판일까 생각이 든다.
지나친 엄격함과 미시적인 경기 운영은 경기의 흐름을 망칠 뿐 아니라 선수의 의욕을 꺽기도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환경도 보이고, 조직, 전략도 보이고, 사람도 보이기 시작하면서 유연함에 대한 유혹(?)이 시작되었다.
완벽한 규칙, 완벽한 제도는 있을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예외와 판단의 영역에 대한 재량이 넓어질수록
“좋은게 좋은거 아닌가”라는 마음속의 흔들림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유연성만을 강조하는 심판은 필연적으로 “판정시비”를 맞닥드리게 된다.
유연함이 불공정으로 이어지면 경기는 파행이 되고, 심판은 불신을 받고, 관중은 경기장을 떠난다.
특히 사람에 따른 유연함은 인사담당자로서 절대 빠지지 말아야하는 유혹 아닐까 싶다.
어찌보면 정답이 없는 이야기 이다.
최고의 경기는 우수한 선수가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심판 역시 리그 수준에 걸 맞는 자질을 갖추어야 한다.
명확한 기준을 갖추고, 전략과 환경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사람이 아닌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인사담당자가 고객(관중)과 선수(직원)가 함께 즐기는 “멋진 경기”를 운영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특히 프로들의 리그에서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