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기까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너무 솔직해서 부끄러운 글이기 때문이죠.
저는 번아웃을 최근, 두 번 경험했습니다. (더 과거까지 포함하면.. 추가로 있었던것 같긴 하지만 ‘번아웃’이라고 불릴만한건 두 번이었던 것 같습니다.)
번아웃을 두 번째 경험했을때는, 스스로에게 화도 났습니다.
저 당시 저는 몰입과 번아웃에 대한 연구 논문을 하나 마친 상태였어서, 제 스스로 번아웃이라는걸 누구보다 명확하게 인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었던건, 번아웃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조직’이 원인이라는걸 수없이 논문에서 읽어왔기 때문에 ‘내 탓이 아니다’라는 정도였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경험이라는건 무서운 것인지 두 번째 번아웃은 첫 번째보다 짧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번아웃에서 완전히 벗어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저는 압니다. 세 번째, 네 번째, 제가 살면서 아직 번아웃을 겪을 일은 제가 경제활동을 지속하는 한 수없이 많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번아웃을 이겨내는건 ‘나’의 의지만으로 절대 될 수 없다는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두 번째 번 아웃에서 빠르게 빠져나올 수 있던 것도, 정말 좋은 지금의 동료들과 좋은 리더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번아웃으로 고민하거나, ‘내가 번아웃이 아닐지’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저같은 경우, 심각한 번아웃으로 인해 병원을 찾은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여러가지 검사 끝에 ‘회사와 떨어지기를 권고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였으니까요.
신체적으로 제게 나타난 증상은 수면장애, 그리고 평소 약했던 신체 부위에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염증과 그로 인한 통증이었습니다.
번아웃을 극복한 지금은 신체적인 증상도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번아웃 체크리스트로는 가장 최근에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에서 A Two-Minute Burnout Checkup이라는 2분짜리 번아웃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는데,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여러분들께도 그 체크리스트가 도움이 될것 같아 공유합니다.
체크리스트는 간단합니다. 총 6가지 항목에 대해 1~10점까지 점수를 매겨보는 것입니다. 전체 점수는 60점 만점이지만, 각 항목별로 세부 내용을 보면
내가 어느 항목에 있어서 스트레스를 받아 번아웃까지 고민하게 되는가, 를 정확하게 볼 수 있습니다. (0점은 스트레스가 없는 정도, 10점은 극도의 스트레스)
1) 업무 부하professional relationships that boost engagement량(work load):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업무 부하를 감당할 수 없는 정도 (0~10점)
2) 가치(value): 업무가 스스로의 가치와 연결되어 더 의미있게 여겨지는 정도 (0~10점)
3) 보상(reward): 금전적 보상(급여, 상여금, 스톡옵션 등)과 비금전적인 사회적 보상(공헌도 인정 여부)에 따른 만족 정도(0~10점)
4) 통제 (control):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할 것인지에 대한 자율성이 주어지는 정도 (0~10점)
5) 공정성 (fairness): 직장에서 동료들과 비교해 공정하게 대우받고 있다고 느껴지는 정도 (0~10점)
6) 커뮤니티 (community): 업무의 몰입을 높일수 있도록 하는, 일터에서 사람들과의 관계 형성 정도 (0~10점)
번아웃이 왜 오는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습니다. 위의 체크리스트도 그 ‘왜 오는가’를 추려서 보여준 결과이기도 하지요.
번아웃이 오는 이유는 간략하게 말해서, 총 네 가지 정도의 이유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 자체로 인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일을 하는 환경으로 인해서 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상사 때문에, 또는 동료 때문에. 라는 것이지요.
재미있는건, 이 번아웃의 원인들은 결국 사람들이 ‘이직’을 선택하게 하는 원인들과도 비슷합니다.
‘번아웃’이 오면 이직을 해야할까? 라는것에 대한 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두 번의 번아웃으로, 두 번의 이직을 했습니다.
첫 번째 이직 후에는 다시 번아웃이 찾아왔고, 두 번째 이직 후에는 번아웃을 극복했습니다.
이직을 해서 더 나은 ‘일하는 환경’과 ‘상사’, ‘동료’를 만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이직이 번아웃된 사람들에게 최적의 방법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저는 한번에 ‘회사’를 바꾸지 못한다면, 그 회사에 있는 ‘나’를 바꿔보자는 마음으로 스스로 마인드 컨트롤도 하고,
또 여러가지 극복의 노력들도 많이 했었습니다.
그 극복의 노력들은 다음편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Chris. B. (2023.04.10). A Two-Minute Burnout Checkup. Harvard Business Korea. Retrived from https://hbr.org/2023/04/a-two-minute-burnout-check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