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수시채용 시대_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란 질문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자동차를 연구하고 생산하는 회사”라는 답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최근 채용 지원자들의 지원서 내용만 보더라도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확연히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라는 전략적 사업 목표 아래 AI/SW,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PBV(Purpose Built Vehicle), UAM(Urban Air Mobility), 로보틱스, xEV 등 미래전략기술을 중심으로 사업영역을 빠르게 재편/확장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전세계적인 산업의 전환Industrial Transformation 요구가 더욱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채용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당사는 2018년 파일럿 운영을 거쳐 2019년 공채를 폐지하고 ‘신입 상시채용’을 전면 도입했다. 초기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지만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유사한 체계를 도입할 만큼 하나의 채용방식으로 연착륙하여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오늘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현대차의 상시채용 도입을 리뷰해보고, 그간의 변화와 고민 그리고 앞으로 HR의 역할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 지난 2019년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상시 인턴(H-Experience) 설명회


사업의 전환에 대응하기 위한 채용 전략의 변화

대표적인 ‘신입 공채’ 형태로 채용을 운영해 온 현대차가 신입 상시채용’이라는 변화를 택한 것은 단순히 채용 제도를 신선하게 바꿔보자는 마케팅의 일환이라기보다는, 대전환Great Transformation 시대에 빠르게 변화하는 각 사업 부문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HRBP(HR as a Business Partner)로서의 역할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에서 시작됐다.

우수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구조화된 검증방식을 통해 일괄적으로 선발해서 배치하는 형태의 정기공채는 과거 제조업 기반의 고성장 시대에는 분명히 효율적인 제도였다. 하지만 지금은 당장 내일이라도 신규 부문의 새롭게 필요한 특정 직무에 대해, 역량을 갖고있는 인재를 빠르게 채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직무에Right Position 적합한 인재를Right Person 적시에 공급하는Right Time 것은 기존에도 채용의 주요 목표였지만, 지금과 같이 매 순간 사업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으로 대응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단 몇 개월 차이로도 변화의 흐름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결정적으로 현대차가 다른 기업보다 한 발자국 빨리 상시채용을 도입하도록 이끈 원동력이었다.

현업주도 직무중심의 상시채용 운영
현대차의 상시채용은 ‘현업주도/직무중심/적시채용‘이라는 3가지의 특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현업주도
과거 공채를 운영할 때는 HR중심으로 모든 채용 과정이 진행됐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산업의 변화기에는 현재 필요한 포지션, 해당 직무 수행을 위해 지원자에게 요구되는 역량 수준 및 특성충원이 필요한 시기 등에 대해 HR보다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각 팀/부문에서 가장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현대차는 해당 팀/부문에서 주도적으로 채용 프로세스를 진행할 수 있도록 기존 HR의 권한을 이양했다. 현재 각 팀/부문은 해당 직무의 JD를 포함하여 내부적으로 승인된 채용 계획만 준비된다면 언제든지 주도적으로 채용을 진행할 수 있다. ‘서류전형-직무/최종면접 전형-합격자 선정’이라는 전체적인 프로세스 안에서 전형 일정, 홍보 방법, 평가 방식 등에 대한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각 팀/부문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각 조직의 업무 특성 반영이 용이해졌다.

현업 주도의 채용으로 전환되면서 HR에서는 채용의 기준과 절차, 홍보채널에 대한 정보를 각 팀/부문에 제공하고, 채용이 효과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채용 제도/Tool/프로세스에 대한 기획 및 개선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채용 업무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행정/운영/시스템 관련 업무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Shared Service Center(SSC) 형태의 채용지원센터를 구축했으며, 팀/부문별 직무 특성 및 니즈에 부합하는 채용 컨설팅을 수행하는 역할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직무중심
내부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가 현업 주도 채용이라면, 지원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바로 직무중심 채용일 것이다. 과거에는 부문(R&D, 전략지원, 플랜트 등) 중심으로 범용적인 다수의 우수 인재를 인적성검사, 구조화된 면접 등을 통해 일괄적으로 선발하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팀/부문별 업무 특성을 반영하여 직무역량을 검증하는 방식으로 채용이 진행된다. 개별 직무 특성을 고려해 일부 프로세스를 변경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고, 실제 직무역량 검증에 유의미하다고 판단되는 다양한 테스트(직무문제 풀이, 코딩테스트, 실기테스트 등)를 진행하거나, 면접도구(토론, Group activity, Case interview, BEI interview 등)를 선택 활용할 수 있다.

지원자들도 개별 직무의 R&R, 필수/우대 역량 등 채용 포지션과 관련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하고 본인의 관심 및 역량과의 연관성을 고려하여 지원한다. 상시채용 도입 초기에는 그 취지와 다르게 소위 ‘스펙’ 중심(학교, 전공, 자격증, 직무 무관 단순 경험 등)의 지원자들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관심 직무를 중심으로 관련 동향/트렌드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거나 유관 수업을 듣는 지원자, 관련 학내/외 경험을 쌓은 지원자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으며, 실제로 이러한 지원들이 채용 과정에서 더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적시채용
적시채용은 ‘연중 수시채용‘과 ‘리드타임 축소‘ 2가지를 의미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산업 환경에서 단 몇 개월 차이로 각 팀/부문별로 상황이 변동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채용 진행은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 회사는 팀/부문의 니즈를 고려해 연중 언제든지 채용을 진행할 수 있어 신규 업무나 공석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상시채용 도입 후 2년여간 월 평균 수십 건의 신규 채용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상시채용 시행과 더불어 내부적인 채용 프로세스를 개선하면서 채용의 리드타임을 2개월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다. 현재는 12월에 채용이 시작되어도 2월에 입사가 완료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상시채용에 대한 평가
상시채용에 대한 내/외부의 평가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스펙에 얽매이지 않고 본인이 관심 있는 직무와 근무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지원할 수 있고, 연중 어느 때라도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원 기회가 확대됐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상시채용의 장점을 살려 빠르게 전사적으로 비대면 채용 프로세스로 전환했고, 3월부터 채용을 바로 재개했다는 점 또한 지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 스마트폰을 사용한 지원자의 화상면접 참여 시연

▲ 현대자동차 화상면접장


내부적으로
는 팀/부문에서 함께 일할 지원자들을 직접 검증하여, 신속하게 채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높다. 또한 기본적으로 지원자가 조직이나 직무에 대해 어느 정도 관심 및 이해를 가지고 입사하기 때문에 초기 퇴사율이 낮아져 조직 안정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물론 도입 초기 일부 상시채용에 대한 오해(채용 축소, 투명/공정성 이슈 등)가 있었으나, 적극적으로 우리의 운영 기준과 현황을 커뮤니케이션하면서 이를 해소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 채용규모는 상시채용 실시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더욱 증가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투명/공정성 이슈를 최소화하기 위해 블라인드 기반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전적(교육, 서약서 징구, 관계 확인 등), 사후적(채용 모니터링, Audit 등) 관리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

상시채용의 변화와 HR의 역할
상시채용을 2년 넘게 운영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변화의 움직임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의 향후 HR역할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해보고자 한다.

현업주도 강화
상시채용 도입 후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변화는 각 팀/부문에서 채용에 대한 관심 및 니즈를 다양한 형태로 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존 채용 방식에서 채용이 HR 영역의 업무였고 각 팀/부문은 최종 선발 단계, 혹은 그 이후의 업무 수행/역량 개발 단계에 참여하는 개념이었다면, 이제는 인재 타깃팅 및 채용 운영 전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년여간의 상시채용 경험이 쌓이면서 직무별 특성에 최적화된 홍보, 채용 프로세스, 평가 기준/Tool, 면접 방식 등에 적극적인 제안이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 HR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부문/직무별로 차별화된 접근 방식이 어떤 것인지 고민하고 컨설팅/지원하는 역할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재 Pooling 확대
상시채용이라는 일종의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여 지원자와 직무를 연결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제는 지원자를 단순히 ‘선발’하는 것이 아닌 지원자도 회사를 ‘선택’하는 개념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인재들에게 다가가고 우리가 하는 일들을 알릴 수 있을지가 주요 고민이다.

현대차는 신입/경력 뿐 아니라, 인턴(H-Experience)도 상시채용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작년부터는 이를 대폭 확대하여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채용전환형/연구인턴 뿐 아니라, 우수 인재들에게 우리 회사에 대한 경험을 향상시키고 적극적으로 인재를 발굴하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해에는 국내외 인재를 대상으로 ‘2020 Global H-Experience’를 기획/운영했고, 올해는 외국인 대상의 인턴 등 다양한 특화 인턴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산학 연계 및 장학 등과 연계해 인턴 프로그램 운영방식을 다양화하고, 각 팀/부문과 협력하여 상시적으로 인턴쉽 F-up프로그램(지속적 관리, 네트워킹 유지)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한 H-Recuiter(사내 리크루터 지원 제도)와 직원추천제도 등 다양한 Pooling 채널 등도 연계하여 연중 어느 때라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할 수 있는 상시채용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글로벌 인턴십 모집 포스터


채용 고도화

직무 특성에 최적화된 테스트와 면접을 기반으로 하는 현재 방식도 충분히 효과적이지만, 평가위원의 편향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채용을 운영함으로써 채용을 더욱 고도화할 수 있는 다양한 시도들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례로 HR 애널리틱스를 통한 채용 효과성 분석이나 AI를 활용한 서비스(자소서 분석, 인재 매칭, 영상분석 등)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채용플랫폼 개선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직무 홍보 강화
지원자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직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직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효과적인 정보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대차는 2019년부터 ‘H-T.M.I’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다양한 직무 정보와 회사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이를 리뉴얼하여 팀/부문과 HR의 참여도를 높여 더욱 라이브한 정보를 다양한 SNS채널과 연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 현대차 유튜브 채널 ‘H-T.M.I’ 채널아트

상시채용을 도입할 때, 현대차 HR의 역할을 HRBP 관점에서 비즈니스 변화와 연계한 채용 제도/프로세스 기획 및 안정적인 운영지원의 2가지로 정의한 바 있다. 넓은 의미에서 이 역할은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대로 내/외부적 상황 변화를 반영하여 상시채용을 지속 발전시켜 나갈 예정이다. 비즈니스/직무 특성을 반영한 채용전략 재정립, 현업 주도의 채용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가이드 제공, 인재 확보 전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 상황을 감안한 Pooling 전략 강화, 데이터 중심의 채용 고도화, 채용 관련 정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등 디테일한 영역에서 장단기적으로 채용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는 역할이 HR차원에서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향후 격변하는 사업환경 속에서 HR이 얼마나 전략적으로 기민하게 ‘상시 채용기획 및 지원’ 역할을 수행하는지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며, 비즈니스 변화와 연계하여 시행 중인 일하는 문화 변화나 HR제도 개선 작업 등과 병행할 때 그 효과는 더욱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_이미리내 현대자동차 HR운영1팀장
해당 기사는 HR Insight 2021년 5월호 기사를 재편집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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