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중심으로 리드하자(괴롭힘 없는 일터 만들기)

얼마 전  D사 팀장급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에 휴식시간을 가졌는데 어느 교육생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앞으로 무서워서 팀원들에게  말도 못 붙이겠네”

하소연 투로 내뱉은 말이겠지만, 이와 같은 걱정을 하는 리더가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리더들이 해야 할 언행과 하지 말아야 할 언행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일의 수행 과정을 살펴보면 ‘일 + 사람’의 조합으로 단순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사람을 뽑아서, 적당한 일을 부여하고, 근속이 쌓임에 따라 임금을 지급하는  구조를 띠는 회사가 많았습니다. 사람은 명확히 구분되나, 일(직무)의 목적, 범위, 기대 행동 등은 불명확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관한 판단은 개별 리더(팀장)가 ‘요령껏~ 알아서~ 판단’을 하는 방식입니다. 리더의 스타일에 따라 팀 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괴롭힘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하면 해당 피해자는 물론 주변에 모든 사람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개인별 리더십에 맡기기보다는 회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업무 수행 시 사람을 내세우기보다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팀원이 작성한 보고서가 기대 이하일 때

머리는 장식품으로 달고 다니냐?”

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일의 관점으로 접근하여 일의 방향, 품질, 기한 어떤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입니다. 팀원과 대화 시 인간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을 해야 할 때는 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한편 노동계는  ‘포괄임금제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데, 임금 지급뿐만 아니라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두리뭉실하게 포괄적으로 이야기하는 방식은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최근에 이와 관련된 판례(울산지법 2020구합330)가 나왔습니다.

원고는 업무상 필요에 의해 이유를 제시하며 해당 직원이 작성한 보고서를 수정·반려한 것으로 보이는바,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해당 직원에게 갑질을 하여 지방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일을 중심으로 접근하는 방식도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적인 요소 배제로 인한 업무 과부하, 과도한 성과 압박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일 + 사람은 상호 의존적인 요소이므로, 어디에 무게 중심을 둘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괴롭힘 행위자에 대한 징계 시 ‘직권남용’ 적용 여부를 검토한 적이 있습니다. 여기서 직권남용이란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는 죄’를 말합니다.

리더는 업무 수행 시 구성원의 의무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알려주고, 이를 벗어나는 요구는 자제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분위기와 법·제도가 ‘사람 중심 HR → 직무 중심 HR’로 변화하려는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리더들은 ‘사람 + 일’, ‘일 + 사람’ 어디에 초점을 맞춰서 일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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