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의 새로운 패러다임 : 상시적 조직진단으로 조직의 의사가 되라

사람은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단을 받고 약처방을 받습니다. 그런데 조직이 아프면 누가 어떻게 진단하고 처방을 해야 할까요?

조직의 문제는 경영기획/재무에서 이슈를 확인할 수도 있고, 경영진이 직접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깊이 있는 실제 상황 및 사례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을 관리하는 HR에서 좀 더 세심하게 파악하기가 용이합니다. 조직이라는 것은 가상의 선이 연결된 사람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동안 다양한 조직을 경험하면서 HR이 만들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일까 자주 고민을 해 보았습니다. 조직구조를 설계하고, 사람을 뽑고, 적응시키고, 동기부여 하는 과정에서 계속 묻고 듣는 작업을 가장 많이 하는 것이 HR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조직의 이슈를 가장 빨리, 가장 깊이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HR은 조직의 의사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조직의 문제를 관찰하고, 질문하고 듣는 과정에서 어디에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지 알고, 이것을 조직구조를 개선하거나, 리더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멤버를 투입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할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도 1년~2년에 한번씩 정기 건강검진을 받는 것처럼 조직도 1~2년에 한번씩 정기 조직진단(구성원 만족도 조사 등)을 받는다고 보면 의사라는 비유가 딱 들어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러한 수치화된 정기조직진단도 중요하지만 수시로 조직의 건강을 챙기는 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이 실제로는 더 중요하다는 생각도 많이 듭니다.

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은 구성원과의 면담을 통해 주로 이루어집니다. 면담은 회의, 티미팅, 점심식사, 저녁식사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면담을 통해서 여러 이야기를 듣다 보면 여러사람의 이야기중에 하나로 꿰어지는 일맥상통한 의견이 있습니다. 한사람의 의견이라면 편중될 수 있는데 여러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다는 것은 사실(Fact)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저는 보통 3단계로 생각을 해 봅니다.

1. 관찰되는 현상은 무엇인가?
2.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게 된 원인은 무엇인가?
3. 그 원인을 해결하려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

많은 분들은 눈앞의 현상에 바로 답을 붙이려는 경향을 많이 보입니다. 두 조직이 갈등을 하고 있는 것이 파악이 되었을 때, 두 조직리더를 불러서 서로 잘 해 보라고 한다고 일이 풀리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한 조직은 수익을 방어하라고 하고, 한 조직은 매출을 늘리라고 했을 때와 같이 목표에 의한 갈등도 있고, 실제로는 하나의 일인데 억지로 두조직으로 나누어지다 보니 역할 갈등이 벌어질 때도 있습니다. 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HR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입니다.

상시적 조직진단을 통해서 경영진이 회사 전체를 한 몸처럼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HR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것과도 같은데요. 초보운전자는 자동차의 크기가 잘 안 느껴져 운전시 어려움이 많은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점차 경험이 쌓이다 보면 자동차의 4군데 모서리가 한몸처럼 느껴지는 경험을 많이 하셨을 것입니다. 경영진은 조직을 운전하하는 사람이라고 볼 때, 상시적 조직진단을 통해서 조직전체를 자신의 몸처럼 느끼게 해 주는 것은 HR의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진에게 상시적 조직진단 내용을 설명하는 예시를 하나 공유 드립니다. 아래와 같이 공식적인 리포트로 진행을 해도 되지만, 저 같은 경우는 편하게 이메일로 설명하듯이 비정형적인 구조로 주기적으로 보고를 진행합니다. 너무 정형적인 형태를 갖추면 보고를 받는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약간 프리한 스타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좀더 효과적이었습니다.

<표1> 상시적 조직진단(모니터링) 보고 사례

이러한 상시적 조직진단 활동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채용담당자는 새로 입사한 구성원의 적응을 도와주는 면담속에서, 교육담당자는 교육장에 모인 구성원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강사들의 의견 속에서, 노사협의회 관리자는 노사협의회 위원들 또는 구성원들과의 만남속에서, HR리더는 각 조직리더들과의 만남속에서 의견을 청취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청취된 의견을 HR구성원들이 모여 각자가 확보한 정보를 공유하고 무엇인지 문제이고, 무엇이 원인인지 파악하는 활동이 중요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HR구성원들이 함께 문제를 인지하고, 그 원인을 함께 파악하면서 채용, 교육, 인사기획 각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 볼 수가 있습니다.

조직을 깊이 이해할 수록 D.얼리치 교수님이 <HR Champions>에서 전략적파트너, 변화관리자 역할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할 수가 있습니다. 행정전문가적 역할에서 확장되어 전략적파트너, 변화관리자 역할을 좀 더 강화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활동중에 하나가 조직진단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역할이 강화되어야 4가지 핵심역할에서 기존에 부족한 부분이 보완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D.얼리치 교수님의 4가지 핵심역할에서 중요한 부분을 재정의해 본 사항입니다.

<그림1> D.얼리치 교수의 인사의 4가지 핵심역할

마지막으로 조직진단 활동중에 중요한 활동으로 퇴직면담이 있습니다. 업무에 바쁘다 보면 HR에서 퇴직면담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떠날 마음까지 먹은 인력의 속마음을 들어 볼 수 있는 정말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을 합니다. 조직의 여러 문제를 깊이있게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새로운 조직 개선 작업을 할 때는 1~2년 정도는 모든 퇴사직원들의 면담을 세밀하게 진행을 하는데 이때 많은 정보를 확보하여 조직개선시 적용할 수 있게 되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상시조직진단활동과 퇴직면담 활동 2가지를 잘 조합하면 조직의 여러 이슈를 보다 명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조직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하여 사용하는 방식과 효과, 주요 산출믈 들을 첨부와 같이 정리를 해 보았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주로 이 3가지 방법이 중심이 될 것 같습니다.

<표2> 조직진단의 방법과 효과

정확한 정보만큼 강한 무기는 없듯이 깊이 있는 정보를 HR이 가지고 있다면 조직의 이슈를 경영진에게 제기하고 그 해결방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그동안 HR을 해 오면서 이 부분에 역량을 많이 집중해 보았는데 조직을 명확히 알게 되니 경영진과 대화가 좀더 많아지게 되고, 보다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HR이 조직의 의사라는 역할에 대하여 타 직무의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HR전문가분들께서 함께 노력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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