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새로운 만남의 시작

본인은 2016년부터 1인 HR 담당자로 일을 했다. 작년까지 6년 동안.

1인 HR 담당자라는 포지션으로 인해 어느 한 사람이 회사와 만나는 첫 순간부터, 헤어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하는 사람이 되었다.

지원자 자격으로 불합격이라는 짧은 만남일 수도, 직원이 되어 퇴직까지 긴 만남일 수도 있다.

만남, 이 주제로 인살롱 이야기를 시작해보려 한다.

※ 아들이 블록으로 만들어 준 본인의 모습 – ‘웃음’으로 시작하는 만남은 유쾌하다.

(1) 채용 담당자와의 만남

구직자가 회사를 판단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잡플OO, 블라OO 리뷰를 참고하거나 지인이나 지인의 지인을 통해 회사 내부 사정을 듣는 방법이 일반적일 것이다.

이 점은 본인도 마찬가지이다.
본인은 추가로 그 회사의 채용 담당자를 통해 회사를 판단한다.

구직자 입장에서 서류를 통과하거나 다이렉트 소싱을 통해 회사에서 연락을 받으면서, 회사 채용 담당자와 만나게 된다. 소통이 시작된다.

본인은 채용 담당자와의 소통을 통해 그 회사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본다.

면접 일정, 과제물, 회사소개 등의 내용은 어느 회사나 비슷한 프로세스겠지만, 그것을 전달하는 방식이나 담당자의 진심은 천차만별이다.

담당자의 진심을 친절함으로만 판단하지는 않는다.

친절함이 기본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냥한 말투로 표현되지 않는 진심도 있으니깐 말이다. 본인부터 그러하다.

기본이 되는 건 구직자에 대해 최소한의 기본 정보를 숙지하는 것, 구직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소통 과정에서 적절하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와이프가 써 준 캘리그라피

(2) 구직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외부에서 본인의 커리어나 역량에 대해 괜찮게 평가해주는 점에 항상 감사하고 있다.
회사 담당자, 헤드헌터 분들을 통해 매력적인 포지션을 자주 접하고 있다.

본인은 HR 경력이 10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직책 경험은 없다. 절반 이상의 시간을 1인 담당자라는 타이틀로 지내왔다.

연락이 온다.
“OO회사의 인사팀장 포지션이 오픈되었어요. 지원해보실래요?”

대답한다.
“저는 직책 경험이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팀장 포지션은 직무 역량도 중요하지만 단기간이라도 팀장 역할을 하며 팀원을 리딩한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저에게 연락주신 게 맞을까요?”

A가 답한다.
“네, 맞습니다. 동규 님이 말씀해주신 내용 공감합니다. 직책 경험은 없지만 그동안 수행해 온 내용들을 봤을 때 뛰어난 직무 역량을 통해 팀장 역할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어요.”

B가 답한다.
팀장 경험이 없으신가요? 10년차라는 것만 보고는 당연히 팀장 경험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했네요.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중에 좋은 기회로 다시 뵙죠.”

A 회사는 당장 관심이 없더라도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본인의 어떤 점에서 팀장 포지션을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회사의 사정이나 담당자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B 회사는 기존에 관심이 있던 곳이라도 이야기를 더는 진행하고 싶지 않다.
B가 헤드헌터라면 조금 다행이다. 해당 회사의 대표나 담당자라면 많이 실망스럽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이번 연락을 통해 앞으로도 그런 기회가 없을 것만 같다.)

너무 바쁜 업무로 인해 실수할 수도 있다. 물론 이해한다.

 

(3) 가려움을 긁어주는 담당자
담당자가 실무에 치이다보니 실수한 거다.
HR 경력만 10년차인 본인도 실수에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이 글을 쓰는 오늘도) 그런 점에서 타인의 실수도 너그럽게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다만 회사 직원이 아닌, 구직자와의 소통에서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채용, HR 담당자는 회사를 대표하여 구직자와 소통하고 있는 것이다.

본인도 개발자 채용 관련하여 Java가 뭔지, HTML이 뭔지 잘 모른다.
(요즘 개발자를 이해하기 위하여 개발 언어까지 공부하는 HR 담당자 분들을 보면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존경합니다!)

본인은 특정 공고에 Java, HTML이 모두 기재되어 있더라도, 구직자에게 2가지 중 1가지라도 역량이나 경험이 있으면 진행할 수 있는 건 지에 대한 정보는 파악하고 있다.

2가지 중 무엇이 더 우선순위라는 것도 말이다.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 구직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최소한 문의를 받았을 때 구직자에게 답변하기 전에는 알아야 한다.)

해당 공고의 지원자격에 2가지 기술 스택이 적혀 있으니, 1가지 역량이 부족한 당신은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잘못된 정보에 근거하여 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잠재적인 우수 인재를 놓치는 실수로 연결될 수 있다.
회사 입장에서 매우 큰 손해다.

담당자가 전지전능하지 못하기에, 사전에 공고나 지원자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파악하는 건 기본이다.
최소한 소통하는 과정에서 잘못 이해하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빠르게 인지해야 하며, 회사의 실무자나 책임자를 통해 빠르게 내용을 다시 파악해야 한다.

앞으로 돌아가서 직책 경험이 필수인 팀장 포지션에 본인을 추천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 아쉬움이 크다.
회사의 책임자가 본인의 커리어나 역량을 좋게 보고 연락을 하라고 담당자에게 전달하였더라도, 담당자는 본인과 소통하기 전에는 본인을 파악하기 위한 시간을 가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분은 팀장 경험이 없는 분이에요. 우리가 사전에 이야기 나눈 지원자격에 해당되지 않는데, 잘못 전달주신 걸까요? 사전에 확인한 지원자격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연락이 필요할까요?

위와 같은 소통이 회사와 구직자 간의 소통보다 먼저 진행이 되었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쉽다.

  

(4) 회사의 대표자
위와 같은 내용으로 본인은 HR 담당자와의 소통을 통해 그 회사를 판단한다.
원활한 소통은 회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지속적인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당장 그 회사의 직원이 되지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HR 담당자는 회사를 대표한다.

본인은 회사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 왜 우리 회사에 지원했는지 물어보면 아래와 같이 대답한 경우가 많이 있다.

“저는 HR 담당자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회사를 좋아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존에는 크게 관심이 있던 건 아니지만, 이번 소통을 통해 관심이 생겼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인터뷰 시간도 너무 유쾌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본인이 말한 위 내용은 본인이 회사의 담당자로 구직자와 만날 때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본인은 회사의 대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구직자와 만나고, 회사 직원과 만나면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다양한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사람, 그것이 HR 담당자라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

만남은 항상 설레고, 만남이 서로에게 유쾌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켜야 한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직장 생활에서 그런 만남의 시작은 HR 담당자로부터 시작하기에 더욱 그렇다.

앞으로도 소통을 중심으로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대학교 졸업 논문 후 10년이 지나서 이런 종류의 장문의 글을 써 본 적이 너무 오랜만이라 어색하지만, 즐거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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