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리더, 조직구조 설계를 말하다

원티드랩은 최근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HR 리더들이 직접 기획하고 연사로 참여하는 ‘HR 리더스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에서는 조직구조와 HR제도 설계, 인재확보, 평가보상, 스타트업 HR 등 다양한 주제를 순차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이 중 조직구조와 HR제도 설계에 대한 강연 내용을 담아본다.

 

스타트업, 제도보다 구조_이수연 VTPL COO
조직구조란 조직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성해둔 일의 체계와 틀을 의미하며 크게 일의 흐름, R&R과 의사결정의 레이아웃, 나와 동료의 역할 인식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 회사에서 일이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누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책임을 누가 지는지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좀더 구체화해 보면 CEO 이하 경영진과 관리자, 구성원에 이르기까지 각 직무별·조직별로 맡고 있는 R&R이며, 서로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에 대한 정보이다. 대기업도 아닌 스타트업에서 명확한 R&R을 정립하자는 주장을 부정하는 이들이 많다. 이는 R&R이 조직의 유연성과 속도를 저해한다는 인식 때문인데, R&R을 정형화·경직화가 아닌 일과 역할을 선명히 하는 도구로써 이해할 필요가 있다.

스타트업의 경우 R&R이 불분명하고 사각지대도 많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업무를 나누되 각 구성원들의 업무와 책임, 각 업무에 대한 기대치 등을 구성원 모두와 공유하겠다는 목표로 접근해야 한다. 의사결정의 레이아웃을 정립할 때 역시 ‘문서화’만을 좇지 말고,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관련해 모든 구성원들이 하나의 이미지를 형상화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흔히 ‘이런 것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른 회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와 같은 어떻게(How to)에 치중한다. 이는 ‘어떤 집을 지을 것이냐’는 고민 없이 가구부터 들이는 것과 같다.

일로 보면 ‘To do list’식 업무 나열이 되어버린다. 대부분 새로 만들어야 하는 스타트업에서는 자칫 실체 없는 집에서 의자를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야 하는가에만 집중하게 만들고, 가구를 만들고 나르기 위해 인력만 계속 채용하게 만들어 버리기도 한다. 정작 집을 그리고 뼈대를 세우는 일은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How to’보다는 ‘What’에 집중할 것을 추천한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를 뜻하는 ‘Why(왜 집을 짓는가)’는 너무나 포괄적이고 철학적이다. 때문에 ‘How to(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단편적인 시야보다는 한걸음 더 들어가서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개념들과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 보도록 하는 ‘What(어떤 집을 지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타트업이 조직구조를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크게 초기 조직과 성장이 본격화된 조직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초기 조직에서는 조직이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한 구조적 접근이 필요한데, 이때 집중해야 하는 것이 ‘단순화’와 ‘명료화’다. 간혹 초기 단계 스타트업의 경우 ‘인사전문가가 없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경우, 조직이 직면한 문제는 인사전문가 없이는 풀 수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하지만 이를 인사업무 혹은 인사담당자만의 일이 아니라 조직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정의하면, 인사전문가가 아닌 사업, 마케팅, 홍보의 관점에서도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다. 이때 ‘방향성’ ‘효율성’ ‘생산성’이라는 3가지 키워드에 주목하자. 우리 조직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고 무엇을 하고 싶은 회사인지에 대한 방향성을 먼저 설정한 뒤 조직 내 업무들을 나열해, 그중 효율적이거나 생산적이지 않은 모든 요소들을 제거·자동화·축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업무가 단순화되고 명료화되면 ‘어떠한 일을 할 때 필요한 의사결정을 누가 해주는가Decision‘를 정립한다. 이렇게 정립한 의사결정 프로세스와 역할은 반드시 전사에 공식화해 공유해야 한다.

다음으로 성장이 본격화된 조직에서 구조를 설계할 때는 ‘독립성’과 ‘연결성’이 중요하다. 조직이 커지고, 업무가 세분화되면 C레벨 조직들이 생기고 각각의 조직이나 업무들이 불가피하게 분화되거나 단절되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독립성을 존중하면서도 업무들을 연결해주는 작업이다. 이때부터는 계획과 전략을 갖고 조직구조를 설계해 나가야 하는데, 전략에 따라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목적성’을 명확히 하고, 실제로 도입한 것들의 ‘효과성’을 검증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때문에 ‘결과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Responsibility‘가 중요해진다.

조직은 C레벨이나 리더들에게 권한을 위임해 자율성을 부여하되, 조직의 공통된 메시지가 하부 조직과 개개인까지 잘 전달되도록 표준화시키고 체계화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을 인사담당자가 주도해야 한다면 인사담당자는 스스로 인사 업무에 매몰되지 않고 조직의 문제해결자가 되기 위해 포지셔닝해야 한다. 그래야 HR만의 자기만족에 머무르지 않고 현업의 지지를 받으며 조직 성장에 실질적인 기여가 가능해질 것이다.

 

경제 불황기의 피플매니징_박형민 카카오인베스트먼트 경영지원실장
최근 뉴스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인원 감축과 경제 불황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HR은 경제 불황이라는 악재 속에서 어떠한 정책들을 펼쳐야 할까?

정책을 펼치기 전 우리 기업의 상황과 경영전략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기반되어야 한다. 경제 불황에 대한 민감도와 영향은 기업마다 다를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경영전략 및 HR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체력이 충분한지 : HR 운영에 사용할 현금 고갈Cash Burning 여부, 펀딩 컨디션 파악 ▲잘할 수 있는 환경인지 : 경제 불황 민감도, 피봇팅 니즈Pivoting needs 파악 ▲누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 R&R, 역량/업무 프로필, 리쿠르팅 포지션 등을 고려해 조직이 처한 상황과 여건에 맞는 HR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불황기의 사업 전략은 크게 ‘공격적 확장’ ‘미래를 위한 체력 비축’ ‘비상위기경영’이라는 3가지로 나뉘는데 HR전략 역시 이와 연동해 세우게 된다. 먼저, 경제 불황의 감도가 약하거나 핵심 역량의 투자와 확장을 통해 경쟁자를 이겨낼 수 있는 시장 지위를 확보할 수 있는 경우, 기업은 공격적 확장 전략을 세우게 되고 HR도 공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선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다른 기업에서 인정받지 못한 비핵심인재를 걸러내고 우리 조직에 정말로 필요한 인재만을 판별하는 것이다. 또 리텐션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외부 인재 영입에만 신경 써 내부 핵심인재들의 리텐션을 소홀히 하면 오히려 지켜야 할 인재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음으로 미래를 위해 체력을 비축하는 경우이다. 경제 불황의 부정적 영향을 덜 받는 기업들이 이러한 전략을 취하는데, 불황기에는 투자나 펀딩 상황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현재 자금 여력이 있더라도 미래의 부정적 상황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우게 된다. 이 전략을 쓰는 기업의  HR에서는 고비용 저효과 제도를 폐지하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정책을 세운다. 이때 비용이라는 정량적 요소에만 집착해 제도를 폐지하는 경우 직원들의 감성 케어를 하지 못해 오히려 핵심인재가 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이미 만들어진 복리후생 제도를 조정하거나 폐지할 경우 직원들이 미리 소통하고 제도를 폐지하거나 변경하는 이유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고정 인건비를 상승시키기보다는 결과가 나왔을 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결과 지향적인 인센티브 프로그램으로 리텐션 프로그램을 가져가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 이때는 금전적 인센티브뿐만 아니라 비금전적 인센티브 요소를 넣어 금전적 인센티브만 고착화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내부 직원들이 가진 역량을 파악해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 조직에서는 처음 입사했을 때 특정 직원의 R&R을 정해 놓지만, 이후 그 직원이 어떤 스킬셋을 갖게 됐고, 미래에 어떤 커리어패스를 원하고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원온원 미팅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직원의 커리어패스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고 스킬셋에 대한 정기조사를 진행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인력 재배치에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상위기경영에 놓인 기업의 경우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면 기업은 가장 먼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한 조직의 슬림화를 생각하지만, 이는 구성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만약 구조조정을 실시할 경우에는 사후 케어에 대해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비상위기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직원들에게 조직의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단순히 부정적인 시그널을 주는 것은 오히려 조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소통은 솔직하게, 비전은 명확하게, 위기 돌파에 대한 긍정 의지를 담은 내용을 전해야 한다.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HR이 일하는 방식_최정호 더핑크퐁컴퍼니 CLO
글로벌 패밀리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더핑크퐁컴퍼니의 일하는 방식은 어떠할까? 성장하는 스타트업 안에서 HR의 역할과 구조가 어떻게 바뀌고 변화해 가는지 살펴보자.

먼저, 창업 초기 단계에서는 조직문화와 채용에 포커싱을 두었다. 조직문화를 만들고 그 조직문화를 바탕으로 일하는 방식을 셋업할 때는 창업자들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더핑크퐁컴퍼니는 창업자인 김민석 대표의 철학을 바탕으로 ‘웃고 떠들면서 즐겁게 하지만 치열하게 일한다’는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구축했고, 구성원들에게 근무시간과 공간, 휴가 사용의 자율을 부여했다. 조직문화가 정해진 후에는 함께 일할 사람을 채용하는 일이 중요해진다. 초기 채용은 주로 창업자나 초기 합류 멤버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하는데, 이 방법을 활용하기 힘든 경우 HR담당자나 리쿠르터, 채용 브랜딩 담당자를 필요로 하게 된다.

중기 단계에는 HR 셋업, 리뷰, 보상에 집중한다. 조직을 셋업할 때에는 철학과 미션을 담아내야 한다. 예를 들어 더핑크퐁컴퍼니에서 최정호 최고인사책임자 겸 경영지원부문장의 공식 직함은 ‘Chief Life OfficerCLO)’이다. 구성원들의 생활 전반과 관련된 영역을 지원해 구성원들의 성장이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한다는 미션을 직함에 담아 역할로 명명한 것이다.  이렇게 조직들이 하나둘 생기고 구성원들이 함께 모여 일을 하다보면 리뷰를 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온다.

이때 HR은 OKR이나 KPI와 같은 방법론적인 측면을 떠나, 리뷰의 목적과 리뷰를 통해 어떤 것을 확인할 것인지 내부 구성원들에게 명확히 공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현실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 리뷰를 보상의 근거로 활용하기보다는 리뷰에 기반한 피드백을 통해 성장이나 개선점에 대해 이야기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보상은 반드시 성과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개인별 보상과 조직별 보상으로 분리해 진행해야 한다.

예를 들어 개인별 보상은 개인의 연봉 인상의 영역으로, 조직별 보상은 조직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지급할 수 있다. 이 외에 유상증자, 주식매수선택권, 스톡옵션, 리텐션 보너스 등 핵심인재에 대한 별도의 보상안도 마련해야 한다. 앞서 이야기한 개인별/조직별 보상안이 현재의 보상에 집중되어 있다면 핵심인재에 대한 보상은 향후 조직이 더 크게 성장했을 때 더 많이 가져갈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HR담당자는 퇴사자 면담을 통해 조직의 잠재적인 위험 신호를 미리 감지하고, 조직에 줄 수 있는 인사이트가 무엇일지 생각해 봐야 한다. 퇴직 프로세스를 잘 처리할 때 비로소 기업이 다음 스테이지로 원활히 성장할 수 있고, 추가적인 채용을 하는 데 있어서도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

또, 이 단계에 이르면 초기 단계에서의 채용과는 사뭇 다른 국면의 채용 관련 고민이 생긴다. 이때는 초기 단계와는 달리 비어 있는 영역을 바로바로 채워줄 수 있는 즉시 전력이 될 인재를 채용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다른 기업에서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경험했을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잘 설명하고 그들이 조직 내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온보딩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더핑크퐁컴퍼니의 경우 미션 수행방식의 온보딩 퀘스트를 진행, 작게는 회사 생활과 관련된 정보들부터 일할 때 필요한 도구, 내부 업무 프로세스까지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미션 달성 시 소정의 선물을 증정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회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본 콘텐츠는 HR Insight 10월호 기사를 재편집하였습니다.
  • 기업들의 인재 관리에  대한 더욱 다양한 기사를 읽고 싶다면 HR Insight 를 방문하세요.

공유하기

Share on facebook
Share on linkedin
Share on twitter
Share on email
0 개의 댓글
Inline Feedbacks
View all comments

인살롱 인기글

error: 컨텐츠 도용 방지를 위해 우클릭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로그인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문의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로그인
벌써 3개의 아티클을 읽어보셨어요!

회원가입 후 더 많은 아티클을 읽어보시고, 인사이트를 얻으세요 =)
인살롱 계정이 없으세요? 회원가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