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변화는 말로만 끝나는가?
어렵지 않는 순간은 없었다. 매 순간이 위기였고 고통이었다. 회사는 매일 위기라고 한다.
출근과 동시에 회의이다. 잘했다는 말은 없고, 잘못에 대한 질책이 이어진다.
도와주겠다는 말은 없고 하라는 지시만 늘어난다. 아무도 도전적 일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실패하면 그 책임을 져야만 한다. 협업이 이루어질 수 없다. 내가 바빠 시간을 낼 수 없는데,
누구를 도와줄 수 있겠는가? 더 큰 이유는 도와준 일이 잘못되면 이 역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사례1) 자재 불량으로 생산된 제품의 불량 자재를 새로운 자재로 교체하는 작업을 시급히 해야 한다.
생산 라인은 인원 감소로 여력이 없다. 생산 팀장은 품질과 안전 나아가 본사에 지원 요청을 했다.
필요한 시점에 지원된 사람은 한 명도 없다. 공장장에게 보고했으나 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다들 바쁘다는 이유이다. 결국 납기가 지연되었고, 이에 따른 벌칙금을 회사가 부담해야만 하게 되었다.
불량 자재를 구매한 담당자, 납기를 지키지 못한 생산 팀장에게 중징계가 떨어졌다.
생산 팀장은 곧 바로 퇴직했고, 생산 팀장이 되겠다는 사람이 없다.
생산 현장의 젊은 직원들은 하나 둘 퇴직하고, 회사는 계속 원가 절감을 외쳐댄다.
사례2) 고객감동을 강조하는 영업회사이다. 고객이 우리의 급여를 주고 있다고 강조하며,
고객의 가치를 올리고, 감동할 수 있도록 고객 접점에서 최선을 다하라고 한다.
이 회사는 매주 외부 업체에 의뢰하여 고객 니즈 조사를 실시한다. 고객 만족도가 떨어지면 원인을 찾고
질책이 이어진다.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만족도의 변화가 없으면 만족도를 올릴 수 있는 방안을 찾으라고 성화이다.
고객 접점에서 영업하는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차량은 없다. 자차를 이용하고 영업 시간 운행 내역에
따른 거리에 비용을 지급한다. 반드시 일일 마감 보고를 해야만 하고, 현장에서 업무 마무리가 아닌
반드시 사무실에 들어와 일일 마감을 해야 한다. 개인별 매출 실적을 막대 그래프로 표시하여 누가
어느 수준인가 알게 하고, 낮은 직원에 대한 특별 교육을 실시한다. 사무실에는 쉴 수 있는 공간은 없다.
사무 효율화로 자기 자리가 없다. 마감을 마치고 팀 회의를 위해 회의실이나 사무실 회의탁에 앉아있다
팀장 주변으로 모여 일일 특이 사항 중심으로 보고를 한다. 실적을 달성하면 큰 문제가 없지만,
실적이 없으면 별도 남아 팀장의 질책을 들어야만 한다. 사무실 벽에는 ‘고객 감동은 우리의 미래다’란
액자가 붙어있다. 직원 만족이 없는 고객 감동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변화,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가?
말로만 하는 변화에는 실행이 없다. 실행이 있다 해도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왜 그럴까?
변화와 혁신은 고통이 수반된다. 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가 느껴지거나, 반드시 해내고 말겠다는 열정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간절함이 없는 변화와 혁신이 성공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요행이다.
기업은 요행이나 운으로 지속하는 곳이 아니다. 진정한 실력이 있어야 하며, 근면 성실은 기본이며 악착같음이 있어야 한다. 새로운 가치와 성과를 창출해 내는 차별화된 경쟁력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모두가 변하는데 우리만 머물고 있을 수 없다는 의식이 조직과 구성원에게 심어져 있어야 한다.
변화의 첫 단계는 변화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의 공유 아닐까?
변화 해야 한다는 것을 조직과 구성원이 알았다면, 2번째 단계는 변화의 바람직한 모습, 비전, 전략, 중점 방안을 수립하는 변화의 큰 그림 그리기이다. 2가지 방향이 있을 것이다.
현 상황 대비 바람직한 모습을 그리고 따라잡는 접근 방식, 현재 중요한 문제점의 원인을 찾아 개선하는 접근방식이다. 병행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변화 후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을 제시하는 단계이다
변화의 3단계는 현 상황에 대한 파악이다. 현재 우리가 어느 수준에 있는 가를 변화하고자 하는 영역과 항목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초등학교 수준에 있는데, 대학생처럼 무거운 짐을 들고 뛰어가라고 할 수 없지 않는가? 변화의 영역 이슈별로 현 수준을 진단하고 분석하여 차이를 명확하게 조직과 구성원에게 설명해야 한다.
변화의 4번째 단계는 실행 계획의 수립이다. 현 상황에 대한 파악의 결과, 해야 할 과제, 내용, 방안들이 선정된다.
이 단계에서는 수준의 차를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 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다.
누가, 언제까지 어떤 결과물을 창출할 것인가 분명해야 한다. 실행 계획은 실행 과제별 언제까지 누가 어떤 결과물을 내며, 어떻게 점검하고 달성할 것인가 명시해야 한다.
변화의 5단계는 실행이다. 실행을 하는 부서와 목표 대비 결과물 중심의 파악, 점검과 피드백을 최소 월 단위로 가져가야 한다. 계획 대비 앞서가면 이에 맞도록 목표를 더 제시하거나 내용의 질을 높이는 활동을 해야 한다.
목표 대비 실행이 미진하면 독려해야 한다. 미진한 점에 대해서는 원인을 파악하여 빠른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CEO의 참여, 주관 부서의 일관성과 지속적 운영 역량, 현업 조직장의 솔선수범에 달려있다.
변화의 6단계는 시스템을 통한 점검과 피드백이다. 사람의 수작업을 통한 자료 수집과 분석은 한계가 있다.
변화의 항목과 내용을 전산화하여 경제성을 높여야 한다. 제대로 된 보고서를 작성하여 CEO에게 주 단위 보고가 올라간다면 금상첨화이다.
S그룹의 변화 성공 방정식
1993년 S그룹은 신경영을 강조하며, 변화에 대한 원칙을 정해 조직과 구성원에게 위기의식을 심어줬다.
‘나부터 변하자’. ‘쉽고 작은 일부터 변화하자’, ‘지금 당장’ 등 간결하면서도 의미 있는 구호로 변화를 이끌었다.
물론 해외 판매 대리점에 쌓여 있는 S사의 제품 견학, 제품 화형식, 라인 스톱제 등 극단적인 자극을 주기도 했지만, 다음과 같이 조직과 구성원의 변화를 이끈 성공요소들이 있다.
① 세계 초일류 수준과의 격차 제시
② 혁신수준을 진단하고 일류기업에 비해 약점이 무엇인가 제시
③ 외부 컨설팅을 통한 새로운 기준 제시
④ 경쟁업체에 비해 취약한 것을 구성원에게 공유
⑤ 고객만족과 회사 재무상태에 대한 공개
⑥ 업적 평가와 기업 전체 성과 공유
⑦ 회사의 문제점을 CEO가 솔직하게 공개
⑧ 근거 없는 낙관, 무조건 찬성하는 발언에 고위관리자도 제재
⑨ 항상 5~10년을 생각하게 한다